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의장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경우 민간 기업의 역할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17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연준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달러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면서, 실제 디지털 달러를 개발 및 발행하기에 앞서 연구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톰 엠머 하원의원의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 설계시 민간 기업의 역할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디지털 달러는) 중앙은행이 설계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민간 영역은 통화 공급에 관여할 수 없다. 이는 중앙은행의 역할이다.”
엠머 하원의원은 이날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과 다니엘 고핀 CFTC 산하 연구소 랩CFTC 소장, 데이비드 트릿 액센추어 글로벌 이사 등이 올해 초 제안한 디지털달러 프로젝트와 관련해 제롬 파월 의장에게 질의했다. 이들은 디지털달러 프로젝트에서 연준이 디지털달러를 발행하되 민간 영역과 협업하고, 현행 시스템과 유사한 이중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파월 의장은 일반 대중이 민간 기업의 통화 공급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기업 종사자들이 이른바 ‘공공의 이익’에 책임성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준이 디지털달러 아이디어를 면밀히 검토중인 것은 확실하다. 파월 의장에 따르면 일군의 연준 구성원들이 디지털달러의 개념 및 금융 포용에 미칠 영향과 사이버 안보 관련 우려에 대해 토론하며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만일 (디지털 달러가) 미국 경제와 달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열심히 관련 (연구) 작업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이 가상의 디지털달러를 온전히 통제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그는 연준이 개인의 거래 내역에 대한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혹은 너무 적게 갖는 것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제한된 시간 탓에 이 발언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했다.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디지털 달러 도입이 너무 늦어지는 데 대한 우려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날 갑자기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달러가 더는 세계 기축 통화 지위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선 안 된다. 연준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연준이 디지털 달러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에 앞서 여러 의문들에 대한 답변을 신중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번역: 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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