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전문기자의 수익률을 공개합니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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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12월22일 06:10

"비트코인 사둔 거 없어? 얼마나 벌었어?" 

최근 부쩍 많이 받는 질문이다. 암호화폐는커녕 주식 투자에도 관심 없던 지인들이 암호화폐 투자 수익률을 묻는 걸 보며 '여기가 고점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자고 일어나면 고점이 새로 쓰여 있는 날이 몇 주째 반복된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하자면, 내 암호화폐 투자 수익률은 이 글을 쓰는 21일 오후 세 시 기준 무려 198.31%다. 이렇게 말하면 모두가 놀란다. 그런데 원금이 얼마인지 들으면 더 놀란다. 고작 15만원이기 때문이다. 

15만원도 투자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약 90%는 비트코인, 나머지 10%는 이더리움으로 구성돼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이 각각 450만원과 15만원선이던 지난해 초 처음 국내 거래소에 계좌를 만들어 총 5만원어치 코인을 샀다. 그리고 잊고 지내다가, 비트코인 가격이 1400만원으로 오른 올해 초 10만원을 더 넣었다.

10만원을 더 넣을 때만 해도 "1년 전에 5만원이 아니라 500만원을 넣었어야 하는데" 하고 후회했다. 다시 1년여가 지난 지금 같은 후회를 되풀이하고 있을 거라곤 그땐 몰랐다.

어떤 때는 고작 15만원밖에 투자하지 않을 만큼 확신을 가지지 못한 기자가 쓰는 암호화폐 기사를 믿고 읽을 독자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 된다. 하지만 거꾸로 만약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돈을 암호화폐에 넣었다면, 그 땐 균형 있는 기사를 쓰기 더 어려웠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걱정을 잠재운다.

얼마 전 만난 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디자이너는 "대중화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냐"는 질문에 "그걸 알았다면 아마 벌써 전 재산을 투자하지 않았겠냐"고 답했다. 그의 말을 들으니 100%의 확신은 없더라도 자신만의 기대를 갖고 이 바닥에 남은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나면 대개 질문을 하나 더 받게 된다. "그럼 내년엔 돈 더 넣을 거야?" 도덕책같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최근 또다른 암호화폐 기업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로 답을 갈음하고 싶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블록체인에 입문하면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는 질문만 받았는데, 요즘은 그동안의 기술적 진전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운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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