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민들에게 분산원장 기술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중국의 산업 지형에선 이미 수백개의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돋보이는 현실이다.

지난 1월 이후 중국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감독 강화를 위한 등록을 요구하면서 나열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 기업의 프로젝트 수는 모두 506개였다. 지난 3월(197개)과 10월(309개) 등 두 차례에 공개된 목록을 보면, 중국에서 개발이 진행중인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목록이 추가로 제시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것들만 봐도 중국 최대 국유은행과 민간 테크 대기업은 물론 오늘날 중국 경제를 형성하는 무수한 정부 및 민간 프로젝트로 가득하다. 못지않게 중요한 다른 프로젝트도 관련 자회사 이름 아래 위장돼있다. 게다가 이미 알려져있는 프로젝트임에도 2개의 목록에선 빠져있다보니, 다음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프로젝트도 있다.

이를 종합해서, 코인데스크는 중국 기술계 지형을 뒤바꿔놓을 수 있는 일부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윤곽을 살펴본다.

금융 서비스

2개의 목록 가운데 금융서비스 분야 프로젝트의 사용 사례를 보면, 무역금융, 자산관리, 국제지불, 공급체인 금융 등 4가지가 가장 많았다.

국유은행 2곳과 지방은행 4곳 등 은행 6곳이 14개 블록체인 사업을 등록했다. 자산 기준 세계 최대인 중국공상은행(ICBC)과 핑안보험 계열인 핑안은행은 각각 2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등록했다.

핑안은행은 데이터분석 툴인 SAS 플랫폼과 블록체인 기반 투표 및 의사결정 시스템을 공개했다. 핑안은행은 2016년 R3 기업용 블록체인 연맹에 가입한 첫번째 중국 금융기관이었으며, FiMax라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도입해 데이터 공유와 프라이버시 처리 작업을 개선시켰다.

중국판 비자 또는 마스터카드라 할 수 있는 은련(유니온페이)은 2개의 블록체인 사업을 등록했다. 디지털 증명서 앱과 블록체인 상에서 국제적인 자금 이동을 추적하는 플랫폼이다.

공상은행의 '시(Xi)'(玺, 옥새) 블록체인 서비스와 공상은행 금융서비스(ICBCFS, 뉴욕에 있음)는 이 은행 고객들의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이다. 공상은행은 2017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으며, 중소기업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플랫폼을 론칭했다.

목록에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앞서 코인데스크가 보도한대로 두 은행은 자체 블록체인 사업을 자세히 공개한 바 있다.

4대 상업은행 가운데 하나인 중국 건설은행(CCB)은 무역금융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변화시켰고, 거래량이 530억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건설은행의 프로젝트에는 자금 거래 채권 매입, 어음 할인을 포함한 자금 거래 촉진 방안을 포함됐으며, 수출업자들로부터 단기미수금을 매입해 빠른 현금을 회전시켰다.

중국은행은 지난해 자체 특허를 낸 블록체인 지불 시스템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달러 국제 송금을 진행하기도 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 최대 검색서비스인 바이두는 블록체인 서비스의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는 수퍼(Xuper) 체인에 대해 특허를 냈고, 이에 대해 백서를 발간했다. 또 지난 8월엔 크립토키티와 비슷한 라이츠거우(Letsdog)라는 게임 댑을 출시했다. 라이츠거우는 인터넷정보판공실이 낸 10월 목록에서 바이두의 블록체인 자회사 두샤오만이 등록한 것으로 나온다. 3월 목록을 보면, 바이두는 이밖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두 블록체인 엔진과 디지털콘텐트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토큰 프로젝트 등 2건을 등록했다.

알리바바 그룹과 바이두, 텐센트,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좋은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누가 개발할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자료를 보면, 이들은 각자의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정보를 등록했다. 각 기업의 블록체인 백서에는 제3자에게 인프라로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내용이 모두 담겨있다.

