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유럽 암호화폐 업계도 일시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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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uen
Leigh Cuen 2020년 3월11일 14: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국제 유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동시에 폭락한 가운데 암호화폐 관련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탈리아 등 상황이 심각한 일부 지역에서는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밀라노를 포함해 지역사회 감염이 급속도로 진행된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주말 정부가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며 사실상 전국을 봉쇄했다. 이탈리아 국민은 다음 달 3일까지 건강이나 업무와 관련한 긴급 상황이 아니면 거주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금지된다. 대부분 쇼핑도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밀라노에서 비트코인 관련 행사를 주관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미르 리포니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식품이나 비상약은 문제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지난 18일 동안은 유효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들의 공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가게 곳곳을 부수고 들어가 먹을 것을 훔쳐 나오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 겸 사이퍼펑크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아미르 타키는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 올해 말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사이퍼펑크 아카데미를 무사히 개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크 월릿(Dark Wallet)의 개발자이자 시리아에서 테러 단체 IS에 저항하기도 한 타키는 현재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 기술 관련 스타트업 님(Nym)이 지금 타키의 직장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중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코로나19가 가져올 악영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 이전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저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 정도로만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더 많은 권력을 손에 쥐게 될 것이고, 그 힘을 전혀 다른 목적으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전 세계는 현재 미국 은행과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그렇다면, 만에 하나 이들 경제가 무너지면 나머지 국가들도 모두 그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지금 같은 방식의 경제 생태계 구축은 현실에 역행하는 것이다.”

리포니는 “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감염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역 의료 체계도 붕괴 직전이라고 리포니는 설명한다. 의료진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 환자 수용 한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상황은 하루하루 급변하고 있다. 나는 본래 외출을 그리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제 강제로 외출을 못 하게 되니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해외여행도 이미 제한됐다. 국경을 마주한 오스트리아도 당분간 방문할 수 없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는 해커스페이스 단체 엑사일드서퍼(Exiledsurfer)는 오는 4월에 개최하려던 콘퍼런스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엑사일드서퍼는 “비트코인 관련 종사자들의 업무는 이런 회의나 콘퍼런스와 밀접히 연계돼 있다. 화상 회의를 준비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가자 간 일대일 만남이 없는 화상 회의가 물리적인 회의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각국 정부의 이동 제한 방침을 어기고 행사 개최를 밀어붙이기에는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 실제로 이번 주 파리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더리움 커뮤니티 회원 가운데 행사에서 돌아간 뒤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인 이들이 나왔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지난달 말 긴급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코인베이스(Coinbase) 등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암호화폐 기업들도 9일부터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오는 27일 예정됐던 비트코인 매거진(Bitcoin Magazine)의 연례 콘퍼런스도 하반기로 연기됐다.

리포니처럼 완전히 발이 묶인 암호화폐 업계 종사자들은 매일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디까지 계속될지 단정 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침체가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타키는 전망했다.

“암호화폐에도 검은돈이 존재하고, 사실상 이 검은돈이 가격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투기 자본은 모두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그 파급 효과는 사회적, 경제적, 법적 분야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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