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롤리와 정식 제휴 맺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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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uen
Leigh Cuen 2019년 11월18일 09:00
Alibaba Denies ‘Partnership’ With Lolli, Highlighting Crypto Industry Pitfalls
출처=셔터스톡


지난주 코인데스크를 비롯한 여러 매체는 쇼핑앱 롤리(Lolli)가 중국 광군제(光棍节, 미혼 남녀들의 날)에 맞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와 제휴를 맺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롤리는 온라인에서 쇼핑하면 비트코인으로 적립금을 지급하는 서비스앱이다.

그러나 알리바바 그룹은 보도가 나온 시점부터 롤리의 CEO 알렉스 아델만이 주장한 제휴 관계는 사실이 아니라고 줄곧 부인했다. 롤리와 알리바바의 엇갈리는 주장은 블록체인 업계에서 종종 빚어지는 오해의 단면을 보여준다.

먼저 알리바바 대변인의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알리바바닷컴(Alibaba.com)과 계약을 맺은 업체 가운데 한 곳이 롤리와 공동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을 중개하는 협력업체를 고용했다. 알리바바 측은 이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몰랐다. 그런데 알리바바닷컴의 계약 업체는 롤리와 일하던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제 롤리는 알리바바닷컴을 홍보하거나 알리바바에 트래픽을 제공하지 않는다. 롤리에는 알리바바닷컴 혹은 알리바바 전체와 제휴를 맺었다고 주장할 권리가 전혀 없었다.”

롤리의 아델만은 계약 내용대로 홍보하고 사업했을 뿐이라며, 알리바바의 주장에 반박했다.
“우리는 계약서에서 약속한 대로 고객을 유치해 해당 사이트로 보냈을 뿐이다.”

광군제 대목을 맞아 진행한 홍보 캠페인이 과장됐더라도, 롤리 측의 주장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코인데스크가 확인한 계약서에는 롤리가 알리바바 관련 키워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만한 대목이 있다. 또 롤리는 지난 5월부터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이용자들에게 비트코인으로 적립금을 지급해왔다.

롤리의 오브리 스트로벨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알리바바닷컴이 광군제 기간 중 24시간 동안 롤리의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시험하다가 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갑자기 높아지자 제휴를 일방적으로 종료했다고 말했다.

처음 이 소식을 전한 기사들이 대체로 마치 알리바바가 비트코인을 직접 결제 수단으로 받기 시작한 것처럼 표현한 것도 알리바바에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자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강력하게 단속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알리바바도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발표 이후에 보도된 기사들은 이 거래를 마치 알리바바가 비트코인을 직접 받아들이는 것으로 잘못 설명했다. 코인데스크가 지난주 보도했듯이, 중국 규제 당국은 다시 한번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서비스에 대한 단속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측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쨌든 알리바바닷컴과 다시 협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알리바바 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는 여전히 롤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 오브리 스트로벨, 롤리 커뮤니케이션 이사

 

누구 잘못일까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를 명확하게 한쪽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블록체인 회사들이 어떤 유명 브랜드와 간접적으로 협업하거나 제삼자를 거쳐 제휴를 맺거나 개념증명 작업에 참여하고 나서 ‘정식으로 제휴를 맺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은 논란의 발표가 나오기 전에 이미 두 회사의 대표가 서류에 서명했고, 롤리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비트코인으로 적립금을 받았다.

전자상거래 분야와 암호화폐 분야에서 ‘제휴(partnership)’를 정확히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조금 달라서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다.

롤리는 쇼핑몰에서 대목이라 할 수 있는 광군제 기간을 맞아 이미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계약을 맺고 있는 고객과의 협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간주했을 수 있다. 반면에 알리바바 그룹은 (대변인의 말을 빌리자면) 제3의 업체가 중개한 “단발적인 거래 형식의 수의계약”으로 본 것이다. 당연히 롤리는 제휴의 외연을 확대한 것으로 보는 반면, 알리바바는 정식 제휴가 아닌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롤리를 통해 비트코인 적립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근거로 롤리와 알리바바가 그룹 간에 직접 계약을 맺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사내 규정상 비트코인 관련 회사와 정식으로 업무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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