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메인넷 출시 코앞...그런데 BP 투표 방법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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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y Dale
Brady Dale 2018년 5월31일 14:00
이미지 출처: gettyimages


 

지난 1년 가까이 상시 토큰 판매 형식으로 진행한 EOS의 ICO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오는 6월 2일은 온갖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EOS가 지난 1년간 20억 달러어치 가까이 판매한 토큰을 바탕으로 EOS 메인넷을 출시하기로 한 날이다.

EOS 재단인 블록원(Block.one)은 EOS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고 이용하기에 무엇보다 편리한, 그래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블록체인이 될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이렇게 대담한 주장을 펴는 근거로 EOS가 채택한 위임지분증명(DPos, Delegated Proof of Stake) 합의 알고리듬이 꼽힌다. 위임지분증명이란 정해진 수의 대표자(대표 노드)를 뽑아 이들에게 거래를 검증하는 권한을 맡김으로써 거래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대표 노드가 블록 생성을 맡기 때문에 이들을 블록을 생성하는 BP(block producers)라고 부르기도 한다. EOS는 대표 노드의 수를 21로 정해두었다.

대표 노드들은 약 3초에 한 번씩 돌아가며 쉼 없이 블록을 검증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검증을 맡은 노드의 숫자를 줄이면 많은 거래도 빨리 처리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렸다. (물론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대표 노드로 뽑힌 이들이 맡은 책무는 절대 가볍지 않다. 그래서 이들에게 적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작업한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듯이 대표 노드에는 새로 출시될 EOS 토큰이 보상으로 지급된다. 정확히 얼마나 보상을 지급할지는 앞으로 EOS 커뮤니티가 머리를 맞대고 정하기로 해두었다.

대표 노드로 뽑히면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수수료 개념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EOS 블록체인 안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어느 정도 쥐게 된다. 이미 수십 곳의 기관이 대표 노드 자리에 도전을 선언했다. 대표 노드에 뽑히지 못하고 이른바 보조 노드(backup node)에 뽑혀도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선거에 출마한 회사들의 면면을 보면 기존의 암호화폐 채굴 전문업체부터 거래소,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 그리고 EOS를 열렬히 지지하는 이들의 모임까지 다양하다. 전 세계에서 업체들이 도전장을 낸 가운데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들이 가장 많고, 그 뒤를 미국 회사들이 잇고 있다.

대표 노드가 블록체인 안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문제를 놓고는 적잖은 논쟁이 벌어졌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은 이러한 구상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부테린은 앞서 EOS의 지배구조 자체가 조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으며, "금권정치는 용납할 수 없다(Plutocracy Is Still Bad)"라는 제목을 붙인 글에서는 (EOS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 시스템에서 카르텔을 비롯한 짬짜미가 일어나기 쉽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대표 노드를 블록원이 직접 뽑는 것은 아니다. 블록원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출시하는 데까지만 직접 관여하며, 메인넷이 공개되고 나면 EOS 블록체인에서 일어나는 선택과 결정은 블록원의 손을 떠난다.

블록원이 장담한 것처럼 대단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새로 구축하고자 EOS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메인넷 공개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시점에서 EOS 블록체인이 얼마나 대단하느냐보다 그 생태계를 꾸려가는 데 핵심이 되어야 할 이용자들의 참여 방법이 제대로 교육되지 않은 문제가 도드라져 보인다. 대표 노드를 어떻게 뽑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EOS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블록원의 공동 창립자 댄 라리머(Dan Larimer)의 열성 팬을 자처하는 케이티 로만조차 메인넷 출시 이후에 블록원이 EOS 운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로만은 코인데스크에 "블록원은 처음부터 자신들이 블록체인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그래서 어디서 어떻게 대표 노드를 뽑아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는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블록체인, 그리고 특히 위임지분증명 방식을 택할 때 항상 따르는 문제다. 누구든 책임을 지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누구도 책임지고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EOS 토큰을 저장하고 거래할 수 있는 메타마스크(Metamask) 같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 스캐터(Scatter)의 창업주 CEO 네이선 제임스도 "메인넷 출시 이후 꽤 많은 사안을 EOS 커뮤니티가 알아서 풀어가도록 내버려 둔 상태"라고 말했다.

블록원에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투표 과정은 어떻게 되나?


거래를 검증할 대표 노드를 뽑는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놓은 동영상이나 블로그 글이 물론 아예 없지는 않다. 대표 노드로 뽑고 싶은 후보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 프로토콜이 있고, 지갑마다 총 30개까지 노드를 지정할 수 있으며, 투표 결과를 합산해 21개 대표 노드(supernodes)가 결정된다.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이 30개를 다 뽑지 않아도 되지만, 한 곳에 한 표만 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후보라고 30표를 몰아줄 수 없다는 뜻이다.

투표가 끊기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다시 말하면 정해진 선거일이 있고, 선출된 대표 노드가 임기를 보장받고 활동하는 식이 아니라 선거 자체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계속 일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로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대표 노드도 물갈이될 수 있다.

