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천배 늘었다" 재주는 그라운드X가 넘고, 재미는 거래소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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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6월9일 19:10
클레이튼 로고. 출처=클레이튼
클레이튼 로고. 출처=클레이튼

지닥(GDAC), 데이빗(Daybit), 코인원(Coinone) 등 최근 카카오 계열 암호화폐인 클레이(KLAY)를 원화마켓에 상장했던 국내 거래소들이 방문자 수, 가입자 수, 거래량 등 부문에서 상당한 상장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이를 개발한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는 이들 거래소의 '도둑상장'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파트너십을 종료하는 강수를 뒀지만 상장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그라운드X 측은 국내 규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공식 원화마켓 상장을 하지 않겠다고 재차 공식적으로 밝혔다.  

9일 코인데스크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거래소중 가장 앞서 지난 5월14일 클레이를 상장한 지닥은 상장 직후부터 '클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우선 개당 120.72원이었던 가격이 한때 498원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닥 관계자는 "상장 이후 거래소 지갑으로 유입된 클레이와 클레이를 매입하기 위해 입금된 원화를 합치면 100억 원 가량"이라며 "신규 가입자는 평소 대비 1000배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닥은 지난 8일부터 클레이 입금 회원을 대상으로 한달동안 클레이, 비트코인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도 걸었다. 수수료 매출에 연연하기 보다는 신규 회원들이 더 들어올 때 활성사용자를 더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고객센터로 걸려오는 문의들을 보면 평소 암호화폐 거래를 안 하던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시장 판도가 바뀌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5시 현재 지닥의 하루 클레이 거래량은 약 32억원. 거래소 내에서 두 번째로 거래량이 높은 암호화폐이다. 

지닥에 이어 지난 2일 클레이를 상장한 데이빗 역시 신규 이용자 수가 폭증했다. 데이빗을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 대표는 "가입자 수가 평상시의 100배로 늘었다"며 "현재까지는 클레이 상장효과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데이빗은 9일부터 매주 화, 목, 토 오후 5시에 회원들의 클레이 보유량을 확인해 7월 국내 상장 예정인 캐스피안(CSP)토큰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거래를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데이빗 지갑에 클레이를 보관하라는 것이다. 클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최대한 거래소 내부에 묶어두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4일에 클레이를 상장한 코인원은 시중은행과 직결되는 실명가상계좌를 보유한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곳이다. 9일 오후 5시 현재 코인원의 클레이 일 거래량은 약 48억원 정도다. 원화마켓에 상장된 암호화폐 중 6번째로 거래량이 많다. 코인원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이벤트들이 많아서 정확한 클레이 상장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추적 중"이라면서도 "상장 당시에는 웹동시 접속자수가 평소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일본이었다면 이렇게 마음대로 상장했겠나"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9일 열린 제1회 코인데스크코리아 웨비나에 참가해, 이들 거래소의 상장에 여전히 깊은 유감을 보였다. 한 대표는 "클레이가 퍼블릭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상장을 가지고 제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규제가 가시화된 일본이었다면 (거래소들이) 이렇게 마음대로 상장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거래소에서 토큰이나 코인을 상장시키는 것은 이걸 금융상품으로 보고 투자자 안전조치, 규제 등과 함께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인것 같다"며 "절대적인 답은 없지만 저희들은 결국 규제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가야하는 구조이니 상장에 대해서는 (저희와) 결을 잘 맞춰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클레이를 상장하면 파트너십을 종료하겠다고 공지했던대로, 지닥을 운영하는 피어테크나 코인원과는 파트너 관계를 끊었다"며 "향후 저희가 국내에서 주도하는 상장은 규제가 생기는 것과 결을 맞춰서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웨비나에서 카카오톡에 탑재된 암호화폐 지갑 클립(Klip)의 콘셉트와 향후 카카오와의 블록체인 연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암호화폐 지갑들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있는데, (카카오톡을 이용해) 그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게 클립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클립 뿐 아니라 다른 블록체인 서비스에 대해서도 모회사인 카카오와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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