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암호화폐, 그리고 조세 형평성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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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10월5일 08:30
출처=알렉스 웡/게티 이미지
출처=알렉스 웡/게티 이미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진실이 밝혀진 순간이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에겐 또 다른 가짜뉴스에 불과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환급 의혹에 관한 특종기사를 냈다.(관련기사) 암호화폐 업계 일각에서는 사뭇 다른 반응이 나왔다. 그들은 기사 내용 자체보다는 기사를 읽은 사람들의 반응을 비난했다. 이번 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으로 시작해 코로나19 확진 소식으로 마무리된 떠들썩한 한 주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CEO 제시 파월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기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가짜 분노”라며, 합법적인 감세를 통해 국가가 국민의 사유 재산을 침해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민의 권리를 지지했다. 프로 미식축구(NFL) 스타이자 유명 비트코인 투자자인 러셀 오쿵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환급 문제에 집중하는 것 자체가 너무 하찮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인기 트위터(Twitter) 계정 @DrBitcoinMD는 “국세청(IRS)과 세금을 둘 다 아예 없애는 것이 최선”일 거라고 제안했다.

암호화폐 트위터 계정들이 쏟아내는 피할 수 없는 반격을 보며, 필자는 이 자유주의적 견해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미국인보다 세금을 훨씬 적게 내도 되는 특권과 권력을 지닌 사람에게 격한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일뿐더러,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그렇게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경제 시스템에 정말 필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된다.

그리고 ‘커뮤니티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원을 재분배하는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정의되는 세금은, 싫든좋든 어느 거버넌스 시스템에서든 필수적인 요소다. 이는 블록체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세금은 도로나 군대, 사법 체계와 같은 공적인 제도를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단순히 급여의 20%를 가져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가나 블록체인 이용자층을 구성원들의 경제적 교환에 관한 규칙을 정립하고, 집행하며 해석할 사람이나 기관이 있어야 하는 하나의 커뮤니티로 이해하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규칙이 없으면 커뮤니티의 기능이 멈추거나 심한 경우 커뮤니티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조세는 불가피하다.

출처=폴 브래디/셔터스톡 (코인데스크 편집)
출처=폴 브래디/셔터스톡 (코인데스크 편집)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금을 내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조세 시스템이 필요한가?’가 된다. 사적 이익과 공적 이익 사이에 최적의 균형점은 무엇일까? 어떤 게 공평한 걸까? 아니면 어떻게 시스템이 조세 체제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반영하도록 만들 것인가? 우리의 목표는 세금을 일방적인 권력을 축적하는 수단이 아닌 하나의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돼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암호화폐에 있을 수도 있다.

 

시스템 보안을 위한 납세

국가와 블록체인 간의 유사성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암호화폐 채굴자들을 행정부와 사법부를 모두 장악한 집단으로 생각해보자.

채굴자들은 모두가 사용하기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원장을 감시한다. 그뿐만 아니라 코드에 포크가 실행될 때 쓰이는 프로토콜 법칙을 해석하는 판사 역할도 한다. 이를 위해 채굴자들은 작업증명(PoW) 방식에서처럼 많은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거나 지분증명(PoS) 체계처럼 맡겨둔 자금에 비례하는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렇다면 입법부는 누굴까?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거버넌스 규칙을 정하는 코드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이다. 이들은 원치 않는 법적인 허점과 비슷한 버그를 찾아내 프로토콜 이용자들이 실패하거나 이용당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간과 아이디어라는 자원을 사용한다.

