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허브가 암호화폐로 결제 수단을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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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Hochstein
Marc Hochstein 2020년 12월16일 14:36
폰허브 로고. 출처=폰허브
폰허브 로고. 출처=폰허브

포르노 사이트 폰허브(Pornhub)가 최근 자사 프리미엄 회원들의 기본 결제수단을 암호화폐로 설정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하지 않고는 이 사이트에서 결제가 불가능하다. 관련 보도들로 인해 언론과 트위터는 이번 주 내내 시끄러웠다.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기본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만 받겠다는 폰허브의 방침은 불법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음성적인 결제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취지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폰허브가 그같은 방침을 발표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그런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폰허브가 암호화폐를 기본 결제 수단으로 지정하게 된 데는 글로벌 결제업체인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결정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폰허브에 아동 성착취 사진들이 게재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가 나간 뒤 지난 10일께부터 자사 카드 결제 네트워크에서 폰허브를 퇴출시켰다. 현재 폰허브는 암호화폐 외에 '프리미엄 사용자'들을 위한 결제 수단으로 내놓을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검열저항성을 지향하는 암호화폐의 가치 측면에서 생각하면, 폰허브가 암호화폐만으로 프리미엄 사용자의 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결정은 나쁘지 않은 방향처럼 보인다. 뉴욕타임스의 폭로 기사가 충격적이었던 만큼, 추적 가능한 금융 인프라를 통해 프리미엄 포르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도 꺼림칙하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2010년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은행 거래 중지 사태와 오바마 행정부가 은행업계 조사를 위해 시행했던 '초크포인트 작전(Operation Choke Point)'등에서 이와 비슷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폰허브 논란에서 비교적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 폰허브가 불법 콘텐츠를 웹사이트에서 퇴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캐나다 포르노 기업인 마인드긱(MindGeek)이 모기업인 폰허브는 지난주 자사의 수입 창출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올리지 못하도록 조처했다. 또한 “2021년에는 검증 절차를 도입해 모든 사용자가 신원확인 프로토콜을 성공적으로 완료해야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검증되지 않은 사용자가 이전에 올린 콘텐츠는 삭제됐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폰허브는 고객신원확인(KYC, Know-Your-Customer) 요건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폰허브의 신원확인 요건은 ‘포르노 중독자 신원확인(Know-Your-Coomer)’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된다. 충동 억제력이 낮고 비정상적으로 오른팔이 굵은 포르노 중독자를 의미하는 인터넷 은어인 ‘쿠머(coomer)’를 이용한 작명이다.

만약 이러한 조치들로 인해 폰허브가 '포르노 괴물'들에 의해 악용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합법적인 콘텐츠만 올리는 이용자들에 대한 신원확인이 정말 잘 작동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이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도 추가적인 쟁점 중 하나라는 얘기다. 앞으로는 폰허브와 관련해 다음 사항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021년에 도입될 새로운 프로토콜에서 콘텐츠를 올리려는 이용자들로부터 어떤 정보가 수집될 것인가?
  • 콘텐츠 검증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 수집한 정보는 제3자에게 보관될 것인가, 아니면 모회사인 마인드긱이 보관하게 되나?
  • 수집한 정보는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될 것인가?
  • 수집한 정보에 대한 보안은 어떤 절차를 통해 이루어질 것인가?
  • 마인드긱이 신원 수집, 검증, 또는 보관을 위해 외주 업체를 고용했는가?
  • 이러한 변화들이 폰허브에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마인드긱 성인 사이트들에도 확대 적용될 것인지?

위 질문들에 대해 마인드긱과 마인드긱 측 로펌에 이메일로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이들은 현재 닥친 위기 상황에 대해 대처하느라 분주한 상태라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할 것이다.

5년 전 불륜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에서 데이터 유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불법은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민망한 일들을 벌이는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가 허술한 보안과 합쳐지면 너무나도 쉽게 협박범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폰허브는 이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개인정보 정책과 보안을 잘 만드는 게 좋을 것이다. 포르노 이용자라 할지라도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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