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예측 플랫폼 어거, 5년 만에 새 버전 출시
IPFS, 다이, 0x Mesh, 유니스왑 등 다양한 툴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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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Foxley
William Foxley 2020년 7월30일 12:00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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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어거(Augur)가 지난 28일 예측시장 플랫폼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 어거는 지난 2015년 비탈릭 부테린이 엔젤 투자자로 참여한 이더리움(Ethereum)의 초창기 프로젝트 중 하나다.
  • 어거의 새 버전에는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 행성 간 파일 시스템), 메이커다오(MakerDAO)의 다이(Dai), 0x Mesh, 유니스왑(Uniswap)의 가격 오라클 등 새롭고 다양한 암호화폐 툴이 포함됐다.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을 기반으로 한 궁극의 머니 레고(money Lego)가 출시됐다. 포캐스트 재단(Forecast Foundation)은 지난 28일 어거 버전2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어거 버전2 프로토콜 계약들이 이더리움 메인넷에 성공적으로 배포됐다. 해당 계약들은 이더스캔(Etherscan)상에서 검증이 완료됐으며, 디플로이어(deployer) 주소는 여기에 있다.” - 포캐스트 재단 블로그

지난 2015년 출시된 어거는 초창기 진행된 암호화폐 공개(ICO) 사례 중 하나이자 이더리움 앱으로, 블록체인 베팅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출시된 버전2에서는 IPFS, 0x Mesh, 메이커다오의 다이, 유니스왑의 버전2 오라클 네트워크 등 최근 디파이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여러 가지 툴이 모두 담겼다.

어거 버전1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안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투박하고 느리며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다. 원래 어거는 예일대 통계학자인 폴 스토르츠가 개발한 비트코인 블록체인상에 있는 예측 프로토콜 트루스코인(Truthcoin)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지난 2015년 스토르츠는 블로그 글을 통해 본인과 어거 프로젝트와는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어거의 공동 설립자인 잭 피터슨과 조이 크루그는 어거 버전1을 출시했던 초창기부터 버전2 개발을 진행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어거 개발팀은 지난 2017년 미디엄(Medium) 글에서 “어거 버전1은 다소 속도가 느리고 가격이 높을 수 있으나(거래 1건당 몇십원, 시간은 몇초 정도), 다음 버전이 출시되기 전까지 사용할 멋진 제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2.0처럼 어거 버전2 역시 개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일을 겪으며 출시가 늦어졌다. 하지만 그 기간 개발팀은 어거 베팅 플랫폼에 다양한 이더리움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접목했다.

 

성공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

어거는 오라클을 사용한다. 오라클은 오프체인(off-chain) 데이터를 온체인(on-chain)으로 불러오는 다리 역할을 한다.

다리 역할은 말은 쉬울지 몰라도 실행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온체인 데이터는 객관적이지만, 오프체인 데이터는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거래를 전송할 때 거래자는 버튼을 누르고 네트워크는 이를 기록한다. 여기에 논란의 여지는 없다. 반면 오프체인 데이터는 CNN이나 폭스 뉴스(Fox News), 와인과 함께 가십을 즐기는 가정주부들이 페이스북(Facebook)에 올리는 포스팅과 같다. 발생한 일의 기록만 있을 뿐 진실을 알 순 없다.

이것이 바로 어거와 그 전신인 트루스코인이 토큰경제학으로 해결하려 했던 부분이다. 실제로 발생하는 이벤트들을 이용해 블록체인상에서 베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체인링크(Chainlink)와 밴드 프로토콜(Band Protocol) 등 오라클 네트워크들이 해결하려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이용자들이 거짓 정보를 보고하지 않아야 하며, 하나의 이벤트를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대규모 시스템상에서 이 프로토콜을 실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어거 포캐스트 재단의 운영이사 톰 시저는 본지 인터뷰에서 “어거에는 3가지 각기 다른 베팅 방식이 있다(Yes/No 이중선택 시장, 최대 8개까지 다중선택이 가능한 시장, 0~100까지 범위를 지정하는 시장)”고 설명했다.

이전 버전에서는 이벤트 결과에 대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장 자체를 ‘유효하지 않음(invalid)’으로 지정할 수 있었는데, 이 규정 때문에 많은 베팅이 무효로 처리됐다.

