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선수 러셀 오쿵은 2019년 5월 트위터에서 ‘(연봉을) 비트코인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그의 요구는 20개월 후에 이뤄져, 그는 미국 프로 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으로 연봉을 받게 됐다. 오쿵이 트윗을 올린 뒤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73% 올랐다.
오쿵이 받을 비트코인의 지급 처리는 잭 말러가 창립한 비트코인 스타트업 잽(Zap)이 지원한다. 잽은 스트라이크(Strike) 서비스를 통해 법정화폐로 지급되는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준다.
오쿵의 연봉은 1300만달러(141억원)로, 상당히 큰 규모다. 말러는 28일 코인데스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쿵의 연봉 중 절반만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법정화폐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말러는 오쿵 외에도 몇 명의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이용해 연봉을 받게 될 거라고 밝혔다. 선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프로농구 브루클린 네츠와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소속 선수들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연봉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려면 NFL과 NFL 선수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프로농구와 프로야구에서도 비슷한 승인 절차가 필요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와 라이트닝
오쿵이 연봉의 절반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에게 지급되는 것은 법정화폐다. 오쿵이 비트코인으로 연봉을 지급받을 수 있는 이유는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다.
오쿵의 소속팀인 캐롤라이나 팬더스가 오쿵의 연봉을 달러로 입금하면 스트라이크는 이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오쿵의 콜드스토리지에 전송한다. (라이트닝은 비트코인 전송을 위한 일종의 유통 네트워크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와 비교해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비트코인을 옮길 수 있다.)
약 1년 전 프라이빗 베타 버전으로 출시된 스트라이크는 은행 식별 기호(routing number)를 기반으로 모든 은행과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러는 설명했다. 스퀘어(Sqaure)의 캐시앱(Cash App)도 스퀘어가 올해 3월 은행업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비슷한 방식으로 링컨저축은행(Lincoln Savings Bank), 서턴은행(Sutton Bank) 등과 거래했다.
말러는 오쿵 소식을 전하면서 잽에서 준비해 온 스트라이크의 새로운 서비스도 공개했다. 은행 두 곳과 손잡고 스트라이크를 입출금 계좌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구체적인 은행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말러는 현재 스트라이크가 매달 '수백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히며, 앞으로 더 많은 유명 인사가 스트라이크의 신규 결제 기능을 이용하게 되면 취급하는 자금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은 스트라이크가 아무런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지만, 서비스가 점점 더 널리 보급되면 수수료 체계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말러는 “개인이 일해서 얻은 급여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받아 갈 수 있게 한 것은 굉장히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팬서스의 오펜시브 태클(OT) 포지션에서 뛰는 오쿵은 지난해 코인데스크에 쓴 기고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트위터를 올린 지난해 5월 이전부터 오랫동안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여왔다.
올해 32세인 오쿵은 미국 사회에서 특히 흑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행사하는 경제적 권한이 생각보다 너무 낮아서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오쿵은 비트코인이 선수들에게 재정적 독립을 안겨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옹호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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