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의 EDCON 참관기 2편: 조셉 푼의 '플라즈마'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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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atomrigs)
정우현 (atomrigs) 2018년 5월17일 18:35

2014년 서울이더리움밋업을 처음 조직한 정우현(atomrigs)씨가 지난 3~5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이더리움 개발 컨퍼런스 에드콘(EDCON) 참관기를 보내왔다.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사업가인 정씨는 지금도 일년에 한 두 차례 한국에 와 서울이더리움밋업에 직접 참석하곤 한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지만, 30대 후반의 나이에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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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더욱 많은 정보의 수평적 흐름과 쌍방향 소통에 의해 더욱 발전된 민주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 산업의 발전방향은 이러한 사회적 가치의 실현보다는 더욱 독점화되어가는 인터넷 기업들의 수익 극대화에 두어 졌고, 그 결과 막대한 빅데이타를 수집하고 접근하고 통제할 수 있는 소수 기업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캬사(Akasha) 프로젝트는 이러한 흐름에 대한 반박으로부터 시작한다.



인터넷의 원죄는 팝업광고로 부터 비롯된 광고를 기반으로 한 비지니스 모델이었다고 아캬샤의 파운더인 미하일은 지적한다. 인터넷 매체들은 더욱 효과가 높은 광고매체가 되기 위해 사용자들의 행동에 대해 더욱 많은 감시가 필요해진다.



인터넷 비지니스의 기본 모델은 광고이고 이것은 감시 자본주의를 초래한다.





이러한 감시자본주의에 의해, 2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할지를 통제당하고, 3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무엇을 알아도 되는지를 제어당하게 된다. 우리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골라주고 제시해주는 어젠다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적인 연구성과들은 인터넷 매체들이 이러한 컨트롤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 주는데 기여한다.



이러한 중앙화된 정보처리 시스템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탈중앙화돤 병렬적 정보처리 시스템으로서 아캬사를 소개한다.



여기서 여러가지 측면의 집단지성 정보 처리과정을 소개한다.



탈중앙화된 정보처리과정에 의해 사용자들의 포스팅과 댓글, 좋아요 등의 데이터가 배열된다.  페이지 구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일부는 블로그 등이 결합된 모양이다.


 

여러가지 사용자들의 태그들과 성향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정보를 찾아오게 되는지도 보여준다.



아캬샤와 같은 탈중앙화된 소셜미디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3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그것은 토큰과 인센티브, 아이덴티티와 명성, 그리고 스케일링과 아키텍쳐이다. 결국 기존의 광고모델을 사용하지 않고도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되고,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플레이어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핵심적인 경제적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다. 스팸과 시빌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아이덴티티와 명성 시스템이 필수적인데, 탈중앙화된 방식의 인증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스케일링 솔루션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고서는 아캬샤와 같은 서비스는 생존하기 힘들다. 빠른 트랜잭션 속도, 저렴한 수수료가 필수적이다.



아캬사는 현재 테스트넷에서 웹어플리케이션 또는 데스크탑 어플리케션으로 구동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https://akasha.world/ 으로 가서 시험해보면 탈중앙화된 SNS가 어떤 그림일지 더 명확해질 것이다.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를 둘러싼 논의는 아카샤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SNS의 화두가 될 것이라 본다. 더욱 많은 정보와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환경에서 사용자의 주목(attention)은 점점 더 희소한 상품(scarce commodity)이 된다.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페이스북처럼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게 하는 댓가로 사용자의 주목(attention)을 통째로 가져다 광고주에 팔고 대부분의 수익을 취하는 구조에서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관심을 컨트롤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인센티브로 받게 되는 구조로 전환시켜 줄 수 있는지 많은 실험이 필요할 것이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팀잇(steemit)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블로깅 형태의 소셜서비스이다. 광고를 사용하지 않고도 시스템이 유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소위 고래로 지칭되는 코인부자들 간의 상호투표와 담합에서 생기는 불공평한 리워드의 분배에 대해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체인을 유지하는 21명의 대표자(증인)를 뽑는 과정의 합리성에 대한 의구심도 많다. 좀 더 여러가지 형태의 소셜서비스,  토큰경제구조, 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아캬샤 서비스의 본격적인 등장이 이런 논의의 확장에 기여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죠셉 푼의 플라즈마 - Mass Exit



조셉푼은 비트코인의 확장성을 위한 프로젝이었던 라이트닝 네트워크 백서의 공저자였는데, 작년부터 이더리움의 스케일링을 위한 플라즈마 연구에 빠져 있는 친구다. 사실 라이트닝과 같은 스테이트 채널이나 플라즈마 체인이나 메인체인에 시큐리티 담보를 둔다는 공통점이 있고,  스테이트 채널이나 플라즈마 체인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 담보를 어떻게 공정하게 찾아갈 수 있게 하는가 하는 공통의 문제가 있다.



