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만 쳐다봐서는 댑 이용자 수 절대 모른다
[이드콘2019] 김민수 그라운드X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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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19년 5월28일 17:00
김민수 그라운드X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익명성은 투명성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최대의 미덕으로 꼽힌다. 그러나 반론이 나왔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드콘 한국 2019 무대에 선 김민수 그라운드X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블록체인에서 익명성은 양날의 검"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성이 블록체인에 올라오는 데이터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김민수씨는 "지금의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익명의 롤링페이퍼와 같다"면서, "익명성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라오는 데이터를 의미있게 해석·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성이 "어지럽힌" 데이터의 대표적 사례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 daily active users)를 비롯한 댑 이용 관련 데이터다. 김민수 씨는 "댑 이용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이들 '댑레이더(DappRadar)'를 참고한다. 하지만 댑레이더의 데이터는 그리 신뢰할만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댑 서비스 제공자들이 직접 댑레이더에 데이터를 제출하는데, 현재로서는 해당 데이터가 모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 웹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URL 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에 접근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접속 여부나 횟수 등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이 가능하다. 반면 블록체인 댑은 스마트 계약과 EOA(Externally Owned Account, 외부 소유 계정)의 조합으로 만들어지고, 이 정보가 공유 데이터베이스에 섞여 기록돼, 특정 기록이 정확히 하나의 서비스에 대한 접근 기록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때문에 댑 서비스 제공자들이 이용 데이터 펌핑 유혹에 빠지기 쉽다."

악의적 부풀리기가 아니더라도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또 있다.
"아직까지는 이더리움 스마트 계약 한 건으로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 용량에 한계가 있어, 용량이 큰 거래의 경우 여러 개의 스마트계약으로 쪼개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댑 내부의 '데이터 자전거래'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의미 없는 중복거래나 댑 내부의 자전거래, 혹은 누가 보더라도 사람이 아닌 거래 등을 DAU 계산에서 배제해야 한다."

그라운드X는 빅데이터 분석의 힘을 빌렸다. 김민수 씨는 "그라운드X는 대량의 EOA와 스마트 계약의 목적 등에 대한 데이터를 클러스터링해 댑 이용 데이터의 특성을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특정 트랜잭션이 실제 댑 이용자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봇(bot,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프로그램)에 의한 것인지 걸러낸다. 김민수 씨는 "데이터 클러스터링으로 파악한 알고리듬을 통합된 파이프라인으로 구성해, 유저의 댑 간 이동 정황과 이상 상황, 토큰 이동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씨는 "전통 비즈니스 지표를 지금의 블록체인에 적용하면 모두 틀릴 수밖에 없다"며, "어떤 게 이용자가 만들어낸 데이터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게 지금의 블록체인 세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빅데이터 분석으로 댑 이용 데이터를 해석했더니, 블록체인 서비스에도 기존 웹·모바일 서비스에서 쓰이는 DAU와 전환율, 재방문율 등 전통 비즈니스 지표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대중은 익명성이 아닌 다른 가치 때문에 블록체인을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레이튼은 어떻게 하면 기존 웹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와 같이 간편하고 범죄 없는 블록체인을 만들지에 초점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이해 가능한 블록체인 세상'을 만들 것이다."

한편, 김민수 씨는 "이상 트랜잭션을 다량으로 만들어 네트워크 자원을 낭비하는 주체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의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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