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거래후 단계 시스템 구축, 이제 겨우 시작일 뿐”
금융시스템 테스트 전문 업체 이그잭트프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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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Allison
Ian Allison 2019년 4월6일 07:00
Blockchain Financial Plumbing Is Still Years Away, Says LSE Spinoff Exactpro
“금융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이른바 ‘거래후 단계(post-trade process)’의 간소화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신규 시스템 대부분은 아직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로 완벽한 인프라를 갖추고 현장에서 가동되려면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한 거래후 단계가 현재의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테스트 과정에 돌입하려기까지 적어도 1~2년은 더 걸릴 것이다. 또 테스트 단계에 이른다 해도 이 과정이 단번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금융 시스템 테스트 전문 업체 이그잭트프로(Exactpro)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의 내용이다. ‘거래후 단계’란 증권거래가 완료된 후 매도자와 매수자의 소유권 기록을 변경하고 각 당사자에게 증권과 현금을 전송하는 청산 등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를 뜻한다.

지난 2018년 런던 증권거래소(LSE)에서 분사한 이그잭트프로는,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투자은행, 중개업체, 각종 기술 전문회사의 거래 및 청산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업체로, 현재 전문 인력 56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 연결된 배관이라면, 이그잭트프로는 이 새 배관에 누수를 비롯한 각종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일종의 관리 업체인 셈이다.

그런데 이그잭트프로의 연구 결과, 분산원장기술이 적용된 거래후 단계는 여전히 프로토타입(시제품) 개발 단계로 소프트웨어 테스트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 1~2년은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금융시장에 출시돼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려면 이 테스트 과정을 반드시 거쳐 각종 미비 사항을 보완해야 한다.

이그잭트프로의 공동설립자 겸 CEO 로지프 이트킨은 “기술 개발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기본 뼈대가 완성됐다고 보기도 이르다”라며, “현재의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트 단계까지 가려면 1~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테스트 단계까지 간다고 해도 엄격한 각종 실험을 단번에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트킨은 내다봤다.

“거래후 단계에 대한 지금까지의 경험과 더불어 현재 개발된 시제품을 평가해봤을 때 테스트 과정도 한 번에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각종 결함과 미비 사항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트킨의 전망대로라면, 현재 진행 중인 거래후 단계 관련 수많은 프로젝트는 완제품 출시를 다소 늦추더라도 테스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완벽히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테스트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문제를 이유로 출시를 늦춘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형 블록체인 스타트업 디지털에셋(Digital Asset)은 현재 호주 증권거래소의 청산 및 결제 시스템 체스(CHESS)를 대체할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데, 당초 내년으로 예상했던 프로젝트 종료 시기를 다소 늦춰 2021년 초까지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와 함께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이 신용 파생상품의 거래정보보관소(TIW, Trade Information Warehouse) 개설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올해 초에 모든 테스트 과정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올해 말까지로 연기됐다. 또 최근에는 스위스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SIX 그룹이 디지털 자산 거래 및 청산, 수탁 서비스를 처리할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R3의 기업형 블록체인 코다 엔터프라이즈(Corda Enterprise)를 선정해 올해 안으로 프로젝트의 모든 절차를 끝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그잭트프로는 현재 분산원장기술 컨소시엄 R3, 하이퍼레저(Hyperledger), 디지털에셋 3사가 개발한 분산원장기술만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개발된 기업용 블록체인 기술은 다루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R3, 하이퍼레저, 디지털에셋에 의견을 물었지만, 답변은 듣지 못했다.

 

프로젝트에 차질이 예상되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 현재 금융시장의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거래후 단계 간소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그잭트프로는 이들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분산원장기술 시스템이 기존 아키텍처에 연결돼있는 점을 꼽았다. 이그잭트프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중국에서 열리는 ICST 2019 행사에서 백서를 공개, ‘하이브리드 금융 소프트웨어의 테스트 방법론’이라는 제목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트킨은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와 소프트웨어 테스트 단계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개발 중인 분산원장기술 기반 시스템은 대부분 프로토타입 형태로 개발자들은 해당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증명하고 있는 단계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테스트 단계는 이 과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테스트 단계의 핵심은 쉽게 말해 프로토타입을 깨부수는 것이다. 요컨대, 개발이 완료된 프로토타입을 백지 상태에 놓고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가며 크고 작은 한계를 찾아가는 과정인 셈이다. 테스트 전문가들은 프로토타입에 뭔가 문제가 있을 거라는 가정 아래 테스트를 시작한다. 물론 문제없이 완벽하리라고 생각하며 테스트에 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개발자는 수월하겠지만, 테스트 과정에서 드러나기 마련인 문제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해 최종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그잭트프로는 일차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차세대 거래후 단계를 테스트 할 때,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반드시 함께 확인한다. 이를테면 갑자기 거래가 몰려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나 서버가 작동을 멈춰 서비스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처럼 말이다. 최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서 개발 중인 거래후 단계를 테스트할 때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이트킨은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문제가 플랫폼 내 분산원장 영역과 기존 아키텍처의 경계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발견됐다. 대부분의 문제는 암호화폐 거래소 내부가 아닌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영역과의 교차점에서 생겨났다. 분산원장 기술이 적용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해보면 항상 특정 영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도메인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식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이 부분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또 제품의 가용성과 보안, 신뢰도는 어떤 코드에서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함에도 특정 코드에서는 일부 요소가 기준치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개발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쉽게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거래후 단계가 이러한 문제를 모두 극복하고 소프트웨어 테스트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와 함께 이트킨은 이그잭트프로가 현재 스왑 영역에서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의 공통 도메인 모델(CDM)을 기업형 블록체인 컨소시엄 R3 코다 플랫폼에 적용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차세대 금융시장에서 결제 및 청산 시스템의 기본 체제로 낙점될 만한 시스템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는 코다와 하이퍼레저, 디지털에셋의 시스템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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