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시, 개헌 국민투표에 블록체인 투표 도입
7월 푸틴 연임 위한 개헌 국민투표에 블록체인 기술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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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Baydakova
Anna Baydakova 2020년 6월11일 07: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러시아가 오는 7월 1일 헌법 개정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치른다. 현재 6년 연임 제한을 수정해 푸틴 대통령이 다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할지를 결정하게 될 투표다.

대부분 지역에서는 투표용지를 인쇄해 우리가 흔히 아는 방식으로 투표하지만, 모스크바와 니즈니 노브고로드 지역 주민들은 전자 투표를 선택할 수 있다. 모스크바 주민의 경우 투표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전자 투표 공식 페이지에 따르면, 모스크바 정보기술부는 비트퓨리(Bitfury)의 오픈소스 기업용 블록체인인 엑소넘(Exonum)을 사용할 계획이다.

“권위증명(Proof of Authority) 방식을 활용한 블록체인이 적용된다. 스마트계약이 시스템에 투표를 기록하고, 투표가 완료되고 나면 기록을 해독해서 블록체인 시스템에 기록한다.” – 모스크바 전자 투표 공식 페이지

정보기술부는 코인데스크의 취재 요청에 답해오지 않았다. 비트퓨리 대변인도 러시아의 국민투표에 자사의 엑소넘이 쓰이는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반 투표는 엑소넘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할 만한 소식은 없지만, 앞으로 발표 내용을 계속 지켜볼 예정이다.” – 비트퓨리 대변인

모스크바 정부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는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판매사 카스퍼스키 연구소(Kaspersky Lab)로, 카스퍼스키는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 컨설팅을 제공해오고 있다. 카스퍼스키 대변인은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험난한 길

모스크바는 지금까지 블록체인 투표와 관련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 9월 일부 모스크바 주민들이 시의원 선거에 전자 투표 형태로 참여했다. 시스템 코드가 공개됐을 때 프랑스의 보안 연구원 피에릭 고드리는 쉽게 해킹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투표가 완료된 뒤 낙선 후보 한 명이 오프라인 투표 결과가 전자 투표 결과와 판이하다며 시스템을 비판했다.

시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로만 유네만 후보는 보고서를 통해 투표 시스템의 약점을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 기간 중 시스템 이용이 불가능했던 시간이 거의 30%에 달했으며, 전자 투표를 완료하지 못한 불만 신고도 70건 접수됐다.

러시아의 뉴스 매체 메두자(Meduza)는 투표를 해독하기 위한 개인키가 거래 명세에 포함돼 있고, 이를 어렵지 않게 불러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누가 어디에 투표했는지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약 1만2천 명의 투표 기록이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네만은 모스크바시 정부 서버에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완전히 통제한다고 말했다. 독립 참관인들은 투표 집계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한 선거구에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낮은 신뢰

“전자 투표는 블록체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모스크바 선거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투표를 참관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이 없었고, 투표 결과를 언제든지 조작할 수 있었다. 종이 투표와는 달리 이 경우 조작의 증거가 남지 않는다.” – 세르게이 티코미로브, 룩셈부르크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원

블록체인 투표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장 잘 알려진 블록체인 투표 앱 중 하나인 보아츠(Voatz)는 미국 국토안보부와 MIT가 앱의 취약점을 지적하고 나섰고, 이를 반영하고 개선해 몇 차례 시험을 진행했지만, 끝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여러 정부는 블록체인 투표를 계속 실험하고 있다. 태국, 한국, 시에라리온, 인도 등에서 블록체인 투표를 실험 중이다.

그린스보로에 있는 북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학과의 니르 크셰트리 교수는 지난 10월 블록체인이 투표를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선거 사기를 예방하는 데 블록체인이 더 나은 시스템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권력을 가진 이들이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 설계와 접근 권한에 관한 결정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티코미로브는 블록체인 기술이 정치 시스템의 고질적인 신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선거 시스템을 신뢰한다면, 어느 투표 방식을 채택하든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전자 투표 방식이 더 위험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신뢰가 없다면 전자 투표에서 집계가 공정한지를 확인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 세르게이 티코미로브

러시아는 지난 10년 동안 여러 차례 선거 결과를 조작한 전례가 있다. 이로 인해 국가 전역에서 자발적인 선거 참관인 운동이 일어났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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