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창업자 “리브라를 대만 경제 도약 발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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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Pan
David Pan 2019년 10월17일 12:21
Foxconn Founder: Libra Can ‘Converge’ With China’s Digital Currency in Taiwan
테리 궈 폭스콘 창업자. 이미지=셔터스톡


 

전자기기 제조 분야의 거인 폭스콘(Foxconn)을 창업한 대만 최대 부호 테리 궈(Terry Gou)가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대만 경제에 절호의 기회라며, 리브라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리 궈는 지난 3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기술협회 연례 총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폭스콘 회장직을 내려놓았던 궈는 많은 나라 정부와 규제 기관이 너도나도 리브라를 견제하고 거부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리브라를 받아들이면 대만이 국제적인 금융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이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와 리브라를 동시에 받아들여 둘을 이어줄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대만밖에 없다고 궈 전 회장은 말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와는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사이다. 대만이 리브라를 앞장서서 받아들인다면 흔히 오지 않는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리브라를 거절하는 대신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는 쪽을 택했다. 이는 대만에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리브라와 디지털 위안화라는 두 가지 완전히 다른 통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만나 공존하고 융합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대만이다.”

테리 궈 전 회장은 이를 위해 대만 규제 당국이 탈중앙 금융 기술에 좀 더 우호적인 법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프로젝트를 잘 육성하면 이는 반도체 산업과 암호화폐 산업에 모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두 업종은 폭스콘의 주력하는 부문이기도 하다. 궈 전 회장은 또 자신이 세운 교육기관에서 블록체인 교육 과정을 개설해 대만 국민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에도 뛰어들었던 궈타이밍 회장


궈 전 회장은 67억 달러 규모의 자산가로 알려졌다. 포브스가 집계하는 전 세계 부자들 목록의 단골손님이기도 한 궈 전 회장은 대만에서는 경제와 정치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1976년 설립한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은 시가총액 330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소비자 가전기기 제조업체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만 해도 1730억 달러에 육박하는 폭스콘은 스마트폰,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전자 제품과 부품을 만들어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델, 레노보 같은 세계 최고의 가전 브랜드에 공급한다.

대만 이름 궈타이밍(郭台銘)으로도 잘 알려진 궈 전 회장은 올해 초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폭스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지난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폭스콘으로 돌아가는 대신 블록체인 기술을 대만에 보급하고 교육하는 일에 힘쓰고 있는 궈 전회장의 행보를 두고 그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궈 전 회장은 지난 3일 기술협회 연례 총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테리 궈 인스티튜트(TGI)에서 통화를 가르치는 데 필요한 교과서를 만들어 대만의 젊은이들에게 리브라를 교육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리 궈 인스티튜트는 대만의 차세대 정치·경제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교육 기관이다.

“여러 벤처캐피털 회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찾아내 대만의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폭스콘과 암호화폐


폭스콘은 이미 몇몇 암호화폐 사업에 투자했고, 고객사와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공급망을 공유하는 회사들끼리 자금을 빌려주는 내부 대출 플랫폼 프로젝트다.

지난 2017년 3월, 폭스콘의 자회사인 푸진퉁(FnConn, 富金通)은 P2P 대출 플랫폼 디안룽(Dianrong, 点融网)과 제휴를 맺고 체인드 파이낸스(Chained Finance)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은행이 아닌 기관이라도 같은 공급망으로 연결된 업체끼리 직접 대출해주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였다. 전 세계에 걸쳐 있는 폭스콘의 대규모 공급망 안에서 연결된 회원사들끼리 시범 운영 단계에서만 650만 달러를 빌려줬다.

폭스콘의 투자 부문 자회사 HCM 캐피털은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털인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에도 출자했다. 억만장자 펀드매니저 출신 마크 노보그라츠가 설립한 갤럭시 디지털은 총 2억 5천만 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암호화폐 업계에 투자해 왔다.

HCM 캐피털은 또 지난해 5월 신원 서비스 스타트업 케임브리지 블록체인(Cambridge Blockchain)의 700만 달러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했다. 지난 4월에는 페이팔이 케임브리지 블록체인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다른 회사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시린랩스(Sirin Labs)의 블록체인 스마트폰 피니(Finney)도 폭스콘이 개발과 제조에 참여했다. 피니는 지난해 12월 자체 토큰 판매를 통해 2억 2700만 달러를 모았다.

폭스콘이 비트코인에 처음 투자한 건 지난 2017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폭스콘은 비트코인 송금 앱 아브라(Abra)의 1600만 달러 시리즈B 투자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대만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


대만 정부는 최근 들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를 육성하는 데 필요한 규제를 마련하고 정책을 세우고 있다. 폭스콘이라는 기업이 차지하는 위상, 테리 궈 개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대만 금융감독원(FSC)은 지난해 비트코인 거래에 한층 강화된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적용하며 규제를 강화했다.

대만 암호화폐 시장은 비토(BitoEx)의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비토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암호화폐 지갑 업체다. 비토의 주력 사업은 대만 내 편의점 5천여 곳에 있는 현금인출기를 통해 비트코인을 판매하는 일과 시중은행 ATM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장외거래 서비스다. 지난 5월 비토는 ICO 5시간 만에 1천만 달러어치 토큰을 판매하기도 했다.

현재 비토에서 비트코인을 사려면 정부가 발급한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대만 금융감독원이 신원 확인 없이 암호화폐를 판매하는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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