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편중 심화…1천~1백만개 지갑에 42%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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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kar Godbole
Omkar Godbole 2020년 1월26일 11:19

비트코인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많아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있을까?

지난 14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한 개 이상 든 지갑 숫자가 78만 4천 개를 기록했다. 1년 전 70만 7천 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11% 늘어난 수치다. 2015년 초에 비하면 두 배 규모다.

비트코인이 1개 이상 든 지갑의 숫자. 자료=글래스노즈(Glassnodes)
비트코인이 1개 이상 든 지갑의 숫자. 자료=글래스노즈(Glassnodes)

덴버에 있는 디지털애셋데이터의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코너 아벤즈케인은 “개인투자자가 꾸준히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든 지갑의 전반적인 성장세를 이끄는 건 역시 암호화폐 거래소를 포함한 이른바 ‘고래’로 불리는 큰손들이다. 비트코인의 상당량이 이러한 고래들의 지갑에 보관돼 있다. 바꿔 말하면 ‘비트코인 부자’ 순위 상위를 차지하는 이들의 지갑에 거액의 비트코인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비트인포차트가 공개한 비트코인 부자 지갑 주소 상위 5위 안에 주요 거래소 세 곳(후오비, 비트파이넥스, 바이낸스)의 지갑이 있다. 1위는 후오비의 콜드 월릿인데, 이 지갑에는 비트코인 25만 5502개가 들어있다.

저장된 비트코인이 0.1~1개인 지갑 수도 1년 전보다 10% 늘었다. 다만 이 정도 비트코인이 든 지갑은 고래들이 대규모 거래를 한 뒤 남은 비트코인이거나 비트코인을 조금 사본 사람들이 아무런 거래도 하지 않고 그냥 방치한 경우가 많아 보인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매김?

디지털애셋데이터의 아벤즈케인은 “더 많은 비트코인을 담은 지갑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비트코인 가격은 들쭉날쭉했지만, 비트코인 1개 이상이 든 지갑 주소의 수로 대변되는 개인 투자자의 증가세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상반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600달러에서 시작해 13880달러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 다시 개당 6430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가격이 이렇게 널뛰는 사이에도 비트코인이 1개 이상 든 지갑의 숫자는 7만 7천여 개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안전자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금 시장에서 나타나는 양상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단기적인 금 가격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유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이 되기에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억만장자 투자자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 같은 이들은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부의 분배

ARK 인베스트의 암호자산 애널리스트 야신 엘만드리야는 “지갑 숫자를 토대로 비트코인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숫자를 예측해볼 수 있다”며, “비트코인 지갑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비트코인의 부의 분배가 개선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여전히 비트코인 시장은 고래가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기준 비트코인 1천~100백만개 보유한 투자자가 전체 비트코인의 42.1%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말 비트코인 열풍이 불 때 이 비율이 37.9%였던 것보다 오히려 비트코인의 부가 더 집중된 셈이다.

또한, 비트코인이 든 지갑 주소가 많아졌다고 새로운 투자자가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됐다고 속단해선 안 된다.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지갑 개수에는 아무 제한이 없다. 비트코인 1천 개를 지갑 1천 개에 한 개씩 보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비트코인이 1개 이상 든 지갑이 늘어났다는 데이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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