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암호화폐, 잃어버린 암호화폐를 되찾아드립니다"
웁살라시큐리티-바른, 암호화폐 추적 및 법률 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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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4월14일 08:00

암호화폐 추적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블록체인 보안업체 웁살라시큐리티와 법무법인 바른이 분실·도난 암호화폐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웁살라시큐리티가 암호화폐를 추적해 법적 효력이 있는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바른이 민·형사상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웁살라시큐리티와 바른이 잃어버린 암호화폐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처=웁살라시큐리티
웁살라시큐리티와 바른이 잃어버린 암호화폐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처=웁살라시큐리티

2017~2018년 암호화폐 활황기를 지나고 '크립토 겨울'이 본격화하면서 이전엔 잘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ICO에 참여하기 위해 투자한 이더리움을 떼이거나, 암호화폐 지갑 해킹이나 거래소 파산으로 맡겨둔 암호화폐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등 사건·사고가 잇따른 것이다.

  • 암호화폐공개(ICO)에 참여하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A씨는 이더리움 250개를 모집책에게 보냈다. 하지만 모집책이 돌연 사라져 A씨의 이더리움 행방이 묘연해졌다.
  • 거래소에 보관했던 B씨의 암호화폐가 해킹으로 사라졌다. 경찰은 사라진 암호화폐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B씨는 자신의 암호화폐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어 막막해졌다.

사라진 암호화폐를 찾기 위해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다 해도, 개인 입장에서 이미 어디론가 옮겨진 암호화폐를 추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경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해도 조사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실질적인 구제를 받기란 쉽지 않다. 웁살라시큐리티와 바른이 손을 잡게된 배경이다.

웁살라시큐리티와 바른이 분실·도난 암호화폐를 찾는 방식은 간단하다. 웁살라시큐리티는 피해자가 제공한 의심 지갑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객관적 증거 자료 보고서를 바른에 넘긴다. 바른은 이를 바탕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한다.

"암호화폐 해킹 외에도 스캠(사기), 다단계 투자 판매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이 많다. 피해자들이 구제받기 위해서는 우선 암호화폐가 어디에서 어디로 옮겨져서 현재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되찾으려면 법적 대응도 필요하다." - 구민우 웁살라시큐리티 한국지사장

이들은 실제 지난해 11월 발생한 암호화폐 스캠 사건과 관련한 의뢰를 받았다. 웁살라시큐리티는 피해 이더리움이 모집책을 거쳐 한 거래소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바른은 이 거래소에 지갑 동결과 가압류 조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구민우 지사장은 "지난달에만 10~20여 건의 의뢰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패트릭 김 대표가 도난당한 자신의 이더리움을 CATV로 추적한 모습. 출처=웁살라시큐리티
패트릭 김 대표가 도난당한 자신의 이더리움을 CATV로 추적한 모습. 출처=웁살라시큐리티

일찍이 코인데스크코리아 보도에서 알려졌듯이, 웁살라시큐리티를 만든 패트릭 김(김형우) 대표는 본인이 암호화폐 해킹 사건 피해자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10여년간 보안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지난 2016년 지갑에 보관했던 이더리움 7218개를 해킹당했다. 김 대표는 이를 되찾으려 해커와 쫓고쫓기는 추격전을 벌였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암호화폐 추적 솔루션 CATV(Crypto Analysis Transaction Visualization)였다. 자신을 구제하려던 도구로 이젠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돕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해외로 나가면 '한계'

나름 시장성이 보이는 서비스지만, 현재로선 한계도 분명하다. 암호화폐 송금은 국경이 따로 없다. 그리고 세계 곳곳엔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거래소가 많다. 암호화폐 추적 결과 국내 거래소로 들어갔다면 즉각 법적 조치가 가능하지만, 외국 거래소로 넘어가간 뒤는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사법 당국끼리 공조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대응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다만, 앞으로는 암호화폐 추적 및 법적 대응이 좀 쉬워질 수 있다는 게 웁살라시큐리티의 예상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해 회원국들에게 가상통화(암호화폐) 관련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기존 은행과 수준으로 높이라고 권고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곧 거래소들은 암호화폐 송수신자 양쪽 모두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모든 거래 기록이 공개되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거래소를 거친 암호화폐는 이전에 누구의 손을 탔는지 등 이력이 모두 조회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웁살라시큐리티와 바른은 해외 거래소로 넘어간 암호화폐에 대한 추적 및 법적 조처도 보완해갈 계획이다.

"현재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들어간 사례에 대해 피해 구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해외 거래소로 넘어간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대응할 방침이다." - 한서희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웁살라시큐리티와 바른이 추적 대상으로 삼고있는 암호화폐는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향후 이오스(EOS), 리플 등으로 종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편집자 주. 기사가 보도된 뒤 암호화폐 추적에 대한 많은 문의가 있었습니다. 웁살라시큐리티-바른 쪽에 직접 문의, 의뢰하시려면 info@uppsalasecurity.com 또는 mwku@uppsalasecurity.com 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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