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달러의 부상과 미국의 기회
물리적인 현금과 동일한 수준의 프라이버시와 통용성, 당국은 민간 부문 보고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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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 Carter
Nic Carter 2020년 9월5일 09:00
출처=소니 로스
출처=소니 로스

코인데스크의 칼럼니스트 닉 카터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공공 블록체인 벤처 펀드 캐슬아일랜드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의 파트너다. 카터는 블록체인 분석 스타트업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스테이블코인은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오늘날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다 더하면 160억달러가 넘는다. 연초보다 48억달러가 증가했다. 스테이블코인 대부분은 미국 외 국가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미국 규제 기관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이 계속해서 성장하면, 미국 정책 입안자, 특히 뉴욕주 금융 당국이 달러 결제와 관련한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강력하고 중립적인 금융 인프라이기 때문에, 미국은 달러 장악력에 관계없이 스테이블코인의 지위가 오르는 것을 마땅히 반겨야 한다.

은행이 매우 정치적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비공식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정치권과 연루되는 경우도 많다. 뉴욕 은행 시스템의 공공연한 정치화로 인해 모든 사용자가 세금을 내야 한다. 거래마다 검열 위험이 따른다. 시스템에 의존하면 미국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한다. 시스템에서 탈출하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관리자의 요구에 점점 더 취약해진다.

은행과 결제 프로세서도 정치화되었다. 정치적인 견해가 다른 개인이나 산업이 플랫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단순히 얻는 것보다 드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하면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한다.

지난 2월에 미국 규제 기관이 달러 지배력을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을 기고했다. 인플레이션이 심한 국가에서 예금자들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 대안 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에서 비롯되는 복지 혜택을 강조했다. 그 이후로 스테이블코인의 공급액은 55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늘었고, 일일 결제액도 1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더 이상 암호화폐 산업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점점 지정학적인 반향이 커지고 있다.

먼저 스테이블코인은 억압적인 통화 정책에서 발생하는 자본 통제를 피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테더(USDT)가 중국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중국 내 비트코인 사용량을 따라잡았을 정도라고 한다. 스테이블코인 또는 “암호화폐 달러(crypto dollar)”의 인기는 단순히 디지털 화폐여서가 아니라 이들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거래상의 자유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이미 고도로 디지털화됐다. 테더(Tether) 같은 암호화폐 달러는 알리페이(AliPay)나 중국의 디지털 화폐 결제수단(DCEP)인 디지털 위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를 제공한다. 감시나 거래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무기명 자산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달러를 차별화하는 것은 디지털 화폐라는 특성이 아니라, 스마트폰만 있으면 허가와 금액 제한 없이 돈을 주고받고 세계 각지의 거래소나 브로커 네트워크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암호화폐 달러는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망명 중인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후안 과이도는 미국 재무부에서 동결한 마두로 정권의 자금을 베네수엘라의 의료 인력에게 송금하기 위해 암호화폐 송금 기업 에어TM(AirTM)를 사용할 것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밸리우(Valiu) 같은 스타트업은 로컬비트코인스(LocalBitcoins)같은 암호화폐 금융 인프라 덕분에 사용자가 달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미국 은행은 베네수엘라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암호화폐 달러를 사용하는 것이 논리적인 선택이다.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은행 시스템의 속박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암호화폐 달러가 효과를 발휘한다.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는 해외 은행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뉴욕 금융감독청(NYDFS)의 관할 밖에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차용증서(IOU)를 무기명주식으로 다루고, 일반적으로 거래가 발행사와 관련이 없는 경우 경찰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사용자들은 은행 달러로 스테이블코인을 상환하거나 생성하는 경우에만 발행사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거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고, 정치적인 상황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현금과 가장 유사하다. 디지털 현금의 약속을 지킨 것은 국가가 아니라 민간 부문이다.

미국 정책 입안자가 이 글을 읽는다면 매우 불편할 수 있다. 뉴욕은 달러 우주의 중심이다. 미국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은행 간 통신 코드 스위프트(SWIFT)는 달러의 패권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법무부는 비공식적인 은행 지침과 베일에 가려진 협박을 통해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다. 양 당사자가 미국인이 아닌데도 달러를 사용하면 미국 정부에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나 달러 기반 도구는 남용으로 인해 효과를 잃고 있다. 미국이 제재로 협박을 하면 할수록, 대안을 찾을 필요성은 커진다. 은행이 위험을 피하면 피할수록 은행 아닌 대안을 향한 관심은 점점 커진다. 반체제 인사들이 미국 결제 프로세서에서 점점 더 많이 쫓겨날수록, 더 나은 중립적인 대안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연방준비제도는 현재 열심히 디지털달러를 개발하고 있다. 아마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또는 페이스북의 리브라나 중국의 DCEP가 자극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완성본의 어떤 모습이건 간에, 연준의 프로젝트가 거래자들에게 충분한 자주권을 제공할 수 있을까? 연준에서 만든 디지털 현금 시스템이 물리적인 현금과 동일하게 즉시 결제를 제공하고 사유 무기명 자산이 되어줄 수 있을까? 미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 화폐가 국토안보부나 이민세관집행국(ICE), 연방수사국(FBI)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오늘날 미국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달러 생태계에 관한 한 아직도 중력의 중심에 있다. 이 상당한 이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 금융 인프라의 뒤를 이을 시스템이 대부분 미국에서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에 신께 감사해야 한다. 계속해서 산업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치적인 지시로 부담을 줘 금융 인프라 사용자들을 처벌할 수도 있고, 아니면 중립적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다. 스스로 변혁을 이뤄내려면 고통이 따르겠지만, 자유, 프라이버시, 기업의 자유와 개인의 자주권 같은 미국적인 가치는 우리의 헌법과 사회 곳곳에 내재해 있다. 진정으로 중립적인 결제와 결제 인프라를 뒷받침하려면 미국보다 더 적절한 국가는 없다.

달러 인프라가 생각보다 더 굳건할 가능성이 크지만, 은행과 메시징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미국이 동맹국과의 관계가 경색되고, 중국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면서 또 다른 실행 가능한 대안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DCEP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대안은 최종 사용자에게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지도자들이 당면한 과제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미국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결제 기술의 선구자가 될 수 있다.

미국이 암호화폐 달러를 외면하고 발행자를 처벌하기로 한다면, 급성장하는 미국의 산업을 억압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더 믿을 수 없는 대안으로 떠미는 꼴이 된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계좌의 달러를 기반으로 하지만(따라서 거버넌스의 대상이지만), 일부는 이더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발행된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자동화돼 있고, 통제를 위한 매개나 은행 시스템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것이 바로 전환 스테이블코인의 특징이다. 비록 아직 규모는 작지만, 다이(dai, 현재 4억5500만달러 공급됨) 같은 암호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더욱 무정부주의적인 방식을 택했고, 따라서 감시하거나 영향을 미치기가 더 어렵다. 더 엄격하게 규제한다고 해서 암호화폐 달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신 사용자들은 규제가 더 어려운 대안으로 몰려갈 것이다.

공공 디지털달러 솔루션의 설계자들은 민간 부문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사용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물리적인 현금과 같은 수준의 프라이버시와 통용성을 원할 것이다. 위험한 기술만능주의 환상이 아니다. 인터넷상에 진정한 현금 표준이 있다면 거래의 프라이버시와 자주성을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범죄자가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완고하게 의견을 고수한다면, 민간 부문은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간부문은 더 이상 정책 입안자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에 가 있을 것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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