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황태자’ 패트릭 번, 오버스탁 지분 전량 매각해 암호화폐 투자
“암호화폐 꺼리는 권력 실세의 개입으로 오버스탁 배당금 지급 프로젝트 무산” 블로그서 투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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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 Nelson
Danny Nelson 2019년 9월25일 14:00
Byrne Sells Overstock Stake to Buy Crypto and Battle ‘Deep State’
출처=코인데스크


지난달 오버스탁(Overstock) CEO 자리에서 돌연 사임한 ‘암호화폐 황태자’ 패트릭 번(Patrick Byrne)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오버스탁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암호화폐와 귀금속 등에 투자한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번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오버스탁 지분을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경기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금과 은,  그리고 두 가지 암호화폐”에 투자할 것이라고 번은 설명했다.

번은 오래전부터 암호화폐의 가치를 높이 사고 옹호해온 인물이다. 20년 전 그가 설립한 온라인  쇼핑몰 오버스탁은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기업 중 한 곳으로,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 티제로(tZERO)를 출범하고 레이븐코인(ravencoin)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지분을 매입했다. 그러나 오버스탁의 앞서가는 행보에 대한 외부의 견제와 저항이 거세지면서 번은 지난달 결국 오버스탁 CEO 자리를 내려놓았다.

번이 사임 전 마지막으로 추진했던 암호화폐 배당 정책은 지난 7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오버스탁 주가는 지난주 5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번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반 토막이 났다.

19일 장 종료 후 번은 약 9천만 달러에 해당하는 오버스탁 주식 470만 주를 매각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번이 3일에 걸쳐 오버스탁 지분을 팔아 치우면서 오버스탁 주가는 13일 주당 29.38달러에서 20일 주당 15.65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서 오버스탁 측은 번이 추진했던 암호화폐 배당 정책에 대한 내용을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뒤 암호화폐 배당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번은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권력 실세(Deep State)가 SEC를 압박해” 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비난했다.

“그들은 우리의 디지털 배당 정책을 폭파(Bazoomba)하려고 정보를 유출했다.”

오버스탁은 오는 11월 티제로에 상장된 디지털 증권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실제로는 디지털 투표 가능 A-1 우선주(digital voting series A-1 preferred stock)를 지급하는 것으로,  A-1 우선주 한 주는 일반 주식인 투표 가능 B 우선주(voting series B preferred stock) 10주의 가치를 지닌다. B 우선주의 경우 다이노소어파이낸셜그룹(Dinosaur Financial Group)의 브로커리지 계정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며 6개월간 매각과 거래가 제한된다.

당시 오버스탁은 SEC에 매각 제한 기간을 비롯해 자유롭고 즉각적인 거래를 방해하는 제약 사항을 제거한 암호화폐 배당 정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신고했다.

뉴욕포스트는 번이 추진한 디지털 배당 정책이 사실은 오버스탁 주식에 대한 공매도 세력을 퇴출해 번과 기존 주주의 지배권을 공고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오버스탁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번이 의도한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뉴욕포스트는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 브로커들이 오버스탁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오버스탁 블록체인 기반 증권의 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번이 오버스탁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주가는 다시 급락했다.

번은 자신의 계획을 좌절시키려고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이 개입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SEC는 월스트리트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우리 회사를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들은 늘 사악한 길을 택한다. 패트웨이(Pettway)는 권력 실세와의 전쟁을 시작하려면 총알이 필요하니 지분을 매각하라고 말했다.” (*페트웨이는 번이 오버스탁을 창업할 때부터 함께한 동업자로 오버스탁의 이사를 지냈다)

번은 앞으로 경제가 추락해 오버스탁 주가가 바닥을 치면 오버스탁 지분을 다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런 상황이 온다면 자신이 투자한 암호화폐의 가치가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위기가 와서 나의 (거의) 전 재산을 투자해 매입한 자산의 가치는 다시 급격히 오를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투자한 자산 등 ‘총알’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적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안전하게 보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투자한 암호화폐는 다른 모든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수학의 안개 속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으며, 그곳에 접근하려면 복잡하고 긴 열쇠가 필요하다. 이 열쇠는 그만큼 길고 복잡한 문자열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의 기억 속에만, (그리고 서양 세계에는 절대 발을 들이지 않는, 내가 35년 전 만난 한 사제가 백업용으로 보관하고 있는 문서에만) 존재한다.”

번은 그러면서 앞으로 권력 실세가 자신에 대한 반격을 시도해도 이미 자신의 재산은 그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소용이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그들을 무참하게 짓밟을 것”이라고 선포하면서 “무참히 짓밟는다는 표현으로도 충분치 않다”며  “두고 보라”고 경고했다.

2m에 가까운 큰 키에 왕성하고 거친 성격으로 유명한 번은 지난달 러시아 간첩 마리아 부티나(Maria Butina)와 내통해온 사실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 전체가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이겠다며 오버스탁의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간첩 행위로 징역형을 받아 수감 중인 부티나는 록펠러 가문의 상속자인 조지 오닐이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세운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Center of National Interest)가 개최한 저녁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학생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오닐과 함께 전미총기협회(NRA)의 전임 회장과 1980년대 이란 콘트라사건에 연루된 총기 밀반입자 등도 부티나 사건에 휘말렸다.

번은 자신이 부티나와 내통한 사실과 사법 당국의 비밀 정보원으로도 활동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짧은 글을 주주들에게 보내 모두를 놀라게 했고,  SEC에도 이를 제출했다.

번은 워런 버핏이 자신에게 와서 이번 일과 아무 관계 없는 오버스탁이 이번 첩보 전쟁에 휘말려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모든 것을 밝히고 회사를 떠나라고 권고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암호화폐 역시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수 있지만, 번은 이번 사태가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자신에 대해 불만을 품은 세력이 그를 표적으로 삼은 데서 비롯됐다고 믿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버스탁은 23일 번의 사임 후 임시로 오버스탁을 이끈 조너슨 존슨을 정식 CEO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오버스탁의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메디치벤처스(Medici Ventures)의 회장이기도 한 존슨은 취임 일성으로 오버스탁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다시 한번 표명했다.
“오버스탁의 사업은 크게 온라인 쇼핑몰과 블록체인 사업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나는 두 가지를 모두 일선에서 경영하고 이끌어봤다. 어떻게 해야 사업에 필요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먼저 안정적으로 이윤을 내며 성장하는 소매 분야를 구축할 것이며, 현재 과도기에 있는 블록체인 사업도 실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자리를 잡을 것이다.” - 조너슨 존슨, 오버스탁 신임 CEO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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