버전2에서는 이 로직은 그대로 가져가되, 모든 시장을 통틀어 하나의 옵션이 추가됐다. 바로 ‘유효하지 않음’에 베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베팅하는 사람들이 내기 자체가 허술하게 만들어졌다는 데 돈을 거는 것이라고 시저는 설명했다.

“’유효하지 않음’의 시장성이 높아지고 있다.” - 톰 시저 포캐스트 재단 운영이사

버전2의 또 다른 장점은 청산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이다. 이전 버전에서는 시장이 마감되기까지 7일이 걸렸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의 경쟁률이 높지만 않다면, 48~72시간 안에 예측 결과에 따른 청산을 끝낼 수 있다.

 

IPFS

지난 27일 공개된 블로그 글에 따르면 어거에는 서버가 없다. 그렇다고 어거가 현대 컴퓨팅을 뛰어넘는 건 아니기에 어딘가엔 바이트가 호스팅돼야 한다. 하지만 어거는 탈중앙화된 클라이언트 스토리지를 위해 탈중앙 분산형 프로토콜인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 행성 간 파일 시스템)를 도입했다.

“IPFS를 쓴다는 건 중앙 관리자 없이도 클라이언트 배포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며, 깃허브(GitHub)에 공개된 코드가 수정되면 이를 감지할 수도 있다.”

카이사르는 어거를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 등 다른 웹3.0 프로젝트에 쉽게 복제해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어거 버전2에도 저장되는 데이터양이 방대하다. 이는 현재 사상 최대 수요를 보이고 있는 이더리움 메인 블록체인에는 좋지 않지만, 이용자들에겐 유리하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서 분산앱(dapp)은 스마트계약에 호스팅된다. 그리고 자체 토큰인 이더(ETH)를 지급하면 스마트계약에서 작업을 실행한다.

하지만 모든 계약이 똑같이 생성되는 건 아니다. 어거에는 하나의 블록체인 안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스마트계약들이 동시에 실행되는 ‘팽창(bloat)’ 현상이 있으며, 이렇게 데이터가 큰, 무거운 계약들이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게 된다.

최근 이더리움 개발자들 사이에서 거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중 일부를 저장하는 이더리움 스테이트(Ethereum state) 크기 증가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거는 기본 레이어 문제와 관련해 개발팀의 승인 하에서만 스테이트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어거 버전2 계약들은 그와 비슷한 다른 계약들에 비해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더 많이 저장한다. 예를 들어 손익 데이터와 시장 메타데이터는 온체인에 저장된다. 그렇게 되면 거래 비용이 다소 비싸질 수 있지만, 어거 버전2 클라이언트 같은 앱들이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요청하는 횟수가 줄고, 관련 데이터를 바로 가져올 수 있게 된다.

데이터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어거 이용자의 평균 거래 비용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카이사르는 자신이 즉석에서 대략 계산해본 결과, 유니스왑에서 토큰을 스왑하는 것보다 어거에서 거래하는 게 수수료 측면에서 2배 이득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거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데 든 비용은 밸런서(Balancer) 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 어거 블로그

 

개방형 블록체인

과거 많은 비난을 받았던 다른 분산앱들과 달리 어거는 관리자 키 없이 출시된다.

관리자 키는 온체인 계약에 침투할 수 있는 백도어(backdoor)를 제공해 라이브 서버에 있는 프로젝트를 수정할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몇몇 이더리움 프로젝트에서 제품 출시 이후에도 개발자들에게 관리자 키를 갖고 있게 하거나, 키 보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갖고 있도록 허용해 비난을 산 적이 있다. 토네이토 캐시(Tornado Cash)의 버전1 관리자 키 같은 경우도 5월에 진행한 버전2 계약 업데이트 시점까지 파기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REPv2

카이사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거의 평판 토큰 REP를 대대적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REPv2에는 REPv1과는 다른 새로운 로직이 포함될 예정이다.

암호화폐 분석기업 메사리(Messari)에 따르면 포캐스트 재단은 지난 2017년 8월 어거 토큰(REP)의 ICO를 진행해 530만달러를 모았다. ERC-20 규정을 따른 REP는 어거에서 이벤트를 보고할 때뿐만 아니라 이벤트 결과를 놓고 분쟁을 벌일 때도 쓸 수 있는 준 거버넌스 토큰이다.

