하이퍼레저도 ICO 탐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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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Allison
Ian Allison 2018년 4월14일 00:25
이미지 출처: gettyimages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고 자리를 잡은 기업들은 대개 암호화폐에 관해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하이퍼레저 컨소시엄은 코드를 공개하는 쪽을 택했다. 필요하면 공개한 코드를 가져다 써 더 모험적인 활용법을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다.

디지털 신원 관리에 쓰이는 하이퍼레저 인디 코드베이스의 창시자이자 2016년부터 하이퍼레저 그룹의 일원이었던 소브린 재단은 지난해 백서에 처음 상세하게 기술한 대로 올해 여름 처음으로 컨소시엄의 코드를 사용해 암호토큰을 실제로 발행하여 모금할 것이라고 코인데스크에 밝혔다.

리눅스 재단의 이름 아래 출시된 2015년부터 하이퍼레저 컨소시엄을 지켜봐 온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일 수도 있다. 당시 컨소시엄의 일차적인 목표는 IBM,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많은 회사가 개발 중이던 여러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필요한 코드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하이퍼레저 코드베이스에서 보다 더 공개된 ICO를 하는 상황은 이론적으로는 이미 제시된 바 있다.

하이퍼레저의 브라이언 베렌도르프 이사는 하이퍼레저 컨소시엄이 감독하는 여러 코드베이스 위에 토큰을 출시하는 방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에 밝혔다. 인텔이 참여하는 소투스(Sawtooth)나 IBM이 참여하는 패브릭(Fabric) 등이 모두 이러한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의료, 건강 응용 프로그램 포킷독(PokitDok)은 최근 소투스 상에서 이더리움의 기본 암호화폐인 ERC-20 토큰을 발행하는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론상으로는 다른 원장에서 토큰을 출시하는 데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개발한 표준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베렌도르프 이사는 말했다.

분산원장 컨소시엄 R3 및 몇몇 참여 은행들이 하이퍼레저 인디(Indy)를 실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기관들은 세계적인 규제에 저촉될지도 모르는 도구를 도입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아직은 추측이지만, 소브린 재단의 이사장인 필립 윈들리(Phillip Windley) 박사는 소브린 재단에서 토큰을 구매할 때는 물론이고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같은 네트워크 안에 있는 제휴 은행에 결제 수단으로 토큰을 사용할 때도 은행들이 암호토큰을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윈들리 박사는 코인데스크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은행들은 자신이 처리해야 하는 많은 업무를 줄여주기만 한다면 비용을 부담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은행은 결제 수단으로 암호토큰을 사용할까? 우리가 제공하는 결제 수단이 기본적으로 암호토큰이기에 은행들도 이를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프로토콜 시장

일단 소브린 재단은 오픈 블록체인에서 통용되는 토큰이 분산 아이덴티티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고, 기능적으로도 오픈 블록체인이 허가형 블록체인보다 낫다고  믿고 있다.

현재 제안한 대로라면, 모든 신원 확인에는 건당 10원 정도에 불과한 명목적인 비용만 들게 되고, 이 비용은 토큰으로 지불할 수 있다. 대학 성적증명서 같이 좀 더 많은 확인이 필요하고 가치가 높은 기록을 증명하는 일은 더 비쌀 수도 있고,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증빙 기록을 발급받기 위해 결제할 때 아직까지는 기존의 지불 시스템으로만 값을 치를 수 있다. 그런데 그 절차가 매우 번거롭기도 하고 가치가 아주 높은 증명서를 확인할 때만 수지타산이 맞을 정도로 시장이 제한돼 있다.

윈들리 박사가 생각하는 신세계에서는 일부 인센티브 문제를 분산 시스템을 통해 풀어낼 수 있다. 과거에는 분산 시스템보다 중앙 시스템이 더 나은 것으로 평가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센티브 체계를 더 잘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10년 후에는 각각의 프로토콜이 자체 토큰으로 운영되고, 사람들은 어떻게 성과를 유도하고 반대로 어떻게 부작용을 예방하는 쪽으로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해 시장을 만들고 운영할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회를 조직하고 구성하는 원리도 결국 시장 논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술도 마찬가지로 시장 논리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다."

소브린 재단의 토큰은 또한 원장에 데이터를 확인하고 생성하는 관리자들에게 지불하는 데 쓰이며, 나아가 원장에 좋지 않은 정보를 기입하는 행동을 억제하고 처벌하는 스팸 방지 대책을 구현하는 데도 쓰인다.

규제의 불확실성에 각종 사기가 만연하는 상황까지, 전반적으로 ICO에 관해 불신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윈들리 박사는 적어도 소브린 재단의 파트너 가운데 지금까지 암호토큰 계획에 거부감을 드러낸 곳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 파트너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다'고 했다."

'입문용 마약'

디지털 신원 문제를 푸는 데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달려들었으며, 최근 들어 상당한 진전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베렌도르프와 소브린 재단 대표들은 지난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디지털 신원 전문가들과 인터넷 신원 워크숍이라는, 언뜻 불가사의해 보이는 행사에서 만났다. 이 행사에서 소브린은 20여 명쯤 되는 플랫폼 관리자 대열에 IBM이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하이퍼레저의 베렌도르프는 다른 무엇보다도 블록체인 혁신에서 "허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히 조사하는 데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당신이 은행이라고 하자. 당신은 은행 간의 금융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싶다. 이때 어떻게 하면 기술 장벽은 낮추고 관련 규제는 지금보다 덜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어떤 네트워크가 얼마나 투명하고 얼마나 공개돼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런 것이어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해 여러가지 해답이 있을 것이다."

암호토큰도 한 가지 해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최근 토큰을 발행하지 않고 자체 블록체인 베레스 원(Veres One)을 만든 W3C 관계자들은 ICO에 대해 상반된 관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베렌도르프 이사와 하이퍼레저 팀도 ICO에 관한 관심에 공감하면서도, 하이퍼레저가 앞으로 자체 암호토큰을 발행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베렌도르프는 계속해서 '허가된 공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가는 개념을 미지의 영역으로 밀고 나아가는 데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는 코인데스크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가끔 개인 원장(private ledgers)이 허가 절차가 필요 없는 원장(permissionless ledgers)으로 가는 입문용 마약(중독으로 이어지게 하는 최초의 마약)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암호화폐 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농담하곤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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