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암호화폐 투자자를 파생상품시장으로 유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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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19년 1월30일 16:55


한국거래소가 예탁금이나 의무 교육과정 등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진입 문턱을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를 비롯한 이른바 '위험 자산'에 쏠리는 투자 수요를 전통 금융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3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파생상품시장 사업추진 방향과 계획을 발표했다.

정창희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개인의 위험 투자 수요가 있는데 파생상품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이 수요가 암호화폐나 해외 선물 등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개인이 사설 선물업체를 통해 투자하다가 사기 등 피해를 보기도 한다. 위험투자 수요가 음지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시장 진입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측은 개인의 위험부담 능력을 고려해 진입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각각 3000만원과 5000만원의 예탁금을 낸 개인투자자만 선물·옵션 상품에 투자할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20시간의 사전교육과 50시간의 모의투자를 이수해야 했다. 이러한 조건을 완화해 개인투자자의 선물·옵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 본부장은 "구체적인 진입요건 완화 방안은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옵션 변동성 산출 방식을 포함한 위탁 증거금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탁 증거금이란 유가 증권 매매 주문을 낸 투자자가 향후 결제를 이행하지 않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결제 금액의 일부를 약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알고리듬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주문 착오를 막기 위해, 일괄주문취소제도(Kill Switch)를 개선하는 방안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거래소 측은 또한 편제를 개편하고 체계 적합성을 강화하는 등 파생상품시장과 관련된 업무 규정을 전면 개선해, 투자자의 관련 규정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생상품 라인업도 다양화한다. 코스피200 옵션의 만기를 다양화하고, KRX Mid200 선물, 코스닥 섹터지수 선물 등 유망 상품을 도입해 주식 파생 상품의 헤지 수단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거래소 측은 밝혔다. 금융파생상품 분야에서도 단기 및 초장기 금리선물을 순차 도입해 만기 구조를 다양화하고, 상품간 스프레드거래를 도입해 금리상품 간 연계 거래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상품이 도입됨에 따라 개인투자자가 파생상품시장에서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의 시장조성자 기능을 제고하고,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신규 투자 수요를 발굴해 기반을 넓히기 위해 국내외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거래소 측은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이 자산 증식 및 효율적 투자위험 관리를 위한 수단을 제공하고,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전반기의 증시 활황과 하반기의 변동성 증가에 따라 위험 관리 수요가 커져, 2017년 대비 파생상품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각각 15%, 32%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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