카이사르는 기존 토큰을 버전2 계약에서 사용할 수 없어 새로운 토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어거 블로그에 따르면 REPv2를 REPv1로 바꾸고 싶은 이용자들을 위해 포캐스트 재단에서 설명서를 내놓았으나, 어거 버전2 반영 이후 결국엔 REPv2로 옮겨야 한다.

 

0x Mesh

어거는 베팅을 위한 온체인 릴레이 오더북(order book) 시스템인 0x Mesh를 통합한 초기 분산앱 중 하나다(설명할 내용이 많아 그림을 첨부한다).

출처=0x Mesh
출처=0x Mesh

여기서 온체인이란 0x가 오더북을 설정한 방식을 말한다. 여러 건의 거래가 모여야 네트워크 연결 상태를 확인하는 오프체인 오더북과는 달리, 거래를 실행해야 할 때마다 이더리움 메인 네트워크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둘 다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여기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다(낮은 거래 수수료로 인해 최근 오프체인 오더북의 인기가 높아지긴 했다).

중개자(relayer)들은 더딘 속도와 비효율성으로 유명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거래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비효율성이란 블록체인 구성방식인 개인간(P2P) 연결 방식에 따른 특성으로, 거래나 베팅을 청산할 때 사람들은 빠른 처리를 원하지만, 거래자에서 오더북으로 바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 내역을 은밀히 공유하는(whisper) 방식을 채택한 네트워크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중개자가 노드 클러스터를 구성해 거래(베팅) 건이 오더북에 더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0x의 맷 테일러 대변인은 코인데스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0x 오더는 단순히 전달(예: 릴레이) 가능한 암호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다이

어거 버전1과 버전2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안정적인 베팅 수단의 유무다. 지금 어거에서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쓸 수 있다. 원래는 이더를 사용한 어거는 오랫동안 다이를 통합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 이유는 이더의 가격 변동성이 베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달 초까지만 해도 230달러 근처였던 이더 가격이 최근 며칠 새 320달러를 넘어섰다. 장기적인 베팅 플랫폼에서는 이더 같은 자체 토큰을 사용하면서 이용자들의 장기 투자를 기대할 순 없다. 선거 직후 달러 가치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것만을 기대하고 선거에 베팅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뿐만 아니라 난해한 법 규정 문제가 따르는 베팅 프로토콜 입장에서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은 뜻밖의 선물과도 같다. 어거 기반 프로젝트였던 베팅 플랫폼 베일(Veil)은 규제 관련 우려로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는데, 사실 베일의 문제는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당시 베일은 “우리는 탈중앙화 플랫폼도, 규제의 대상도 아니었다. 100% 탈중앙화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제품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있지만, 당국의 규제를 받는 제품을 원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사람들이 매력적인 가치를 느끼는 절충점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유니스왑

어거 버전2가 가진 또 다른 유용한 기능은 가격 오라클 서비스로 유니스왑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모든 탈중앙앱은 블룸버그 터미널(Bloomberg Terminal)처럼 가격을 피드로 받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더리움 머니 레고인 유니스왑이 제공하는 기능이다.

유니스왑은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이다. 즉, 앱 자체의 기본 로직만을 활용해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토큰의 거래쌍을 만들어 거래하고 이를 교환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 만약 REPv2 같은 토큰을 추가하고 싶다면 수수료를 내고 프로토콜에 토큰을 예치하면 된다. 유니스왑에서는 누구나 해당 토큰을 사거나 거래쌍이 있는 토큰 풀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이-REP 거래쌍을 만들어 다이로 REP을 사거나, 반대로 REP로 다이를 살 수도 있다.

유니스왑 설립자 헤이든 애덤스는 유니스왑 버전2 출시 당시 본지와 했던 인터뷰에서 “오라클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며, 특히 탈중앙화된 온체인 가격 피드를 보유할 가치는 상당하다. 이것이 바로 유니스왑 버전2가 전 세계에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유니스왑 프로토콜에도 간접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큰 풀은 거래와 관련된 정보, 특히 가격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론상으론 유동성이 높은 풀은 이더 등 교환 대상이 되는 토큰에 대해 유리한 기준 환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따라서 토큰 풀에서 이더를 얼마만큼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REP 토큰의 가격이 결정된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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