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Hamas)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팔레스타인 자치구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이는 하마스는 자치구 의회의 주요 정당이기도 하지만, 미국 정부는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주 초 이스라엘의 블록체인 분석 업체인 화이트스트림(Whitestream)은 하마스가 공식 디지털 미디어 채널을 통해 기부를 받는 비트코인 지갑 주소를 찾아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하마스 군부 대변인인 아부 오베이다가 텔레그램에 지난달 31일 올린 메시지로, 저항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며 비트코인을 기부해달라고 독려하는 메시지였다.

이스라엘 신문 <글로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가 기부를 받는 지갑 주소 가운데는 코인베이스 계좌도 포함돼 있다. 코인베이스는 문제가 된 계좌 주소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지만, 화이트스트림은 해당 계좌가 하마스에 기부되는 계좌라는 사실을 공개한 지 48시간이 지난 뒤에도 계좌로 비트코인이 입금됐다고 전했다. 화이트스트림의 창립자 CEO 이트식 레비는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말했다.

"여러 경로로 조사한 결과 하마스가 코인베이스에서 운영되는 암호화폐 지갑을 이용해 블록체인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이트스트림은 코인베이스 계좌를 포함한 총 세 군데 비트코인 주소로 하마스가 기부받은 비트코인은 4천 달러어치에 조금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나 카타르 정부의 봉쇄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난에 시달려 온 많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지난 몇 년간 암호화폐에 눈을 돌린 것처럼 하마스도 같은 경로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마스는 암호화폐 기부를 이제 막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비트코인을 기부해달라고 요청한 곳은 하마스의 군부에 해당하는 이즈 아드딘 알카삼 여단이었고, 코인베이스뿐 아니라 여러 회사의 지갑과 계좌 주소를 사용하고 있었다. 화이트스트림은 하마스가 코인베이스 계좌로 받은 비트코인을 바이낸스(Binance)나 코인페이먼트(CoinPayments) 계좌로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이고, 코인페이먼트는 케이맨제도에 정식 등록된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업체다. 바이낸스와 코인페이먼트는 하마스의 거래와 관련한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기부받은 비트코인 액수는 어느 정도?

지금까지 보안 업체들의 분석 결과를 보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암호화폐를 활용해 모으는 자금 규모는 여전히 매우 작다. 화이트스트림의 레비도 <글로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비트코인 거래 가운데 테러리스트나 범죄 조직과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는 약 2%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마스 군부가 모은 자금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대행하는 업체 한 곳이 처리하는 한 달 거래량보다도 훨씬 작다.

코인데스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하마스 대변인은 지난 2일 마지막으로 텔레그램에 기부를 독려하는 글을 올린 뒤 아직 새로 글을 올리지 않았다. 이즈 아드딘 알카삼 여단은 같은 날 전 세계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을 향한 트위터 계정에도 글을 올렸다.

하마스가 비트코인 기부를 독려하고 나선 것을 두고, 최근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IS 가자 지부의 선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S 가자 지부는 지난해 3월까지 8천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기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S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블록체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팔레스타인 후삼 알다자니 기자는 하마스가 운영하는 언론사 알아크사 TV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로 기부하는 내역은 그 어떤 보안 당국도 확인하거나 추적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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