그중에서도 알리바바는 특히 적극적이어서, 블록체인 관련 기술에 집중된 응용프로그램(앱) 특허가 90건에 이르러, IBM이나 뱅크오브어메리카를 따돌리고 있다.

메신저 서비스 위챗(웨이신)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2017년 첫 백서를 발간한 이후 블록체인 서비스를 꾸준히 확장해왔다. 목록을 보면 '텐센트 블록체인'과 '텐센트 클라우드 TBaaS 블록체인'이 등록돼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텐센트 클라우드 TBaaS 블록체인의 의 TrustSQL 플랫폼은 디지털자산 관리와 인증을 위해 코어 레이어와 프로덕트 및 서비스 레이어, 어플리케이션 레이어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텐센트는 인텔과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응용프로그램을 위한 블록체인을 개발했으며, 2017년 중국은행과 블록체인 금융 응용프로그램 테스트를 시작했다.

정부 주도 프로젝트

중국 정부 스스로도 많은 통신 기간망 사업부터 법률 및 토지 개발 혁신 이용 사례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규모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은련(유니온페이)은 국제 지불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은련이 중국이동통신, 국가정보센터(SIC) 등 기업 및 기관 5곳과 함께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 론칭을 위한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BSN은 블록체인의 안드로이드 또는 iOS(아이폰 운영시스템)를 목표로 하는 국가적인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이다. 참여 기업 가운데 1곳인 훙짜오과학기술(Beijing Red Date Tech)의 허이판 CEO는 BSN이 이미 중국 내 55개 도시와 싱가포르에서 테스트중이라고 밝혔다. BSN은 텐센트, 화웨이, 알리바바 등의 클라우드서비스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블록체인을 이용해 법률 중재, 세금 징수, 심지어 이주 농민에 대한 지원금 추적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베이징과 광저우의 인터넷법원은 각각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등록했다. 중국 최초의 인터넷법원은 2017년 항저우에서 문을 열었다. 인터넷법원은 온라인 금융, 온라인 지재권 분쟁, 소액대출 계약 분쟁 등 특정 인터넷 관련 재판을 처리할 권한을 갖는다. 인터넷법원에서는 기소와 합의, 증거제출, 판결의 전달 등 법적 해결 과정의 모든 단계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중국의 법률 분야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사법연맹체인(legalXchain)은 자체 체인과 리걸패브릭, 하이퍼레저에 기반한 3개의 서비스를 등록했다.

베이징 남서쪽 80㎞에 지어지고 있는 슝안신구(신도시)에서는 투명성과 정돈성을 위해 농민들에 대한 토지 보상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예정이다. 최근 브루킹스연구소는 보상금 규모가 3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지역 내 이주 주민들에 대한 지원금 분배를 맡게 될 슝안 블록체인 토지 보상금 플랫폼(雄安区块链租地补偿资金拨付平台) 등 3개 프로젝트가 등록돼있다.

이밖에도 정부 주도 블록체인 사업에는 선전시 국가세무국의 블록체인 전자 세금계산서, 국가외환관리국의 국제 거래 플랫폼 등이 눈에 띈다.

그밖에도

비록 목록에 나오는 모든 프로젝트의 면면을 알기는 힘들지만, 이밖에도 목록에는 유명 기업들이 꽤 눈에 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치이는 바이두 수퍼(Xuper)체인 수퍼노드를 이용해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등록했다. 중국의 최대 과학 및 유전학 기업인 BGI는 게놈 분석을 위해 BGI 블록체인 BaaS 플랫폼을 등록했다.

도자기 고장 징더전에서는 블록체인으로 진품임을 증명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등록했다. 선전시 복리 복권 발행센터는 당첨 복권 증명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전자제품 생산업체 메이디(Midea)는 세금계산서 처리 플랫폼을 블록체인으로 처리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등록했다.

번역: 김외현/코인데스크

• URL복사
• 텔레그램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트위터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