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투표는 어차피 올 미래다
[칼럼] 네이트 윌리엄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athaniel Williams
Nathaniel Williams 2020년 11월12일 16:37
출처=Clay Banks/Unsplash
출처=Clay Banks/Unsplash

네이트 윌리엄스는 최근 대학을 졸업한 개발자로, 이더리움과 영지식증명 지케이 스낙스(zk-SNARKs), IPFS 등 오픈소스 기술상에 개발된 온라인 투표 프로젝트 보크도니(Vocdoni)의 풀스택을 개발했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을 당시, 미국 전체가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됐지만, 나는 내 표가 제대로 처리되었는지, 아니면 '부정한 표'로 분류돼 버려졌는지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유권자 협박, 투표소 폐쇄, 투표용지가 사라지거나 무효 처리될 수 있다는 두려움, 부정투표 고발 등의 문제가 대두되며 정신없이 한 주가 지나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례 없는 규모의 우편 투표가 진행되었다. 안전한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재정과 인력이 부족한 인프라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거기다 미국의 낮은 투표율과 시민의 정당한 권리인 투표권을 억압한 역사 등의 고질적인 문제도 있다.

2020년 대선을 둘러싼 혼란은 미국 민주주의의 허점을 드러냈다. 불확실성의 대부분이 더 거대한 사회정치적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적어도 몇몇 문제는 선거 진행방식 자체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선거로 확실해진 것이 있다. 19세기의 투표방식은 수많은 사람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디지털 투표가 해결책인가?

신뢰를 중앙 당국에 위임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투표를 하고 브라우저를 열어 선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어떨까?

집단 의사결정에 관한 신뢰가 쌓이고 직접 민주주의 실험을 가로막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이런 시스템이 시민참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블록체인 투표를 활용하면 낙후된 보안과 낮은 투표율 등 선거와 관련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디지털 투표를 공공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바이낸스의 CEO 자오창펑과 이더리움의 공동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최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 개발을 해서, 승인을 받고(물론 개발보다 더 어려운 절차다), 3억 명이 넘는(신원확인까지 마친) 사용자를 4년 이내에 모아야 한다. 이것을 ‘무료로’ 하려는 실력 있는 개발자가 있어야 한다. -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안전한 암호화폐 투표 시스템을 만드는 데 따르는 기술적인 장애물이 상당히 많다(그러나 자주 과소평가된다). 자오창펑이 말한 절차가 정확하다.” -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그래도 디지털 투표는 여러 국가에서 필연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길로 보인다. 따라서 디지털 투표가 도입되지 않기를 희망하며 피하기보다는 이 문제를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첨단 암호화폐 기술이 이미 이론으로 제시되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는 이미 정해진 셈이다.

 

신뢰와 프라이버시의 딜레마

그러나 안전하고 보안이 철저한 디지털 선거를 위해서는 해결할 문제가 남아있다. 이 주제를 두고 수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그중 유튜버 톰 스콧의 의견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스콧은 디지털 투표의 가장 큰 문제는 익명성과 신뢰의 딜레마라고 했다.

정부 당국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프로세스 전체를 검증할 수 있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으며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익명 투표에서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블록체인으로 신뢰 제공하기

블록체인이 탄생한 이후, 이 기술을 투표에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아직 배포된 솔루션은 없는 상태다.

많은 프로젝트가 투표에 블록체인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표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또 다른 시스템을 두고 투표를 발행하는 메커니즘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이러한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사용한다고 해서 디지털 투표의 핵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투표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체 절차를 검증할 수 있으려면 투표용지(거래)가 블록체인으로 바로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투표자가 누구나 자신의 표가 계산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감사관들은 전체 절차에서 시스템이 온전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은 표가 사라지거나 중간에 조작되지 않도록 보장해줄 수 있다. 블록체인의 공개적인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시스템은 디도스(DDoS) 공격에 저항력이 높을 것이며, 문제를 일으키거나 악성코드에 감염될 우려가 있는 중앙화 백엔드가 없다. 또한, 선거가 끝나자마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영지식증명으로 프라이버시 제공

그러나 블록체인의 투명성이 디지털 투표의 프라이버시를 제한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정합성을 기록하고 보장하기 위한 완벽한 구조이지만, 데이터의 출처를 추적할 수도 있게 해준다. 익명의 투표 시스템은 데이터의 출처로부터 거래(투표용지)를 분리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영지식증명 지케이 스낙스(zk-SNARKs)를 살펴보자.

zk-SNARK는 특정 개인정보를 드러내지 않고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암호학 증명 구조다. 투표에 적용하면, zk-SNARK 회로는 투표자가 투표권이 있는 시민인지 증명하고 투표하도록 해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분이 드러나거나 다른 사람이 표를 추적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는 참여자의 공개키에 관한 '합의'를 생성하고 zk-SNARKs를 사용해 키를 공개하지 않고 투표자의 투표권을 증명하게 하면 가능하다. 이 모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영지식증명을 생성해 투표자의 투표권을 증명한 뒤 거래를 등록할 수 있는 투표용 블록체인을 만들 수 있다.

이는 거의 마법에 가까운 구조다. 우리는 이제 서명이 없는 투표용지를 사용할 수 있다. 서명이 없어서 추적할 수 없고, 추적할 수 없지만 투표용지가 완전한 검증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포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기다 투표자는 가스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토큰이 없어도 된다.

 

이 모델이 공격에도 강할까?

강력한 퍼블릭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검열 공격에 취약하지 않다. 그러나 투표 매수나 뇌물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투표자들이 외압으로 원하지 않는 투표를 하면, 이중지불의 걱정 없이 나중에 투표를 무효로 할 수도 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투표에 유효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게 해서 표를 매수하지 못하게 하는 참신한 방법도 있다.

 

블록체인 투표가 해결할 수 없는 것

이 솔루션은 블록체인에서 시작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며, 기술적인 솔루션도 아니다. 디지털 투표와 선거에도 몇 가지 당면 과제가 있다. 접근성이나 기술적인 해결책이 없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보편적인 인증 문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더 나은 증명 메커니즘에 투자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 투표 시스템의 진짜 아킬레스건은 사용자 클라이언트 앱(암호화폐 지갑과 동일)이다. 운영체제와 앱에서 신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안전한 선거를 할 수 있나?

이러한 솔루션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 보크도니 오픈 스택은 지난 3년간 탈중앙화 투표의 문제점을 분석해 왔다. 나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블록체인 투표의 가능성에 관해 알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풀 수 없던 문제에 급진적인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토콜과 라이브러리 세트를 설계했다. 신뢰가 필요 없고 완전 검증이 가능한 익명 투표 시스템이다. 프로젝트의 기술 인프라는 여기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20만명에 달하는 투표자가 있는 유럽의 최대 문화기관을 포함한 여러 조직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쳤다.

완벽한 디지털 투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완벽한 보안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투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적어도 물리적인 투표와 동등하거나 더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투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