개발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상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블록체인 거버넌스에서 언제나 어려운 문제였다. 대부분 블록체인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ICO 사기 사건들에서 봤듯 잘못된 유인책이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굴 보상의 20%가 개발자들에게 돌아가는 지캐시(Zcash)의 보상 체계가 원래는 좋은 취지로 생겨났다고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 지난 2015년에는 벤처 자금의 지원을 받는 비트코인 협회(Bitcoin Association)가 이해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의 디지털화폐 이니셔티브(Digital Currency Initiative)에서 일부 비트코인 개발자들의 급여 지급을 책임지게 됐다. (필자는 바로 이 시점 직후에 DCI에 합류해 지금까지 급여를 받는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 됐든 시스템을 관리하는 다양한 주체들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며, 보상 대상뿐만 아니라 자원 확보 방식과 해당 자원의 출처에 관한 질문을 할 때다. 여기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가장 노골적인 방법은 개인 이용자들의 자산에 직접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정부에서 소득세나 재산세, 판매세, 그리고 정부 서비스 사용료의 형태로 나타나며, 블록체인에서는 채굴자나 검증자들이 요구하는 거래 수수료가 여기에 해당된다.

더 간접적인 방법으로는 화폐 공급을 늘려, 화폐를 처음 발행한 주체가 누가 됐든지 간에 화폐 발행 소득은 올리면서 동시에 물가 상승으로 이용자의 자산 가치는 떨어뜨리는 조세 방식이 있다. 실제로 정부들도 화폐를 발행해 부채를 늘리는 식으로 이런 간접세를 거두고 있으며, 비트코인 역시 채굴자들에게 블록 하나당 비트코인 6.25개에 달하는 채굴 보상을 지급하기 때문에 그때 이용자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셈이다.

 

갈등과 타협

실제로 자원은 언제나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여러 선택지 중에서 어떤 조세 시스템을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치적인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누진 소득세가 좋을까, 아니면 역진 판매세가 나을까? 그것도 아니면 그 둘을 절충한 모델이 좋을까? 아니면 세금을 전부 없애고 대신 물가를 인상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시스템 보안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까? (암호화폐 업계에 있는 많은 자유주의자가 이 모두를 반대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

블록체인 개발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다. 많은 비용이 드는 산업화된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 시스템이 나은가, 아니면 부유한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만 편향됐다는 비난이 있는 지분증명 시스템이 낫나?

세금신고 문서 1040 양식 (코인데스크 편집)
세금신고 문서 1040 양식 (코인데스크 편집)

중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시스템 보안을 위해선 반드시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고, 그 말은 이용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선 형평성의 문제가 중요하다.

‘형평성’이란 단어는 종종 사회주의 관점에서의 ‘평등’과 같은 의미로 비쳐 비난을 받곤 한다. 하지만 필자는 형평성이란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충분한 합의를 하도록 균형점을 찾는 일이라 생각한다. 형평성은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최적의 방책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합의 시스템은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다. 업계를 지배하는 시스템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다양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들 사이에서도 합의 시스템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조세’란 단어를 실제 사용하진 않을 수 있어도 최상의 조세 시스템이 무엇인가를 놓고 이견을 보인다.

블록체인의 경우 이용자들이 특정한 조세 모델이 맘에 들지 않으면 해당 플랫폼의 토큰을 팔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갈등을 겪는 국가의 시민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것보다 훨씬 쉽게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가 있다. 블록체인에서는 이용자들을 특정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거나 떠나도록 강제하는 합법화된 폭력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국가 권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거버넌스 모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만 세금이 불필요하다는 근거 없는 신화는 믿지 않기를.

 

이더리움 관련 중요 행사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곧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이더리움(Ethereum) 2.0 업그레이드가 1단계인 ‘비콘체인(Beacon Chain)’ 단계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개발하려는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의 계획이 중대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NFT(대체불가능토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더리움 역사상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시스템이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이더리움 2.0 출시를 앞두고 코인데스크는 이번 달 14일, 업계 유명인사를 초대해 온라인 행사를 개최한다. 이더리움 설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기조연설을 맡고, 필자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히스 타버트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스테이킹(staking) 같은 이더리움 2.0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들과 탈중앙금융에 대한 규제당국의 생각을 들어보려 한다.

