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민군통합’ 기조 아래 블록체인 기술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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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Pan
David Pan 2019년 11월26일 16:00
Chinese Army’s Blockchain Provider Approved for New Hyperledger Certification Program
출처=셔터스톡


리눅스 재단의 오픈소스 블록체인 연합 하이퍼레저(Hyperledger)가 중국 베이징에 있는 피어세이프 테크놀로지(Beijing Peersafe Technology)라는 회사를 인증 서비스 제공자로 선정했다. 피어세이프는 중국군에 새로운 인증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하이퍼레저가 인증일서비스 제공자(HCSP, Hyperledger Certified Service Providers)로 인가를 내준 회사는 피어세이프를 포함해 총 5곳 뿐이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에 네트워크 설치, 구성, 문제 해결을 포함한 각종 기술 지원, 컨설팅, 훈련 등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피어세이프 외에 하이퍼레저 인증서비스 제공자로 뽑힌 기업들은, 미국 기업인 IBM과 액센추어(Accenture), 체인야드(Chainyard), 그리고 중국 기업인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 등이다.

피어세이프는 하이퍼레저의 이번 발표 넉 달 전에 상하이 민군통합개발기금(Shanghai Civil Military Integration Development Fund)의 지원을 받았다. 기금은 민간 분야에도 접목할 수 있는 군사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데 지원금을 댄다. 피어세이프는 모금 과정에서 중국군 및 정부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2014년에 설립한 피어세이프는 2019년 6월 기준 총 14개의 특허를 인정받았다. 현재 출원해 심사 중인 특허도 55건으로, 블록체인 분야의 특허 숫자로 치면 상위 3위 안에 든다. 정부를 위해 만든 플랫폼을 포함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한다.

피어세이프는 자신들이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세 가지 인가를 모두 받은 유일한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해당 인가는 상업용 암호화폐 상품 분류 인증, 공안부(Ministry of Public Security)의 정보보안 상품 판매허가, 중앙정부 기관용 소프트웨어 공급자 자격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이 군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는 지금껏 거의 없었다.

피어세이프는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이용해 물류 추적 플랫폼이나 보안 정보 시스템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군 이용사례


피어세이프는 중국 국영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이 지난해 1월에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 플랫폼의 개선 작업을 도왔다. 건설은행의 무역금융 플랫폼은 거래량이 530억 달러에 이르지만, 중국 정부가 블록체인을 이용해 군대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프로젝트의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피어세이프는 앞서 중국 경찰이 신뢰 노드를 통해 화상 및 정보를 전달받는 감시 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참여했다. 또 정부를 위한 암호화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도 제공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军报)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방력을 높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시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에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군은 기밀 정보 획득, 통신, 군사훈련 성과 평가, 물류 감시를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군인의 신원, 훈련기록, 사격 기록을 블록체인에 자동으로 입력하고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해방군보는 IBM과 삼성의 블록체인 기반 물류 플랫폼을 예로 들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군의 물류 관리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계약 프로토콜은 ‘기술적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사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할 수 있다. 상부의 승인 없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 서로 다른 부서 간 협업도 진작할 수 있다.

군용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피어세이프와 중국군, 안보 기구 간의 협업은 더 많은 기술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적용되면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금


피어세이프를 사들인 사모펀드는 7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국영 투자회사 상하이 궈성그룹(国盛集团, Shanghai Guosheng Group)의 자회사이다.

궈성그룹은 중국 시진핑 주석이 민군 기술 통합을 추진하며 중앙 민군통합개발위원회를 설립한 2017년에 창립되었다. 위원회의 목표 중 하나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국방과 정보 안보 서비스를 개선할 기술을 찾아 확립하는 것이다.

미 국방대(NDU) 보고서에 따르면, 시 주석이 민군 통합을 인민해방군 개혁의 핵심으로 삼는 이유는 현대의 기술 경쟁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현재 경제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이 민군통합 계획을 통해 국방 예산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피어세이프의 CEO 옌팅은 지난 6월 상해 궈성그룹 투자를 발표하면서, 피어세이프가 보유한 다양한 용례와 특수 자격이 군 안보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피어세이프가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경험과 이용사례를 접목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추게 됐다. 궈성그룹은 군을 비롯해 국영기업과 협업했던 경험을 제공한다. 양측은 브랜드 효과, 기술, 영업 네트워크, 고객 베이스를 공유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 옌팅 피어세이프 CEO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로 군용 프린터 토너 카트리지를 지킨다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프린터 토너 카트리지가 한 예다. 이는 최초의 수익형 블록체인 개발 사례가 될 수도 있다.

프린터용 토너 카트리지 제조사인 헝지우 테크놀로지는 감청을 예방하기 위해 인민해방군과 오랫동안 협업해 왔다. 선전 증권거래소의 거래 기록에 따르면 헝지우는 수십 년간 중국 군대와 정부 산하 보안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해온 정보·보안 암호화 기업 밍보가 보유한 정보 기술의 지분 71%를 2천만 달러에 사들였다.

밍보는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군과 정부가 정보·보안 산업을 이끌어가는 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밍보는 앞서 2016년 연례보고서에서 군사 무기 제어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밍보가 더 높은 수준의 기밀 정보를 포함해 정부와 군사 분야에서 더 깊이 협업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고, 국가암호관리국(State Cryptography Administration) 등의 정부 기관에서 필요한 인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헝지우가 밍보를 인수한 서류를 보면 밍보는 2019년에 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지난 6년간 28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중국 언론은 밍보의 이번 사례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군사 분야 프로젝트에서 최초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군비 경쟁


군용 블록체인은 이미 중국 밖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도 군사력 증강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는 지난 7월 커뮤니케이션과 개인 정보 등 사이버 보안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DARPA는 언제 어디서나 메시지를 전송하고 탈중앙화 원장의 여러 채널을 통해 거래를 추적하고 처리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DARPA는 산하 기관과 본부 간 통신을 활성화하고 정보 요원과 국방부 간 정보 전달을 쉽게 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DARPA는 또 해킹이 불가능한 코드를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서 보안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하려는 해커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업 컨센시스(ConsenSys)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도 사이버안보 공격을 예방하고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연구소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중요한 데이터베이스와 무기 시스템에 가해지는 사이버 공격을 감지하고 예방하는 데 필요한 정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컨센시스는 중국과 러시아군이 블록체인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긴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핵심 무기 시스템과 국가 안보 자산을 지키려면 지금 행동해야 한다.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고 위기가 발생한 후에는 늦다.” - 컨센시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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