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 금지해야" vs "너무 모르는 소리", 미 하원에서 팽팽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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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Floyd
David Floyd 2018년 4월30일 15:49


지난 4월 26일 미국 의회 청문회 자리, 하원의원 브래드 셔먼(Brad Sherman, 캘리포니아, 민주당)은 ICO를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원 금융위원회 산하 자본시장, 증권, 투자 분과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증권거래위원회 기업금융팀장 윌리엄 힌만(William Hinman)을 향한 말이었다. 앞서 힌만은 의회에 기업금융 담당팀은 암호화폐와 ICO에 관한 규제를 시행함에 있어 균형 잡힌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셔먼 의원은 (암호) 토큰 판매 자체가 경제를 해치고 있다며 균형 잡힌 시각을 운운할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증권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실물 경제에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식 신규상장(IPO)은 궁극적으로 이 목표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공개는 정반대입니다. ICO는 오히려 실물경제에서 돌아야 할 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힌만이 ICO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장래성이 촉망되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하자, 셔먼 의원은 다시 말을 자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블록체인을 금지하라는 게 아니잖아요, ICO를 금지하자는 말입니다."

그러자 힌만은 곧바로 반박했다.
"ICO도 얼마든지 새로운 형태의 기업을 탄생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점 알려지고 있습니다. 좀 더 탈중앙화된 기업이지만, 분명 실제 가치가 있는 기업이고요."

셔먼 의원은 앞서 모두 발언에서는 특히 비트코인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명백한 증권으로 이를 사는 건 투자 행위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증권거래위원회도 셔먼 의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 발언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힌만 팀장의 상사인 제이 클레이튼 증권거래위원장은 지난해 11월 ICO로 발행하는 모든 토큰은 증권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클레이튼 위원장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제외한 다른 토큰을 생각해보면 (증권으로 볼 만한) 특징이 뚜렷해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애셋 리서치(Digital Asset Research)의 선임연구원 맷 거틀러는 지난 27일 코인데스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대법원이 내린 증권의 기준에도 들어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증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이른바) 호위 테스트(Howey Test)의 첫 번째 기준이 투자의 대가로 지급한 것이냐, 즉 돈을 주고 샀느냐다. 모든 비트코인은 처음에 정해진 방식에 따라 채굴된다. 돈으로 새로운 비트코인을 살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떻게 호위 테스트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토큰이냐 증권이냐... 치열한 논쟁

하원 분과위원회에 속한 의원들이 모두 ICO에 적대적이었던 건 아니다. 톰 에머(Tom Emmer, 미네소타, 공화당) 의원은 "암호화폐 분야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라며 동료 의원을 질책했다. 에머 의원은 전부터 대표적인 친 암호화폐 의원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코인데스크에 미국이 암호화폐 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인터뷰한 이도 바로 에머 의원이었다.

에머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힌만 팀장에게 "토큰 판매를 증권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볼 만한 여지가 있을지" 물었다. 힌만은 "미래에 다른 사람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증권의 속성을 배제한 채 토큰을 공개하고 판매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답했다. "바로 그 점에서 클레이튼 위원장도 ICO가 (증권 관련) 규정을 준수하거나 아예 증권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요건을 갖추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힌만은 덧붙였다.

에머 의원은 이어 유틸리티 토큰에 대해서도 물었다. ICO를 지지하는 이들은 새로 발행하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결제 수단으로만 쓰이기 때문에 이를 구매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고, 그러므로 암호화폐도 증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힌만은 이에 "투자 목적이 아니라 분명 실제 그 용도로만 쓸 생각으로 토큰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안다"면서, "특히 탈중앙화된 분산 네트워크의 성격이 명확한 경우 토큰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그 용도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힌만은 또 자본시장, 증권, 투자 분과위원회의 위원장인 빌 후이젠가(Bill Huizenga, 미시건, 공화당) 의원에게 "매번 ICO를 할 때마다 이 토큰이 증권이냐 아니냐를 놓고 다투는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맡은 기업금융팀의 목표는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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