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우리 바이낸스에 상장되면 큰 진전”
[인터뷰]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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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20년 1월20일 17:10
출처=바이낸스 제공.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오창펑 CEO가 새해 사업과 관련해,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현지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라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의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 BXB에 투자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7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를 봤다. 지난해 5월 발생한 4억달러 규모 해킹 사건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띄었다. 물론 해킹 대신 보안 취약(security breach)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단 한푼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어떤 암호화폐 관련 사업보다 보안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는 원론적 언급 뿐이었다. 사고 이후 바이낸스는 보안 강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을 취했나?

“보안은 언제나 우리의 우선순위 맨 위에 있다. 지난해 사고 이후 보안 프로토콜의 수많은 영역을 개조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공유하기 어렵지만, 과거에 비해, 그리고 아마도 다른 어떤 암호화폐 거래소에 비해 안전해졌다고는 말할 수 있다. 바이낸스는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보안과 관련한 복수의 인가를 취득했다. ISO27001(정보보호경영시스템) 인증을 업계 최초로 따낸 게 대표적이다.”

- 지난해 말 업비트에서 유출된 암호화폐가 바이낸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 강화를 위한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협력하고 있는가?

“물론이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지난 연말 업비트와도 매우 긴밀하게 협력했다. 해커들은 바이낸스가 그들을 식별해낼 수 있는지 테스트하려 했다. 그리고 바이낸스는 일부 자금 흐름을 특정해 냈다. 업비트는 해커들의 테스트용 자금이 그대로 유통되도록 놔두라고 바이낸스에 요청했다. 향후 더 큰 규모의 (이상거래를) 잡아내기 위한 덫을 설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바이낸스는 업비트의 요청에 따랐다. 바이낸스는 또한 최근 수개월간 이같은 유형의 협력 관계를 위한 추적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을 해 왔다. 이와 관련한 계획을 연초에 외부에도 공개할 계획이다.”

https://twitter.com/cz_binance/status/1199638755306397696?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1199638755306397696&ref_url=https%3A%2F%2Fblockinpress.com%2Farchives%2F26169

자오창펑 CEO는 이번 인터뷰에서 업비트 해킹 관련 협력에 대해 많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업비트 해킹 사고 발생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로 흘러들어온 해킹 자금을 신속하게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인터뷰 하루 뒤인 15일 블록체인 관련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범죄자들이 약 28억 달러(약 3조2424억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현금화했고, 그 중 절반이 바이낸스, 후오비 등 대형 글로벌 암호화폐를 통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 오는 6월 FATF의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권고안이 회원국들에 적용된다. ‘돈의 자유’라는 바이낸스의 목표는 언뜻 FATF 권고안의 여행규칙과 상충하는 면이 있어 보인다. 진 차오 바이낸스 CSO는 지난해 9월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규제는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여행규칙이 거래소 이용자 경험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FATF 권고안은 국제 기준 역할을 할 뿐, 이행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개별 국가의 몫이다.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여행규칙은 단일 거래소뿐 아니라 산업 전체에 적용된다. 우리의 초점은 가장 높은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및 보안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가장 뛰어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맞춰져 있다. 바이낸스는 선도적인 레그테크(규제 기술, regtech)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겐 안전한 거래 서비스 제공을 보장하고 FATF 가이드라인 또한 준수할 것이다.”

자오창펑은 바이낸스 신년사에서 “180개 법정화폐를 모두 지원할 것”이라는 목표를 올해도 재확인했다. ‘돈의 자유’ 증진을 위해서는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교환이 손쉬워야 하며, 바이낸스가 이를 위한 관문(gateway)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바이낸스는 그동안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닷컴(Binance.com)외에도 싱가포르, 영국령 저지, 우간다 등에 현지 법정화폐로 거래 가능한 거래소를 세워 운영해 왔다. 지난해에는 달러 거래를 지원하는 바이낸스US를 미국에 설립했다. 이어 지난 17일 일본 내 거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야후저팬 자회사 Z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타오타오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밖에도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거나 법정화폐 결제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어, 이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바이낸스의 생태계에 껴안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처음으로 알렸던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도 핀테크 스타트업 비엑스비(BXB)에 투자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 신년사에서 180개 법정화폐 거래 지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전략적 인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비엑스비(BXB)와의 투자 및 파트너십 또한 이같은 전략의 일환인가?

“그렇다. 우리는 스테이블코인을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사이를 잇는 매개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한 많은 스테이블 코인 (거래를) 지원하려 한다. 한국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들 또한 당연히 여기 포함된다.”

- 비엑스비는 지난해 1월 최초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KRWb를 발행했다. 향후 KRWb가 바이낸스 생태계에 어떤 방식으로 융합될 수 있나?

“세부 사항은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근시일 안에 바이낸스 거래소에 상장된다면, 그 또한 명백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지호 바이낸스유한회사 공동대표는 “비엑스비의 KRWb는 현재 이더리움 ERC-20 토큰이다. KRWb의 스테이블코인 체계를 어떻게 (바이낸스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바이낸스체인으로 옮길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 가까운 미래에 바이낸스 원화 마켓이 열릴 가능성도 있나?

“(원화 마켓 오픈)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너무 먼 미래의 계획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게 바이낸스의 입장이다. 계획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게 될지 함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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