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JD.com)의 블록체인은 RaaS의 핵심수단
[중국 빅테크④]
자체 구축한 유통망 관리 시스템으로 알리바바, 타오바오와 차별화
블록체인, 인공지능, 드론 등 신기술로 '유통의 서비스화' 꿈꿔
자체 오픈소스 플랫폼, BaaS 등 출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7월13일 17:00
출처=징둥닷컴
출처=징둥닷컴

2004년 설립된 징둥닷컴은 제품 매입과 배송 등 유통 전 과정의 직접 처리하기 위해 2007년부터 자체 물류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외주 기업에 물류를 맡긴 알리바바, 타오바오 등 경쟁 기업과 차별화를 꾀했다. 덕분에 징둥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도약했다. “정품을 하루만에 배달해 드립니다(Authentic products, delivered today)”라는 슬로건이 이같은 전략을 상징한다.

최근 징둥닷컴은 그동안 쌓아 온 물류 인프라와 기술, 노하우 등을 서비스화해 다른 기업들에게 개방하는 ‘유통의 서비스화(Retail as a Service)’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징둥은 유통의 서비스화를 위한 수단으로 블록체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등 다양한 신기술에 주목한다.

특히 블록체인은 징둥의 물류 공급망 관리 시스템 혁신에서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다. 징둥닷컴은 올해 3월 발간한 블록체인 기반 추적 서비스 혁신 및 응용 보고서에서, “신뢰를 매개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징둥은 2016년부터 자체 물류 추적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왔다. 이 무렵 징둥은 자체 물류망을 갖추고 본사가 직접 물건 배송을 실시하고 있었고, 이는 최대 쇼핑몰인 타오바오(알리바바)에 견줘 '짝퉁 방지' 등 면에서 우수한 요소로 꼽히고 있었다. 징둥은 2017년 12월 월마트, IBM, 칭화대 등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공급망 추적 시스템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이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함과 동시에 식품 안전성 및 품질 관리의 추적 가능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징둥닷컴은 2018년 자회사인 징둥디지털과학기술(JD Digits)을 통해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JD체인을 처음 선보였다. JD체인은 게이트웨이 서비스와 합의 서비스, 데이터 원장, 개발 도구 키트 등 네 가지 기능 모듈로 구성됐다.

지난해 4월 징둥은 JD체인을 오픈소스 형태로 외부에 공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응용 백서를 발간했다. 징둥닷컴은 이 백서에서 “기업 차원에서 응용 가능한 블록체인의 기초 인프라를 다지는 것”이 징둥 블록체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징둥닷컴에 따르면 JD체인을 통해 초당 1만건 이상의 트랜젝션을 처리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은 제3자에 대한 의존성을 줄인다는 점이다. 1대1로 정보와 가치가 교환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은 빛을 발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JD체인은 기업 차원의 응용에 초점을 둔 보급형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JD체인을 통해 기업급 기초 인프라의 역할을 하고,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효율적이고 유연하며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징둥은 2018년 8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智臻链)을 출시했다. 징둥은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 개발은 ‘유통의 서비스화’ 전략의 최신 확장 사례”라고 밝혔다. 자체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할 여력이 없는 기업들도 J오픈블록체인플랫폼을 활용하면 원클릭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 신원증명, 비밀키 관리, 응용 브라우저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개방형 클라우드 혹은 자체 클라우드를 활용해 블록체인을 구성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징둥닷컴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크게 자체 개발한 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 JD체인과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출처=징둥닷컴
징둥닷컴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크게 자체 개발한 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 JD체인과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출처=징둥닷컴

징둥닷컴의 JD체인과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은 식품, 의약품, 중고 물품 등 다양한 상품 유통망 관리와 더불어 전자 증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2018년 12월 징둥닷컴은 JD오픈블록체인플랫폼 기반 의약품 개방형 추적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의약품의 정품 여부를 비롯해 생산과 임상시험, 운송, 보관 및 판매 등 과정을 소비자가 쉽게 추적할 수 있다. 징둥은 유통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사물인터넷(IoT) 솔루션들과 쉽게 연동할 수 있는 점이 자사의 의약품 추적 솔루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같은해 중국태평양보험(CPIC)이 중국 최초로 증치세 전용 영수증 발급 전자화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징둥은 국가 차원의 증치세 영수증 발급 전자화에도 해당 시스템이 중요한 참고 사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발간된 블록체인 기반 추적 서비스 혁신 및 응용 보고서에 따르면, 징둥닷컴은 물류비용 사후정산 과정에서 쓰이는 종이 문서 전자화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매년 4억위안의 배송 관련 인건비와 5000톤 이상의 종이 사용량을 절감했다. 

징둥닷컴은 자사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2020년 6월 기준 700개 이상의 브랜드, 50000건 이상의 재고 추적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징둥닷컴은 지난달 광저우, 베이징 등 지방 정부의 인터넷 법원과의 협력을 통해 전자 계약 플랫폼을 구축해, 현재 한 달 정도인 온라인 재판 과정을 일주일 수준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