죠셥은 시간문제가 여러 스마트컨트랙트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일으킨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블록사이즈와 하나의 블록에서 처리할 수 있는 가스가 제한되어 있는 경우, 어떤 트랜잭션들을 이 제힌된 하나의 블록에 남겨야 하는지, 그리고 이 결과에 따라 시간적으로 센서티브한 컨트랙트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에 따라 게임이론적 상황이 도출되기도 한다.


스테이트 채널이나 플라즈마 체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용자는 메인 이더리움 체인에서 담보되었던 코인을 찾아가야 되는데, 누가 먼저 신청을 하는지, 어떤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될지 등의 문제가 한 블록에 담을 수 있는 제한된 트랜잭션 수의 한계에 의해 더욱 증폭된다. 특히 가스비가 싸다면 실패할 확률이 있더라도, 잘못된 분쟁(dispute)을 계속 걸어서, 시간차 검증의 약점을 공격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솔루션들을 기술적인 백그라운드 없이 이해하기는 무척 힘들다. 죠셉이 제안하는 공격을 약화시키는 방법은 분쟁에 대한 선비용 지불을 하게 하고, 이것이 잘못된 것일 경우 여기에 대한 패널티 트랜잭션을 다른 참여자가 날릴 수 있도록 해서 공격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채굴자가 살아있어야 하고 51%가 정직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두 개의 슬롯을 만들고, 하나는 현재의 트랜잭션에 대한 분쟁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컨트랙트에 대한 분쟁에 대한 분쟁을 위한 것이다. 만일 마이너가 특정한 트랜잭션을 블록에 포함하는 것을 거부하든가, 많은 스팸공격으로 네트워크에 시간에 맞추어서 트랜잭션을 올리지 못한 경우, 2주 안에 이 트랜잭션에 대한 분쟁에 다시 개입할 수 있다.


이러한 메카니즘의 구체화를 위해서 여러가지 부분의 옵티미제이션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녹화된 비디오를 참조하는 것이 나을 듯 하다.


플라즈마체인의 현재 가장 큰 고민은 플라즈마 체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더리움 메인체인에서 담보된 코인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엑시트(exit) 과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될 수 있게 하는 가이다. 좀 더 단순화된 모델을 만들기 위해 플라즈마캐시 개념이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실물 경제와 이더리움 경제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존 최(Jon Choi)는 이더리움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의 가치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스마트컨트랙트를 사용해서 내재적인 장점이 들어날 수 있는 유스케이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고유한 기능들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스케이스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런데 존은 이러한 유스케이스들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데, 재단이나 펀드들의 일회적인 지원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이고, 특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인프라적인 프로젝트는 ICO로도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인플레이션이다.



결국 이더리움을 매년 추가발행해서 좋은 유스케이스들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래서 코인의 전체발행량을 한정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고, 신규로 발행되는 인플레이션에 비해 코인에 의해 뒷받침되는 실물경제의 성장이 더 커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코인 프로젝의 초기단계에서는 많은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좋은 유스케이스에 투자하도록 하고, 프로젝트가 성숙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율을 줄여가자는 것이다.



현재 이더리움의 경우를 보자면, 만일 전체 시가총액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1.5%의 인플레이션만 일으키더라도 약 10억달러의 추가적인 재정이 생긴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을 통해 생긴 재원을 가지고 생태계 전체의 발전과 좋은 유스케이스 프로젝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을 실행하는 게 왜 힘들까?  기존 투자자들은 한정된 발행량이 코인의 현재 가치를 더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확보된 재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거버넌스 모델도 문제다.


존의 이러한 주장에 청중들의 박수소리는 그리 크지 않게 들렸다. 지금까지 이더리움 커뮤니티 안의 대체적인 여론은 이더리움의 인플레이션율을 가능한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얼마전에 채굴 보상도 블록당 5이더에서 3이더로 줄인 바 있고, PoS로 전환되면서 PoW 채굴자에 대한 보상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더리움 전체 발행량을 비트코인과 유사하게 한정시키자는 주장도 종종 있었다. 그런 마당에 아무리 조성된 자금을 전체 생태계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해도 전체 커뮤니티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플레이션을 통한 지속적인 생태계 투자를 위한 재원확보 계획을 이더리움 런칭 때부터 포함했다면 좀 더 쉽게 동의를 확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만일 새로 런칭되는 플라즈마 체인이나 사이드체인일 경우, 이러한 방식의 지속적인 개발 재투자 펀딩구조를 포함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초기에 체인의 인프라를 책임지는 한 팀에게 모든 ICO 펀딩 리소스를 지급하는 것보다, 단계별로 다양한 팀들에게 인플레이션에 의해 확보된 자금을 분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컨퍼런스에 나오는 여러가지 주제들을 짧은 시간 안에 다 소화하고 숙고해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그들의 목소리와 표정에서 나오는 열정이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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