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매수세 없는 비트코인 6만달러… 특이점 or 일시적 상승?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1년 3월15일 19:22
비트코인. 출처=Alesia Kozik/Pexels
비트코인. 출처=Alesia Kozik/Pexels

개당 5만7000달러선을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지난 주말 사이 5% 넘게 상승하며 6만10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다 15일 정오께 하락을 시작해 오후 7시 5만6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일부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주말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는 했다. 미국 경기부양안 실행이 근거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에 서명했다. 연간 소득이 7만5000달러 이하인 미국 국민에게 1인당 현금 1400달러를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다. 이번 경기부양안 수급 대상자는 전체 미국 국민의 90% 정도로 추산된다. 백악관은 빠르면 13일부터 입금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온체인데이터를 보면 이번 상승의 주역은 미국 투자자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이 5만7000달러 선에서 5만9500달러를 거쳐 6만달러로 넘어가는 '갭 상승'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3일 오후 7시께 나타났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기업 크립토퀀트의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인덱스에 따르면, 이 시간대 미국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를 사용하는 바이낸스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에 비해 최고 332달러까지 낮았다.

최근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추이.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란 코인베이스 거래소의 '달러-BTC' 가격과 바이낸스 거래소의 'USDT-BTC' 가격의 차이를 말한다. 출처=크립토퀀트
최근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추이.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란 코인베이스 거래소의 '달러-BTC' 가격과 바이낸스 거래소의 'USDT-BTC' 가격의 차이를 말한다. 출처=크립토퀀트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이런 양상이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3만달러, 4만달러, 5만달러선을 처음 돌파할 때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항상 유의미하게 높았다"면서 "이번 6만달러 돌파했을때는 상당히 낮은 역프리미엄이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매수가 상당히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세간의 인식인데, 이번 6만달러 돌파는 기존과 약간 성격이 다르다는 얘기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호화폐 거래소다. 최근 코인베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분기 기준, 이 거래소의 개인투자자 거래량은 36%에 불과하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 프리미엄도 지난 13일 기준 -7.1%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지난 3월 2일 1.82%를 기록한 이후 3월 내내 마이너스 상태다. GBTC는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할 수 없는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간접 투자 창구로 알려져있다. 올해 초 한 때 33%까지 올랐던 GBTC 프리미엄이 지난 마이너스라는 것은 이 상품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과거보다 상당히 떨어져있다는 의미다. 

이번 6만달러 돌파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체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난지원금을 받은 미국 개인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에 '물량 넘기기'를 하기 위한 고래 투자자들의 '큰 그림'일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주말 사이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1.61%까지 오르며 또 다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오는 16일부터 17일 사이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