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디지털 위안, 핀테크 기업 우위 약화시켜"
상업은행 vs 핀테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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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Pan
David Pan 2020년 11월20일 18:15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골드만삭스가 중국 디지털 위안(DCEP)이 중국 내 전체 소비자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안에 15%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17일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디지털 위안으로 인해 상업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영역을 뺏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위안이 기존에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던 디지털 결제 수단들에 비해 더 매력적인 대체재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은행 계좌와 디지털 위안 지갑 사이의 분리를 통한 익명성 보장과 오프라인 결제, 다양한 결제 수단과의 상호연결성 등 특징이 디지털 위안의 성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년 안에 디지털 위안은 이용자 계정 10억 개, 총 발행량 1조6천억 위안(약 2290억 달러), 연간 총 결제액 19조위안(약 2조7천억 달러) 등 지표를 달성하고, 전체 소비자 결제의 15%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소비자 결제 분야에서 상업 은행들과 핀테크 기업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금, 그리고 (대출 등) 금융 부문에 비해 소비자 결제에서 제3자 결제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훨씬 높다는 걸 고려하면, 소비 결제는 제3자 결제 기업들의 주된 수익원이다. 이에 지불 기업들은 소비자 결제를 '상업 결제'로 여겨 왔다." 

중국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널리 쓰이게 되면서, '현금을 안 쓴다'는 기술 발전이 아니라 문화 현상으로까지 발전했고, 어느덧 돈의 흐름을 알고 싶으면 알리바바와 위챗에 묻는 것이 가장 빠른 시대가 됐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주민이 길거리 과일상에서 QR코드로 결제하고 있다. 초록색 배경의 QR코드는 위챗페이, 하늘색 배경의 QR코드는 알리페이다.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중국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널리 쓰이게 되면서, '현금을 안 쓴다'는 기술 발전이 아니라 문화 현상으로까지 발전했고, 어느덧 돈의 흐름을 알고 싶으면 알리바바와 위챗에 묻는 것이 가장 빠른 시대가 됐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주민이 길거리 과일상에서 QR코드로 결제하고 있다. 초록색 배경의 QR코드는 위챗페이, 하늘색 배경의 QR코드는 알리페이다.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평평하게

골드만삭스의 이번 보고서는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시킨 뒤 나왔다.

중국 IT 대기업 알리바바의 핀테크 부문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디지털 결제 앱 중 하나인 알리페이를 운영한다. 중국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을 겨냥한 반독점 규제들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위안이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들에 입지를 빼앗기는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디지털 위안이 보편화되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점유율이 다시 역전될 거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현재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 디지털 결제를 과점하고 있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내 모바일 금융거래의 90% 이상이 이들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상업은행들은 디지털 위안 거래를 운용하도록 허가 받는 유일한 주체가 될 것"이라며 "이는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 간 경쟁의 장을 다시 평평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위안으로 결제하기 위해 선전시 뤄후구의 한 샤브샤브 식당을 찾은 남성이 휴대전화를 들어 디지털 위안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보이고 있다. 출처=후난두스 보도 화면 캡처
디지털 위안으로 결제하기 위해 선전시 뤄후구의 한 샤브샤브 식당을 찾은 남성이 휴대전화를 들어 디지털 위안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보이고 있다. 출처=후난두스 보도 화면 캡처

 

핀테크 기업의 성장은 계속될 것

그러나 핀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소비자 금융에 집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 활용처를 점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향후 5년간은 핀테크 기업들이 소비자 금융 분야에서 차지하는 우위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향후 5년간 핀테크 기업들의 수익이 은행의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핀테크 기업들이 소비자 금융 생태계 전반에서 점유율을 계속해서 넓혀 갈 것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위안이 상업은행 예금의 대량 인출사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디지털 화폐의 목적이 현금을 대체하는 데에 있지, 예금을 대체하는 데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위안 지갑의 타깃이 단순히 예금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은 아닐 것이며, 디지털 위안 기반 거래의 대부분이 소액거래에서 발생할 거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인구의 64%인 9억명에 달한다. 중국의 M0/M2 비율은 4%에 불과해, 주요 국가들 가운데 현금 이용률이 가장 낮은 수준인 데다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 금융서비스의 96%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발생한다.

골드만삭스는 결제와 소액 대출 분야의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2025년 모기지를 제외한 소매 금융시장의 수익 규모가 3조위안(약 4억2860만달러) 수준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다만 자산운용과 보험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번역: 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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