한 번 토큰을 써서 투표에 참여하면 최소 사흘 동안 해당 토큰은 거래에 쓸 수 없다. (사흘이 지나면 토큰을 돌려받긴 하지만) 토큰을 맡겨두고 투표하는 이용자들은 그사이에 EOS 토큰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곧 투표하는 것이 공짜가 아닌 셈이다. 그리고 현재 EOS 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메인넷을 출시하는 순간 가파르게 토큰 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EOS 텔레그램 페이지에 올라오는 글과 댓글들을 대충 훑어만 봐도 이른바 '메인넷 출시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이용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OS 카페 캘거리(EOS Cafe Calgary)라는 회사를 창업해 EOS 대표 노드에 도전장을 내민 사예드 자프리는 코인데스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EOS 블록체인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투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EOS 블록체인이 문제없이 돌아가야 참여하는 이들도 결국 혜택을 받는데, 투표라는 절차가 EOS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이 네트워크에 금전적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EOS 블록체인을 앞으로도 계속 안전하게 꾸려가야 한다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계속 대표 노드가 뽑히고 시스템이 굴러가게 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이 논리가 성립하려면 위에서 가정한 것처럼 사람들이 EOS 블록체인의 미래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즉, 단기적으로 돈만 벌고 손을 씻으려는 투자자들은 EOS 블록체인의 미래나 안정성에 별로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위임지분증명 방식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갑에 든 EOS 토큰에 비례해 표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1인 1표가 아니라 1원 1표라는 뜻으로 토큰이 많을수록 더 많은 표를 던질 수 있다.

블록원의 제품 담당 부사장 토마스 콕스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문제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즉, 토큰이 많은 이용자에게 더 많은 표(발언권, 영향력)를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EOS가 디지털 금융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 가중치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콕스는 EOS가 (1인 1표의 민주주의 원칙을 구현해야 하는) 국민국가보다는 여러 계좌의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 회사에 더 가깝다며 특히 자산이 많은 고객의 계좌는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에 국가의 역할을 맡길 수는 없다. 교도소를 운영하거나 죄를 지은 사람을 붙잡아 처벌하는 건 블록체인의 소관이 아니다. 현실 세계의 정부가 '1인 1표 원칙'을 고수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현실 세계는 (블록체인처럼) 자산을 기반으로 구성된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급진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식의 설명이 꽤 거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특정 개인이 다른 개인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할 만한 거래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1인 1표 원칙보다 1원 1표 원칙을 앞세울 필요가 있다.

코드에 다 쓰여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EOS 커뮤니티 안에서도 정확히 어떻게 투표를 하라는 건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EOS 토큰 100개를 맡겨놓고 자기 생각에 대표 노드로 가장 적합한 이들에게 표를 던지려 한다고 가정하자. 어떻게 하면 될까? 여기에 누구도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한다. 온라인 곳곳에 EOS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데 투표가 왜 중요한지, 어떤 문제에 관해 이용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등에 관해 써놓은 글은 더러 있지만, 정작 투표 절차를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놓은 매뉴얼이 없다.

사실 정답이 있기는 하다. 그 답이라는 것이 '코드에 다 쓰여 있다'라서 문제이긴 하다.

EOS를 지지하는 케이티 로만조차 "블록원이 명령 코드를 입력해 투표할 수 있게 해놓았다고 하는데, 사실 (나를 포함해) EOS 토큰을 보유한 사람 대부분은 코드를 입력해 투표할 줄 모른다"고 썼다.

로만은 이어 코드를 써야 하는 문제라면 커뮤니티 안의 일반 투자자들은 애초에 이 사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코드를 잘 알고 있거나, 잘 몰라도 열심히 익혀서 참여하려는 이들은 대개 가급적 큰 영향력을 발휘해 네트워크에서 지분을 단단히 챙기고자 하는 이들, 즉 대표 노드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EOS 커뮤니티 안에서 이 문제를 앞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당장 로만은 보통 이용자들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로만은 메인넷 출시에 발맞춰 더 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선 제임스는 이미 그런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는데, 다만 지금은 스캐터 이용자들에게만 공개한 상태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고객의 EOS 토큰을 대신 보유하고 있는데, 고객들이 비트파이넥스를 통해 보유한 EOS 토큰만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레딧을 통해 밝혔다. 문제는 그 방법을 5월 16일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혔었는데, 보름이 다 되도록 투표 툴은 공개되지 않았고, 이와 관련된 소식도 감감무소식이다.

비트파이넥스에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약속했던 것보다는 늦더라도 EOS 메인넷이 공개되기 전에 투표 툴을 선보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용자가 태반일 것이다. 심지어 최소한의 투표가 진행되지 않으면 블록체인 자체가 가동하지 않게 돼 있으므로 EOS 블록체인 자체가 출시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는 "EOS 블록체인 메인넷이 첫걸음을 내디디려면 전체 토큰의 15%는 최소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에게 투표의 중요성과 투표 방법을 투명하고 분명하게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당장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동영상이든 글로 풀어쓴 설명이든 투표 교육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투표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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