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시 나카모토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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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uen
Leigh Cuen 2018년 5월21일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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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블록체인위크 'Women on the Block' 행사


"여성이 남성보다 이 기술로부터 얻을 것 많아"


 

"사토시는 여성이다!"

뉴욕주 하원의원 캐롤린 맬로니가 지난 13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위민 온 더 블록(Women on the Block)" 행사에서 외친 구호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이 참석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업계의 스타인 엘리자베스 스타크 라이트닝 랩(Lightning Lab) CEO와 같은 사람들이 여성으로서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어떻냐는 식의 질문은 더 이상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일던 와중에 열린 행사였다.

지난 2월 스타크는 "폄하를 멈추고 여성들이 하고 있는 멋진 일에 대해 기사를 써달라"는 트윗을 올린 바 있다.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은 편 가르기를 한다기보다, 업계의 희귀생물 취급을 받는 고질적인 고충에서 잠시 벗어나 암호화폐의 사용과 기술 활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반기고 있었다.

실제로 논의는 부동산 시장의 불투명성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 활용 방식에서부터 식품 분야 공급망을 관리하기 위한 블록체인 활용법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 기회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반의 영향력 있는 자리에서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은 현실이며, 블록체인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 <쿼츠>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2018년 1월 사이에 설립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벤처기업 378곳 중 여성이 창립 멤버로 있는 회사는 8.5%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테크 분야 전체 평균인 17.7%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은 이와 같은 업계의 젠더 불균형이 신생 업계의 잠재력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사로 나선 그리스 출신의 유럽의회 의원 에바 케일리는 말했다.
여성들은 이 기술을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기술과 관련해 우선시하는 것이 다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도구를 잘 활용하면 미래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필요한 것은?

빅체인DB(BigchainDB)와 오션 프로토콜(Ocean Protocol)의 공동 창립자인 독일 출신의 기업가 마샤 맥코너히 등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블록체인 기술로부터 얻을 것이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빈민의 다수가 여성이라는 월드뱅크의 발표에서도 드러나듯 여권 신장과 경제력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검열로부터 자유롭고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남성 2인의 보증 없이 사업 허가나 기업 대출을 받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비영리 단체인 가정폭력 반대 전미 연합(National Coalition Against Domestic Violence)에 따르면 가정 폭력 피해 여성의 94%가 경제권 역시 가해자에게 빼앗긴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맥코너히는 "우리에게 아직 자유가 없지만,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콘센시스(ConsenSys)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신원 관리 프로젝트 유포트(uPort)를 운영 중인 나이지리아 출신 엔지니어 이즈 멘티 역시 "여전히 강압적인 남편이나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돈도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다"고 말했다.

멘티는 여성들의 현실을 고려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타적이지 않은 기업 문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다양성이 있어야 이런 대화가 가능합니다."

참석자들은 그런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거라고 기대한다. 케일리는 여성들이 사업 부문에서뿐 아니라 관련 법 연구, 외교, 오픈소스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높은 자리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여성들이 경제권과 관련해서 수년간 해오던 이야기가 암호화폐 붐 덕분에 탄력을 받고 있는 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케일리는 설명했다.

"위민 온 더 블록"이 마침 어머니의 날에 열린 덕분에 많은 참석자가 어머니, 딸, 자매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더 많은 여성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코딩하는 여성들(Women Who Code)"과 같은 교육 및 데이터 공유 프로그램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위민 온 더 블록"을 다양한 지역에서 순회 방식으로 개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블록체인 기술 투자 관련 패널로 나선 셀시우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의 리즈 라반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은 "탈중앙화와 권익 신장의 개념은 교육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들은 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가 여성이라는 맬로니 의원의 모두 발언보다 더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케일리는 "업계 리더들이 성 평등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기존 사회 문제들이 그대로 되풀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나아가 사회 전반에서 여성들이 처한 어려움을 직시하는 와중에서도 행사장의 분위기는 고무적이었다. 참석자들은 여성이 워낙 소수라 회사 화장실에서 줄 설 일이 없어서 좋다는 농담을 나누었고, 주최 측의 알렉산드라 레빈-크레이머는 "곧 여자 화장실 줄도 길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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