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중 무역 필수품 된 비트코인
편리하고 저렴한 결제 수단... 암호화폐 규제 우려 때문에 이용 사실은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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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yssa Hertig
Alyssa Hertig 2020년 8월18일 07:00
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추퀘메카 에지케 씨는 매달 중국 무역 회사에 수천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낸다. 남은 자동차 부품, 건축 자재와 아버지가 30년도 더 전에 시작한 사업에 필요한 주스를 수입하고 값을 비트코인으로 치르는 것이다. 에지케는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 나이지리아 지사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며, 부업으로 가족이 꾸리는 사업을 돕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통화를 교환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다고 말한다. 게다가 시중 은행이나 금융 기관을 이용하면 하루에 1만달러 이상을 보낼 수 없지만, 비트코인을 보낼 땐 그런 금액 한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지케는 하루에 1만달러 이상을 보낼 일이 종종 생긴다고 말한다.

에지케가 물건을 만든 제조업체에 직접 대금을 치르는 건 아니다. 대신 위챗에서 "알렌"이라는 이름의 중개인을 거친다. 알렌은 에지케가 보낸 비트코인을 중국의 법정화폐인 인민폐로 바꿔 이를 제조업체에 전달한다. 에지케는 "중국 사람들은 특히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는 걸 꺼린다"며, 자신이 거래하는 회사의 이름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에지케처럼 비트코인을 무역에 사용하는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꽤 많다. 에지케는 심지어 국경 간 거래를 하고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치르려는 나이지리아 회사를 도와주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무역하기 

비트코인이 국제 무역에 유용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국경을 넘을 때마다 가치를 계산해 그 나랏돈으로 바꿔야 하는 전통적인 법정화폐와 달리 비트코인은 손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사실 비트코인 거래에는 국경이 없다. 거래하는 상대방이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받을 마음만 있다면 전통적인 거래 방법보다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더 빠르고 거래 비용도 싸다. 다만 비트코인은 세상에 나온 지 이제 겨우 10년이 좀 넘은 돈을 보내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다. 비트코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많은 세상이다.

이렇게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데도 비트코인은 아직 국제 무역이나 송금 등 가치를 이전하는 분야를 장악하지 못했다.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비트코인의 한계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비트코인을 주고받으려 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혼잡해져 거래를 검증하고 결제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전 세계의 개발자들은 이런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를 개발, 개선하고 있다. 하루에 수백만 명이 비트코인을 거래해도 네트워크에 혼잡이 빚어져 거래 수수료가 급등하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또 나이지리아에서는 발 빠르게 비트코인을 받아들여 국제 무역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거치는 것보다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편이 장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제도권 금융 통한 환전은 "끔찍"

나이지리아의 비트코인 사업가 치메지에 추타 씨는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때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이유로 다른 점을 꼽았다.

세계화된 세상에서 사람들은 다른 나라 물건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고판다.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생활에 쓰는 물건의 상당 부분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물건인데, 추타는 수입품의 대부분이 중국 제조업체들이 만든 중국산 제품이라고 말한다.

"나이지리아는 수입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고 있는 나라다. 식품, 의약품, 건축 자재, 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입품이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다. 그런 나이지리아에 중국은 대부분의 물건을 수출하는 아주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수입품 없이 살기 어려운 나이지리아 사람들이지만, 물건을 수입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힘들다.

"나이지리아 기업이 물건을 수입하기 위해 외환 거래소를 거치는 데는 엄청난 제약이 따른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CBN)이 외환 유동성을 제한해뒀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필요한 만큼 쓰기에 현재 인정된 유동성은 턱없이 낮다."

나이지리아 사람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무역을 하려면 나이지리아 법정화폐인 나이라(naira)를 먼저 외화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나이지리아에서는 미국 달러나 중국 위안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

"수입업자들은 그래서 실제로 필요한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 암시장을 이용한다. 당연히 암시장에서는 이런저런 비용이 많이 들어 값을 더 쳐줘야 외화를 구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의 외화 암시장 문제는 블룸버그에서 심층 취재해 다루기도 했다.

에지케가 무역 대금을 치르는 데 비트코인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도 비슷했다. 에지케는 코인데스크에 "달러를 확보하는 일이 너무 고생이었다"며,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전 세계 은행의 법정화폐 송금 네트워크를 건너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타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 비트코인이 훨씬 더 빠르고 투명하며, 중개인을 신뢰할 필요가 없어 좋다는 결론이다.

"중국 수출업자들이 수출한 제품에 대한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생각이 있다고 알려왔을 때 나이지리아 사업가들은 기회가 왔다는 걸 직감했다. 수입한 물건값을 비트코인으로 치를 수 있다면 기대되는 혜택이 많았다."

 

나이라의 인플레이션 문제

사업가 모녜이 치나젝펠레 씨는 옷과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를 중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했다. 중국에서 사 온 물건을 나이지리아 사람들에게 다시 파는 게 치나젝펠레의 사업이다. 그는 현행 금융 제도의 한계를 절감한 뒤에 비트코인을 이용해 대금을 치르기로 마음먹었다.

"통화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똑똑히 경험하고 너무 놀랐다."

치나젝펠레의 논점은 결국 추타나 에지케의 주장과 비슷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나이라를 다른 나라 화폐로 바꾸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화폐로 환전하기가 정말 어렵다. 언젠가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믿지만, 지금은 사업하기 불편하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정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나이라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도 문제가 많다."

치나젝펠레는 나이라의 연 12%에 이르는 높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지적했다. 매년 이렇게 물가가 오른다는 건 그만큼 나이라의 가치는 낮아진다는 뜻이다.

비트코인도 가격 변동이 심하다. 여러 요인에 따라 어떤 날은 값이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그래도 치나젝펠레는 비트코인에는 나이라와 같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없고,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므로 괜찮다고 말했다.

치나젝펠레는 또 열대 견과류 캐슈를 가공하는 기계를 중국에서 수입할 생각이다. 현지 공장과 구체적인 조항을 조율하고 있다.

 

신상 훤히 드러내는 건 부담스러워

비트코인을 이용한 모든 거래는 사실 은밀하게, 뒷거래처럼 이뤄진다. 나이지리아 사업가들은 자신들이 국제 무역에 비트코인을 활용한다는 사실이 주목받는 일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 역내에서 여전히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합법성 논란이 진행 중인 것이 첫째 이유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이미 시중은행에 암호화폐와 관련해 여러 차례 경고했다. 지난 2018년에는 은행들에 "암호화폐를 은행이 사용하거나 은행에 보관하지 말고,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거래도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에지케는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며,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에 관해 어떤 반응을 내놓고 어떤 정책을 펼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도 조심스레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하는 수입 사업과 관련해 업체 이름이나 아버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본명만 알려줬는데, 그래야 나이지리아 정부가 가족이 꾸리는 사업체를 규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전에 비트코인으로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 계좌가 정지되고, 계좌 안에 자금이 동결된 적이 있다. 계좌를 다시 열기 위해 적잖이 고생했다."

에지케는 중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거래하는 중국 업체들도 이름이 알려지길 꺼린다. 나이지리아 정부와 암호화폐의 관계에 대해 에지케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어떻게 취급하고 규제할지 매우 복잡하지만, 언젠가는 암호화폐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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