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한중일+홍콩 스테이블코인' 제안 등장
양회 첫날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 위해 아시아 국가 간 결제 체계 개혁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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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Pan
David Pan 2020년 5월22일 17:45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 한국, 일본, 홍콩과 중국의 법정화폐에 동시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출처=셔터스톡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 한국, 일본, 홍콩과 중국의 법정화폐에 동시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출처=셔터스톡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 한국, 일본, 홍콩과 중국의 법정화폐에 동시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세쿼이아 차이나(Sequoia China)의 창립자이자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선난펑(영어명 Neil Shen)은 21일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같은 구상을 제안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법정화폐의 가치에 따라 그 가치가 함께 움직이는 암호화폐를 일컫는다. 다만 그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선난펑이 발의한 내용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개발 업무는 중국 인민은행이 주도한다. 스테이블코인 가치의 기반이 되는 법정화폐의 구성은 각국 경제 규모에 따라 기여 규모가 정해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s) 제도와 비슷하다.

이는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 프로젝트의 초기 구상과도 비슷하다. 리브라는 얼마 전 단일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개별 법정화폐에 각각 연동되는 여러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리브라연합에 가입하기도 했다.)

선난펑은 아시아 4개 국가의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역내 교역이 활성화돼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지갑 등을 활용한 새로운 결제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국가 간 결제와 청산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선의 제안은 홍콩대법원 변호사 케네디 웡, 홍콩 행정국 전 사무총장 헨리 탕, 홍콩에서 활동 중인 중국 억만장자 장쑹차오가 공동 발의했다. 이들은 모두 중국 전국정협 위원들이다.

쉔이 21일 참석한 회의는 이번 양회 중 정협에서 열린 첫 번째 회의였다. 정협은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을 돕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조직과 전문가들이 모인 정책 협의체로 자문 역할을 하는 상원과 같다. 22일부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주간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정협에서 나온 제안은 전인대에서 발의되는 공식 법안처럼 법이나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선난펑이 발의한 제안은 어느 정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세쿼이아차이나의 모기업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세쿼이아캐피털이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몇 안 되는 대형 벤처회사 중 하나다. 지난 2014년에는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후오비 그룹에 1천만달러를 투자했다. (후오비 그룹은 이후 본사를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너보스(Nervos)와 콘플럭스(Conflux)의 프라이빗 토큰 판매에도 참여했다. 너보스와 콘플럭스는 중국 국유기업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다.

선난펑이 발의한 제안에는 4개국의 국제 결제 업무 개선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신설하고 홍콩의 시스템을 확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 내용을 보면, 전반적인 스테이블코인 도입 업무는 인민은행이 주도·감독하며, 민간 기업들이 최신 금융 기술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을 개발·출시한다. 해당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지갑에 보관해 사용하며, 그 가치에 해당하는 현금을 준비금 개념으로 수탁 업체에 맡겨야 한다. 아울러 홍콩 통화청과 인민은행은 관련 규제를 마련해 국가 간 거래를 감독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자금세탁을 방지한다.

해당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위안이 출시되기 전에 도입할 수 있으며, 잠재적인 리스크나 기술적 오류 등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시범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출시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위안과 호환될 수 있다.

이번 제안에는 역외 위안 거래의 70%가 홍콩에서 처리되는 등 홍콩이 중국 본토와 아시아 국가들을 잇는 금융 요충지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 지난해 11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홍콩 내 디지털 자산의 교환과 거래를 허가하는 제도를 신설한 만큼, 스테이블코인 출시는 홍콩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적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증권선물위원회의 디지털 자산 사업 허가를 받은 업체는 텐센트의 위뱅크(WeBank, 微众银行),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전문 계열사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 蚂蚁金融), 텐센트와 중국 공상은행, 홍콩 기관투자자 두 곳이 참여한 합작 회사 인피니움(Infinium Limited, 怡丰有限公司), 스탠다드차타드가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는 SC디지털솔루션스(SC Digital Solutions Limited) 등 12곳이다.

한편,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인민은행도 최근 홍콩과 마카오, 중국 광둥성을 잇는 금융 시장 체계를 재편하고 국제 금융 서비스 개선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접목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2017년 중국 정부는 홍콩, 마카오와 중국 본토 금융시장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고 하나의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 금융시장의 통합 강화를 추진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지역의 금융 네트워크 강화와 금융 체계 통합을 목표로 한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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