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적 비트코인 블록에 다시 '양적 완화'를 새기다
반감기 전 마지막 블록에 사토시 '오마주' 메시지
“연준의 2.3조달러 투입, 2008년 구제금융 초월”
2009년 제네시스 블록 '양적완화' 기사와 같은 형태
채굴자 F2풀 "과거 역사 재현되는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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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yssa Hertig
Alyssa Hertig 2020년 5월15일 10:00
왕춘 F2풀 공동설립자. 출처=트위터
왕춘 F2풀 공동설립자. 출처=트위터

비트코인이 세번째 반감기를 맞이하기 직전의 블록을 생성한 주인공은 채굴 풀 F2풀(F2Pool)이었다. 그런데 F2풀은 이 마지막 블록에 뉴욕타임스의 4월9일자 머리기사 제목을 새겼다. 기사 제목은 “연준의 2.3조달러 투입, 2008년 구제금융 초월(With $2.3T Injection, Fed's Plan Far Exceeds 2008 Rescue)”이었다.

이 문구가 비트코인 지지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앞서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을 만든 익명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제네시스 블록(첫번째 블록)에 영국 타임스오브런던의 2009년 1월3일자 머리기사 제목을 새겼다. “재무장관, 은행에 두 번째 구제금융 임박(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이라는 문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한 글이었다. 이를 통해 나카모토는 언젠가 비트코인이 중앙은행과 정부 주도의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각종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요컨대 이 문구에는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만든 정치적 의도와 목적인 반영된 것이다. F2풀의 메시지도 이와 유사하다.

F2풀의 공동설립자 왕춘(王纯)은 최근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컨센서스 2020에서 “이 문구를 새긴 것은 내 아이디어였다”며 “꼭 맞는 문구를 찾기 위해 지난 한두 달간 수많은 머리기사 제목을 검색했다”고 말했다.

“과거의 역사가 그대로 재현되는 모양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지난 2008년 사토시가 언급한 구제금융이 또 한차례 반복되고 있다. 규모는 훨씬 더 커졌다.”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너도나도 양적 완화에 나서고 있다. 나카모토가 우려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 리칭페이 F2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양적 완화는 기준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다양한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통화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다. 최근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구제금융 소식을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곱게 볼 리 없다. 양적 완화 정책의 역사와 함께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에 새겨진 문구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이런 정책을 비판하며 스칼라 캐피털(Scalar Capital)의 공동설립자 린다 시에는 “정말 눈물이 난다”고 한탄했다. 암호화폐 전문가 안드레아 안토노폴로우스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잇따른 양적 완화를 두고 “매우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다

앞서 언급했듯, 나카모토는 지난 2009년 초 영국 타임스오브런던의 1월3일자 머리기사 제목을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에 그대로 새겼다.

당시 그가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구제금융 정책을 중단하게 하는 대안 역할을 할 거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제네시스 블록의 이 문구에서 비트코인을 만든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단번에 또렷이 발견했다. 곧 비트코인을 통해 오늘날 금융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왕춘은 뉴욕타임스 머리기사 제목을 선택한 이유로 "뉴욕타임스는 미국판 타임스”라는 점을 꼽으면서, “제네시스 블록에 새겨진 머리기사 제목과 거의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F2풀이 특별히 세번째 반감기 직전 블록에 이번 문구를 새긴 것은 반감기가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거칠 때마다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다. 반감기 전후의 경계는 아주 명확하다.”

왕춘은 세번째 반감기를 지난 비트코인을 스타워즈(Star Wars) 게임에 빗대 ‘에피소드3’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제네시스 블록'의 제네시스(창세기)를 강조해, “태초에 하나님은 천지와 백서를 창조하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번째 반감기가 지났으니 ‘에피소드4’가 시작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 프로그래머로서 그는 “모든 숫자는 0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F2풀의 리칭페이는 “이번 반감기가 비트코인의 성숙기 진입을 알리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세번째 반감기는 비트코인이 성숙기로 진입했음을 나타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번 반감기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물론 암호화폐 업계 전체의 모든 참여자에게 아주 기념비적인 행사다. 이것은 지난 12년 동안 비트코인을 이용한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시사한다. 이런 시기에 뉴욕타임스 머리기사 제목을 새긴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왕춘은 본인이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면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공통된 견해를 이렇게 언급했다.

“비트코인은 100년 전 은행이 가져간 모든 자유와 통제권을 처음으로 일반 사용자에게 되돌려주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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