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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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데스크코리아
코인데스크코리아 2018년 12월24일 07:00
“비트코인 말고 블록체인”이라는 말 대신 곧 “비트코인 말고 CBDC”라는 말이 더 널리 쓰일 날이 머지않았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뜻하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지난 2014년 처음 그 개념이 소개된 이래 많은 고위급 대화의 단골 소재였다.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이나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도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이제 곧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CBDC의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주요 중앙은행이 작성한 보고서들은 암호화폐 무정부주의자, 탁상공론을 일삼는 블록체인 경제학자들, 심지어는 지난해 말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밀레니얼 세대까지 모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과 장점을 분석했다.

다만 새로운 결제 방식이 나온다고 곧바로 소비자들이 이를 채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나라마다 현금, 신용카드, 핸드폰 결제 등 결제 방식이 다양한 만큼 익명성, 수수료, 이자 지급 등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도 다양하다. 결국, 새로운 디지털 결제 방식도 기존에 현금이 쓰이는 방식을 바탕으로 개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기술은 분명 멋지지만, 기술이 채택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지 못해서 실패한 결제 혁신 사례는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브라질의 사례


CBDC가 대규모로 성공하려면 특정 국가 내 소비자들의 요구와 결제 습관, 선호도를 고려해야 한다. 그 후 개별 맞춤형 설계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JP 코닝은 R3에 제출한 연구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브라질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면 어떤 모습일지를 예측했다. 보고서는 브라질 시장의 특징을 위주로 분석했지만, 중앙은행이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이 내려야 하는 제도 설계에 관한 결정 대부분은 다른 국가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JP는 보고서 초반에 CBDC가 무기명 형식이어야 할지 아니면 계좌 기반이어야 할지, 물리적인 현금처럼 개인이 소유할 수 있게 해야 할지, 거래에 신원이 기록되어야 할지(기록된다면 어느 수준까지 기록되어야 할지), CBDC가 이자를 지급해야 할지 아닐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각기 다른 방식의 장단점을 고찰했다.

JP는 CBDC를 현금과 같은 무기명 디지털 도구, 중앙은행 계좌, 혹은 현금과 계좌의 특성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식의 접근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혁신적인 사고


지금까지 중앙은행 내 혁신 담당 부서는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냈다. 페이먼트 캐나다(Payments Canada), 캐나다은행, TMX 그룹, 액센추어와 R3가 협업해서 작성한 프로젝트 재스퍼(Project Jasper)의 3단계 백서는 다양한 주주들 간 조율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꼼꼼한 분석과 혁신적인 사고는 결과물을 낼 것이다.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MAS),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의 국경을 넘나드는 창의적인 결제 시스템에 관한 최근 보고서는 결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하다. 싱가포르 통화청을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 우빈(Project Ubin)의 시제품에 접목된 탈중앙화 유동성 저축 메커니즘에는 탈중앙화 네팅(netting, 둘 혹은 그 이상의 거래자 사이에 특정일에 결제해야 할 채권·채무가 서로 존재하는 경우 이를 상계 처리하는 계약)의 이상적인 모습이 구현돼 있다.

도매나 은행 간 결제 프로젝트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확실하다. 도매 결제 혁신에서 가장 많은 진전이 이뤄졌지만, 소매, 유통 결제 부문에서도 혁신이 머지않았다.

 

모두를 위한 CBDC


몇몇 국가에서는 계속해서 현금이 사용되고 심지어는 그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 소비자들은 점차 디지털 결제에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금융 시장 인프라에 디지털 솔루션을 추가하는 것으로는 기껏해야 민간 주도의 유통 결제 혁신 정도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몇몇 국가에서는 기존의 결제 인프라와 새로운 디지털 방식이 맞지 않아 호환 문제나 접근성, 복잡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CBDC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통해 신중하게 혁신을 시도하면 현재 민간 기업이 결제 틈새시장에서 제공하는 빈약한 서비스보다 훨씬 더 탄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디지털 결제가 늘어남에 따라 쓰임새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종이 화폐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한꺼번에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일은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CBDC의 주도하에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단계적으로 디지털 화폐 사용을 늘려가는 일은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나라별로 특정 소비자들의 필요를 충족해주는 맞춤형 솔루션이 될 것이다.

 

* 글쓴이 케빈 러터(Kevin Rutter)는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의 연구 책임자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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