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청문회 벼르는 미 의회 "이날만 기다렸다"
[피스컬노트] 10월 16일 워싱턴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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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calNote
FiscalNote 2019년 10월16일 14:00
코인데스크코리아가 미국의 기술·언론 기업 피스컬노트(FiscalNote)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규제 동향을 소개하는 콘텐츠 ‘워싱턴브리핑 by Fintech Beat’를 주1회 발행합니다. 피스컬노트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해 각종 정책 자료와 관련 기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는 IT 서비스 기업으로, 산하 매체인 씨큐앤롤콜(CQ and Roll Call)이 엄선한 미국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콘텐츠를 코인데스크코리아에 제공합니다.

저커버그, 마침내 의회 청문회 선다


10월 23일.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증인으로 나서는 의회 청문회가 열리는 날이다.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밤 11시)로 예정된 청문회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위원장 맥신 워터스)가 주관한다.

청문회에 참석하는 의원들은 당적과 관계없이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성에 미칠 영향, 그리고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장치를 마련했는지 등 리브라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저커버그에게 날 선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발표한 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규제 당국이 리브라를 향해 강도 높은 심사와 규제를 예고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고객 정보 유출로 발생한 이른바 대선 개입 스캔들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가뜩이나 페이스북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덜컥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규제 당국이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부랴부랴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규제 기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리브라를 향한 우려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저커버그로서는 이래저래 힘겨운 청문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말말


“의회는 사실 처음부터 저커버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리브라 개발을 둘러싸고 의회가 여전히 풀지 못한 우려와 제기되는 문제에 책임 지고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저커버그밖에 없다는 것이 의원들의 생각이다.” - 실비아 가르시아 하원의원 (민주, 텍사스), 10월 9일 성명서

“청문회에서 반드시 저커버그로부터 확약을 받아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 리브라가 페이스북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독과점을 구축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으며, 범죄 조직이나 테러 단체가 자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준비를 다 하겠다는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저소득층 커뮤니티에 어떻게 다가가고 어떻게 쓰이게 될지가 가장 걱정된다.” - 실비아 가르시아 의원

 

의회의 태도는 여전히 냉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민주, 캘리포니아)은 규제 당국이 리브라를 정확히 이해할 때까지 리브라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으며, 대형 테크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금지법안(Keep Big Tech Out of Finance Act)의 초안을 썼다. 법안은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소셜미디어 업체가 금융기관이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여기에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이 포함된다.
“대형 플랫폼 업체는 교환 수단이나 계산 화폐, 가치 저장 수단 혹은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거나 취급, 운영하지 못한다.” - 대형 테크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금지법 초안 중

미국 의회는 이미 몇 차례 리브라 청문회를 개최했다. 페이스북 임원과 자회사인 칼리브라 관계자들이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에 진땀을 뺐다. 저커버그를 향해서도 많은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문회의 정식 명칭은 “페이스북이 금융 및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청문회”로 정해졌다. 증인은 저커버그 한 명뿐이다.




 

상원의원 두 명이 리브라연합 예비 창립회원사 CEO에게 보냈던 편지


리브라연합이 애초 알려진 28개보다 줄어든 21개 회원사로 닻을 올렸다. 14일 리브라연합 회원사의 첫 모임이 열리기 전 리브라연합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한 회사 가운데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스트라이프(Stripe) 등 3곳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미국 상원의 브라이언 샤츠(민주, 하와이), 셰러드 브라운(민주, 오하이오) 두 의원이 직접 편지를 보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라고 경고했다는 사실이다.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인 두 의원은, 페이스북이 리브라와 관련해 제기된 우려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며, 리브라연합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규제 기관이 별도로 강도 높은 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편지의 핵심을 추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귀사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그리고 리브라연합에 관한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편지를 쓴다. 리브라는 소비자와 기존 금융 기관, 나아가 전 세계 금융 질서에 미칠 영향에 관해 수많은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러한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지 리브라연합에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진 귀사에 어떤 믿을 만한 설명을 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의회나 규제 기관에는 그런 설명을 하지 않은 만큼 우리는 페이스북이 아직 리브라 프로젝트를 출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귀사도 리브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처음부터 신중히 다시 고민해주기를 부탁드린다.

