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디지털자산 은행' 만든다
해시드·해치랩스와 합작법인 설립
법인 대상으로 비트코인 구매, 수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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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20년 11월26일 12:37
KB국민은행. 출처=한겨레신문 자료사진
KB국민은행. 출처=한겨레신문 자료사진

KB국민은행이 암호화폐 등 디지털자산 수탁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은행이 디지털자산 사업에 뛰어든 건 처음이다.

국민은행, 해시드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디지털자산 관리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rea Digital Asset, KODA)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KODA는 KB국민은행, 해치랩스, 해시드가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지난주 법인을 설립했고, 대표는 문건기 해치랩스 공동대표가 맡았다.

KODA는 다음달부터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포함한 법인 고객의 디지털자산 수탁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터지와 스퀘어 등이 비트코인에 투자해 최근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법인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싶어 해시드에 문의하는 국내 법인도 상당히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거래소가 법인에겐 계좌를 열어주지 않아 합법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KODA는 그걸 열어줄 수 있다" - 김서준 해시드 대표

KB국민은행, 해치랩스, 해시드는 2020년 11월 디지털자산 관리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rea Digital Asset, KODA)을 설립했다. 출처=해시드 제공
KB국민은행, 해치랩스, 해시드는 2020년 11월 디지털자산 관리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rea Digital Asset, KODA)을 설립했다. 출처=해시드 제공

법인은 KODA에서 비트코인 구매, 판매가 가능하다. 법인이 국민은행 계좌의 원화를 KODA로 송금하면, KODA가 장외거래(OTC)를 통해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수탁해주는 구조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지금 취급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뿐이지만 향후 이더리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법인의 암호화폐 투자에 장벽으로 작용했던 회계, 세무 문제도 해결해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ODA가 세무사, 법무사를 연결해서 회계처리도 해준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빗썸 등 암호화폐 거래소가 증권사와 같이 B2C 중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KODA는 B2B 모델로 수탁, 자산운용 등에 무게중심이 있다. 이른바 '디지털자산 은행'이라고 볼 수 있다. 

KODA는 거래소를 포함해 디지털자산을 취급하고자 하는 법인과 기관을 위해 가상자산의 수탁,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 장외거래(OTC)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ODA는 "나아가 가상자산의 예치, 대출, 결제 시장으로까지 확장하여 디지털자산 시장의 은행으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문건기 KODA 대표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신뢰도를 해결해야 한다”며 “KODA는 가상자산 거래소 뿐만 아니라 디지털자산을 취급하는 기업을 위한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8월6일 KB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건기·김종호 해치랩스 공동대표,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홍준기 컴벌랜드코리아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2020년 8월6일 KB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건기·김종호 해치랩스 공동대표,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홍준기 컴벌랜드코리아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국민은행-원화, 해시드-전략, 해치랩스-지갑

국민은행은 은행계좌를 통해 고객신원확인(KYC), AML, 규제준수를 제공하고, 해시드는 사업기획과 투자자 연결, 해치랩스는 암호화폐 지갑의 개발과 운영 등을 맡는다. 지난 8월 3사는 디지털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치랩스는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업용 지갑 헤네시스(Henesis)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헤네시스는 기업 고객이 내부통제, 감사, 세무에 필요한 기능도 제공해 수탁 서비스를 위한 기본 기능도 갖췄다는 게 해치랩스의 설명이다.

해시드는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고 직접 암호화폐를 운용한다. 해시드는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라인(네이버)의 링크 등 IT기업들의 암호화폐 사업에 초기부터 투자했다. 

KODA는 국민은행이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지분율만큼 투자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디지털자산 사업을 준비해온 국민은행은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한 디지털자산 수탁사업 진출을 모색했으나, 현행 은행법 등 체계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가상자산, 게임 아이템, 디지털 운동화, 예술작품, 부동산 수익증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자산의 범위가 확대되고, 서비스들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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