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과 체인파트너스가 STO에 대한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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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19년 1월16일 17:03
국내 기업 두 곳이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두고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놨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리서치센터와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의 CP 리서치센터는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자산 유동화를 위한 STO는 핵심이 아니다’와 ‘증권형 토큰(STO) 심층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코인원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자산 유동화를 위한 STO가 아닌, 기존 증권 시스템을 블록체인화 하는 데에 집중해 증권과 블록체인의 결합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형 토큰을 통한 자산 유동화의 가능성에만 집중할 경우 ‘레몬 마켓’이 형성될 수 있고, 불량 자산이 매력적인 자산으로 둔갑해 거래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부동산, 비상장기업 주식, 벤처캐피털 펀드 투자금 등 애초 유동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자산을 토큰으로 잘게 쪼개 유동성을 높여 새로운 투자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가 자칫 2007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인원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토큰의 증권화가 의미있는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자산 유동화가 아닌 발행 수수료 감소, 국경의 극복, 투명성 제고, 스마트 계약의 도입에 따른 계약이행의 효율성 개선과 같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근본적 장점을 활용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1) 현재 금융시장보다 더욱 세부적인 규제의 등장 2)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와 기존 금융권 사이의 역할 조정 3) 스마트 계약 기능 활용을 위한 오라클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큰화 증권의 스마트 계약 활용 사례. 이미지=코인원 리서치센터 제공


반면 CP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증권형 토큰이 제2의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재로서는 지나친 기우”라고 주장했다. 볼커 룰(자기자본거래 제한과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대형 금융 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것)과 같은 규제가 이미 존재하고, 아직 시장 규모가 협소해 증권형 토큰이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CP 리서치센터는 “증권형 토큰의 확산이 블록체인과 전통 금융 시장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30년이면 시장 규모가 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통 금융 기관의 참여 없이 증권형 토큰 시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성장하긴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보고서는 “24/7 거래, 자산 부분 소유, 운영 비용 절감, 거래 효율성 증가, 컴플라이언스 자동화, 글로벌 자본 시장에 대한 쉬운 접근 등 증권형 토큰이 가진 이론적 장점들이 실제 구현되기 위해서는 시장 활성화와 유동성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CP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2030년이면 STO 시장 규모가 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CP리서치센터 제공


CP 리서치센터는 기관투자자 진입을 위해 1) 명료한 규제 확립 2) 국제적 표준 3) 인프라 성숙 4) 신뢰도 높은 전통 금융 기관 참여 등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CP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또한 2019년과 2020년이 STO 확산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새로 발행될 증권형 토큰들의 유동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증권형 토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연방증권법 규정에 따르면 증권형 토큰에는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내의 ‘락업(lock up)’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12일 1억3,400만달러 규모 STO를 마친 티제로(tZERO)는 90일의 락업 기간이 끝난 1월 10일 투자자들에게 토큰 배분을 시작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이 속속 STO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산 토큰화 플랫폼 기업 코드박스(Kodebox)는 지난 10일 2019년 상반기에 자산 토큰화 플랫폼 ‘코드체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오플라이, 팀위 등도 11일 국내법을 준수하는 증권형 토큰 플랫폼 ‘STOK’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체인파트너스는 지난 8일 글로벌 증권형 토큰 발행 플랫폼 ‘폴리매스’와 손잡고 증권형 토큰 자문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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