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스트리트 블록체인 부문 대폭 축소…개발자 100명 이상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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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Allison
Ian Allison 2019년 12월7일 09:00
State Street Slashes DLT Developer Team as Bank Rethinks Blockchain Strategy
출처=위키미디어커먼스


세계적인 수탁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가 사내 블록체인 개발 부문을 대폭 축소하는 등 블록체인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프론트오피스와 백오피스에 분산원장기술(DLT)을 전면 도입해 업무 체계를 완전히 탈바꿈하려던 기존 계획을 접고 토큰화 주식이나 채권 등과 같은 디지털 자산 업무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비용 부담이 계속 커지자 지난 몇 주간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개발 업무를 축소하는 작업을 벌였다. 스테이트스트리트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한 익명의 제보자는 이번에 해고당한 블록체인 개발자 수가 1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제보자도 스테이트스트리트가 해고한 개발자의 수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형식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블록체인 사업부에 남은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를 보면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3만 9407명이다.

제보자 중 한 명은 스테이트스트리트가 대대적인 분산원장기술 도입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에 디지털 자산, 스테이블코인, 수탁 업무, 그리고 은행 컨소시엄인 피날리티(Fnality)가 주도하는 결제코인(USC, Utility Settlement Coin)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런던 지사에서 디지털상품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랄프 아크카르는 블록체인 인력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축소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블록체인 부문이 축소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산원장기술에 대한 관심마저 축소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했다.

 

혁신 기업의 딜레마


그간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대규모 블록체인 전담팀을 꾸려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의 오픈소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업무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분산원장기술을 접목해 투자와 회계, 수탁 등 프론트엔드부터 백엔드 업무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장부를 만드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이를 통해 수백 개의 데이터베이스에 흩어진 정보를 사람이 일일이 확인해 조정하는 데 쓰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던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자체 분산원장 체계를 구축하는 대신 장부 관련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향으로 접근 방식을 바꾸고 있다.

미국과 싱가포르 지사의 디지털 부문과 함께 런던 지사의 디지털 자산 상품개발 및 혁신 업무를 이끄는 아크카르는 이에 대해 “아직 사내에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취급할 수 있는 엔지니어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하이퍼레저 패브릭과 관련된 장부를 도입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프로토콜보다는 실제로 사업에 접목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은 솔루션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결국 많은 자원을 투입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이런 시스템을 제공해줄 수 있는 외부 업체와 손을 잡는 방법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나은지 판단해 선택하겠다는 설명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뿐 아니라 대부분 대형 은행이 최적의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안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지만, 기존 시스템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가 30조 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을 전격 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아크카르는 이를 ‘혁신 기업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업무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려고 해도 그로 인한 사업적 타격이 우려돼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는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규제와 구조만으로도 악의적인 행위를 조기에 적발하거나 처음부터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업무 방식이 계속 유지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을 버리고 그 자리를 새로운 기술로 채워 넣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출신이 모인다?


한편 스테이트스트리트를 떠난 개발자들은 다른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글로벌 기술 설계 업무를 이끌었던 모이즈 코하리는 지난 4월 스테이트스트리트를 떠나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스타트업 마네투(Manetu)를 공동 창립했다. 최근 마네투는 스테이트스트리트에서 선임부사장직을 맡았던 그레그 해스킨스를 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하고 기업데이터 부문 선임부사장으로 있었던 코너 앨런을 채용해 상품 부문 총책임자 자리에 앉히는 등 활발하게 인사를 영입하고 있다. 전직 스테이트스트리트 이사였던 빈 응우옌 역시 최고과학자로 마네투에 합류했다.

코하리는 “지난달 5일 여러 명의 주요 인물이 마네투 팀에 합류했다. 그 외에도 스테이트스트리트에서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를 지지했던 직원도 상당수 영입 중”이라고 전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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