지금도 페이스북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했다. 개인정보 보호, 가짜뉴스, 선거 개입, 차별이나 혐오 콘텐츠 적발, 사기 등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페이스북은 마련하는 데 실패했고, 규제 당국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페이스북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는 리브라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직결될 것이 자명한 만큼 리브라연합에 참여하는 회사가 이를 효율적으로 다루지 못한다면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다.”

 

‘반쪽 출범’한 리브라연합


페이팔에 이어 비자와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등 총 7개 회사가 리브라연합이 닻을 올리기도 전에 탈퇴한 것은 리브라 프로젝트에 적잖은 타격이었다.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규제하는 방안을 고심하던 규제 당국은 미국 최대 결제 업체들이 리브라에서 발을 뺀 것을 보고 준비한 대로 강도 높은 규제를 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샤츠와 브라운 의원이 페이스북을 직접 상대하는 대신 리브라연합에 참여하기로 한 주요 회사를 압박해 리브라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리브라연합에 참여하기로 했던 회사 가운데 25%가 빠진 채 헌장에 서명하고 ‘반쪽 출범’한 점에 대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원들은 저커버그에게 날 선 질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민간 기업 자격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만들겠다는 시도에 대형 결제 업체들이 뒤늦게나마 발을 뺐다. 이는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은 너무나 커졌고, 시장에서 이미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기존 금융 기업들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페이스북의 시도에 힘을 실어주는 일은 도덕적으로도 비판받을 만한 일이다. 페이스북의 이러한 시도를 가로막는 편이 시장의 질서를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 현명한 처사라는 점을 다른 기업들도 알아주기를 촉구한다.” - 브라운 의원, 10월 11일 성명서





 

워싱턴 정가, 암호화폐 금지 기조 여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1일 텔레그램과 그 자회사인 TON(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 발행사의 17억 달러 규모 토큰 판매를 막는 긴급 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아냈다. 텔레그램의 그램 토큰 10억 개 이상이 미국 투자자에게 판매됐는데, 텔레그램이 증권에 해당하는 토큰을 SEC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TON 출시를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 SEC의 입장이다.

이 밖에도 미국 정부와 워싱턴 정가는 지난주 내내 암호화폐를 향해 강경 일변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샤츠, 브라운 두 상원의원이 대기업 CEO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리브라연합 탈퇴를 종용했고, 실제로 해당 기업이 리브라연합에서 발을 뺐다. 페이스북의 CEO 저커버그는 끝내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선다.

11일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 핀센(FinCEN), 그리고 SEC가 공동성명을 내 암호화폐 기업들은 미국의 금융 관련 법규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규제 당국은 “시간이 필요해”


정부 산하 규제 기관과 의회 모두 효과적인 규제를 확립하는 데 필요한 시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화폐나 암호화폐 기술이 소비자와 투자자를 위험에 노출하는 상황이 오는 것을 막는 것이 규제 당국의 최우선 임무인 만큼 테크 기업들에게 “천천히”를 외치는 것이다. 필요하면 기관이 직접 암호화폐 프로젝트 개발이나 출시 과정에 개입해 제동을 걸고 있다.

당국과 충분한 협의와 조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들이미는 프로젝트를 원래 꼼꼼하게 규정을 집행하기로 유명한 금융 분야 규제 기관이 통과시켜줄 리가 없다. 기술 혁신의 속도와 규제 당국이 새로운 기술이 미칠 파급 효과를 이해하고 가늠해 이에 걸맞은 규제를 만들어 적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 사이에는 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한 가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내년에 치러질 미국 대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화폐를 비롯한 가상화폐 전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트위터에 직접 “나는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돈도 아니고, 너무 변동성이 심한데다, 근거가 취약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민주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면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지침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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