이더리움의 미래와 분산앱(Dapp), 디파이, NFT, 스테이블코인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 링크에서 행사에 등록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이전 칼럼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올해 비트코인 움직임과 관련해서 투자자들에게 일관된 주제로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전 세계가 공포에 빠져 달러로 몰려들면서 비트코인과 금 가격 모두 폭락했고, 비트코인은 한때 금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지급 준비금을 늘리기 위해 자산을 사들이면서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고, 비트코인과 금 가격은 일제히 반등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내 주식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금과는 또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그런데 최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다시 비트코인이 금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다소 실망스러운 것은 비트코인이 한때 예기치 않은 초과 수익을 안겨다 주는 비상관 자산으로 인기를 끌었었는데, 지금은 어느 쪽에서 보아도 최악인 ‘댄스 파트너를 계속해서 바꾸는 자산’이 돼 버렸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모두 자산 가치를 어떻게 표시하느냐에 따른 문제일 수 있다. 모든 자산은 달러로 표시되는데, 달러는 모든 자산에 대비해서 각기 다른 변동성을 보인다. 따라서 달러로 표시된 비트코인 역시 다른 자산들에 맞춰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가끔 흐름에 벗어나는 것까지 과도하게 분석할 필요는 없다.

비트코인 경제에선 여전히 이야기가 중요하다. 여기서 이야기란 돈을 물 쓰듯 하는 정부와 그와 결탁한 중앙은행이 자국 화폐의 가치를 바닥까지 떨어뜨리고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법정화폐가 실패하는 날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필자는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주식시장은 호황을 누리는데 실물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진 지금의 상황을 실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계없이 비트코인을 매력적인 자산으로 만들어 줄 금융 이상 징후라 보고 있다.

필자가 비트코인의 전체적인 흐름을 나타내줄 지표를 찾고 있던 와중에 본지의 옴카르 고드볼 기자가 아래 차트를 소개해줬다. 이 차트는 인플레이션 자체가 아닌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인플레이션과 세계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출처=세인트루이스 연준
출처=세인트루이스 연준

위 차트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사람들의 의견을 조사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시장에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10년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BEI)은 이자율이 고정된 일반적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과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액면가가 조정되는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의 수익률 차이를 계산해 산출된다.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심리가 커지면 10년물 TIPS가격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이렇듯 만기는 10년으로 같지만, 수익률이 낮은 TIPS와 쿠폰 금리가 고정된 고수익 국고채를 비교하면 10년 동안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측정할 수 있다.

이 상관관계가 의미 있다고 생각할 때 비트코인 호황과 관련된 뉴스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인플레이션 기대라는 건 연준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때 그에 힘입어 함께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의 회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볼 것은, 현재 TIPS 손익분기점이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1월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때가 미국에서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차트의 회색 부분)인 시점이었다. 1월 당시에도 기대 인플레이션은 1.8%로, 연준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인 2%를 밑돌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를 넘길 바랄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헤지 수단이라고 한다면 비트코인으로선 갈 길이 먼 것이다.

그럼에도 주의해야 할 점은 첫째, 언제나 그렇듯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점이다. 위 차트는 아무 의미도 없는 차트일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필자는 비트코인을 ‘검은 백조(black swan)’에 대비한 보호장치로 생각한다. 너무 늦게까지도 전통적인 시장 가격에 반영이 되지 않은 이벤트에 대비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이다. 비트코인에 베팅한다는 건 시장을 파괴할 수 있는 무언가가 향후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는 것을 예상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2007년 사이 부동산 위기를 받아들이지 못해 실패한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생각해 보라.)

다시 이야기 논의로 돌아가 보자면, 글로벌 경제의 지정학적 틀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리고 미국 민주주의가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위험한 조합이다. 분기 수익을 중시하고, 연준에 집착하는 전통적인 기관투자자 중 이런 붕괴 상황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은 그럴 수도 있는 길을 제시해 준다. 위의 이야기를 믿는다면 비트코인 시세가 주춤해진 순간이 바로 매수 기회가 될 거다. 호황도 불황도 결국 모두 우리가 믿거나 믿지 않는 이야기인 것이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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