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선 이더리움을 활용해 전기를 사고 판다
중간자를 없앤 에너지 프로젝트 리티온(L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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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yssa Hertig
Alyssa Hertig 2018년 11월14일 16:01
이미지=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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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티온(Lition)이라는 새로운 이더리움 프로젝트가 독일 가정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초 설립된 리티온은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독일 12개 주요 도시에서 분산형 에너지 공급업체로 정식 허가를 받았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크고 작은 에너지 생산 업체와 고객들을 직접 연결하는 리티온은 현재 총 700여 가구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리티온은 블록체인 지지자들에게 익숙한 개념인 ‘불필요한 중개인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에너지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가정용 에너지의 경우 에너지 공급자는 자신들이 생산한 태양광, 전기 등의 에너지를 중간상인에게 판매하고, 고객은 이들 중간상인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이 중간상인 역할은 대개 다국적 대기업이 맡고 있다.

리티온의 CEO인 리하르트 로바서 박사는 다국적 대기업들이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고객들에게 충분한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는 에너지 유통 솔루션을 개발했다.
“리티온의 에너지 거래소는 고객과 생산자를 직접 연결한다. 생산자가 자신들이 생산한 에너지를 거래소에 올리면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산자로부터 직접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 공급자, 즉 대기업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을 위한 거래소를 만들었고 고객들은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살 수 있게 되었다.”

 

중간의 대기업은 제외된다

중간상인이 없으면 비용도 상당히 절감된다. 리티온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고객이 부담하는 에너지 요금은 평균 20% 감소하고, 발전소의 수익은 최대 30%나 증가한다. 리티온이 비교적 친환경적이고 더 비싼 ‘그린 에너지’에 큰 비중을 두는데도 그렇다.

리티온 애플리케이션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리티온의 고객들은 풍력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바이오매스 에너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다음, 각각 카테고리 안에서 공급자를 고를 수 있다. (로바서 CEO에 따르면 대부분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공급자를 고른다.)

사용자는 공급자를 고른 다음 리티온에 유로(euro)로 결제한다. 그러면 이더리움 스마트계약이 이 결제 건을 인지하고 자동으로 고객에게 에너지를 전송한다.
“리티온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투명한 스마트계약을 사용해서 고객들이 중간상인 없이 생산자로부터 저공해 에너지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는 독일에 거주하는 고객들만 리티온을 이용할 수 있다. 고객들은 리티온 웹사이트에서 우편번호를 바탕으로 미리 견적을 확인할 수 있다.

로바서 CEO는 현재의 리티온이 보다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개념증명 과정이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누구나 분산화된 방법으로, 어쩌면 이웃이 취미 삼아 만든 태양광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더리움이라는 한계

그러나 걸림돌도 있다.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리티온도 이더리움과 관련한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로바서 CEO는 이더리움이 좋은 시스템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더리움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비허가형 플랫폼이라는 사실은 훌륭하기도 하지만, 리티온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수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너무 느리다. 고객이 특정 에너지를 살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만 20~30초는 걸린다. 또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판매하는 회사가 ‘채굴’이라는 에너지 낭비적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

이더리움 사용에 따르는 비용을 인식하게 되면서 리티온은 다소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좀 더 나은 대안을 찾아 10여 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검토했지만, 아직 비허가형이면서 확장성이 높아 많은 거래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마땅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찾지 못했다.

로바서 CEO는 모든 플랫폼마다 각각의 단점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참여가 제한적인 폐쇄형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에 대해서는 차라리 블록체인을 안 쓰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그래서 리티온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와 제휴하여 폐쇄형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의 장점만을 섞은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을 구축하는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 하이브리드 플랫폼에서 SAP는 스마트계약 레이어를 담당하고, 리티온은 합의 부분을 관장해 시스템을 운영한다.

리티온은 ICO를 통한 자금 조달 없이 이 모든 기술을 이루어 냈다고 강조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자금 조달은 획기적이지만 동시에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이 존재하는데, 미심쩍은 프로젝트에 수백만 달러가 투자된 사례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리티온은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을 구축하여 사용 범위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올해 말쯤 ICO를 계획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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