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선 대표의 에이치닥, 3000억원어치 토큰 사전채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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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중
윤형중 2018년 5월24일 21:40

 

일명 현대코인이라고 불리는 에이치닥(HDAC)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가동되기도 전에 3000억원 가량의 토큰이 사전 채굴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치닥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비에스앤씨가 스위스 주크주에 에이치닥테크놀로지(HDAC Technology AG)라는 법인을 만들어 발행한 암호화폐다. 현대비에스앤씨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차남인 정대선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2636억원, 당기순이익 62억원에 순자산(자본총계)이 295억원 규모다. 에이치닥은 지난해 세 차례의 프리세일을 통해 2억5800만달러(약 2800억원)을 모집했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에이치닥이 아직 정식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가동하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미리 채굴된 토큰이 있다는 점이다. 에이치닥은 5월 18일에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메인넷'을 개설했다고 밝혔지만, 이때부터 최초의 블록이 생성된 것이 아니라 이미 8만개 이상의 블록이 만들어져 있었다. 에이치닥의 토큰은 다른 블록체인과 마찬가지로 블록이 생성시 마다 발행되고, 이미 생성된 블록에서만 백서에서 밝힌 개발자 보유분을 제외한 3억 5000만여개의 DAC(에이치닥 토큰의 단위)가 있었다. 이 토큰들의 가치를 지난해 12월 토큰판매 당시의 시세(1DAC=0.81달러이자 0.00005556BTC)로 산정하면 총 3000억원에 달한다. 물론 아직 에이치닥이 상장된 거래소가 없으므로 이 토큰의 시장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전채굴의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이는 서울이더리움밋업을 조직한 정우현씨(필명 atomrigs)다. 정씨는 스팀잇과 커뮤니티 사이트인 땡글 등에 20일에 문제 제기하는 글을 올리며 "도대체 이 코인(토큰)들은 누가 왜 채굴한 것이고, 만일 이것이 HDAC에서 채굴한 것이라면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가요?"라고 공개적으로 질의했다. 에이치닥은 23일에 땡글 사이트를 통해 답변을 내놨다. 현대비에스앤씨의 블록체인사업부 소속의 곽봉석 부장은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쓴 글에 "메인넷 테스트 검증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성된 해당 블록(16801~57855블록)의 모든 DAC는 소각할 계획"이라며 "이 부분은 추후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 참여자 모두가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블록체인상의 소각주소로써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곽 부장은 " 2018년 3월25일부터(57,856블록) 메인넷 오픈을 선언한 5월18일까지(86,326블록) Hdac 메인넷 상에서 Closed beta test와 투표 기능을 이용한 Giveaway 이벤트를 공지하였고 시행하였습니다. 그 결과로서 1억4천2백만여개의 DAC이 생성되었고 참여자 리워드와 테스트 채굴 참여자 리워드로 채굴 되었습니다"고 덧붙였다. 소각하기로 한 토큰 이외의 것은 이벤트와 테스트 채굴 참여자에게 보상용으로 채굴된 토큰이란 의미다.

정우현씨는 24일 추가 질의를 했다. 소각하기로 한 토큰을 제외하고서도 이벤트와 테스트 채굴용인 1억4200만여개의 토큰(토큰 판매 당시의 시세로 1100억원 가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었다. 정씨는 "HDAC측은 8억 4천만개의 DAC코인(백서에 개발자에게 할당된 지분)뿐만 아니라 같은 개수의 코인을 팔고 받은 수천억(원)에 해당할 수 있는 ICO 자금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ICO 자금 사용처에도 당연히 플랫폼의 개발과 이를 테스트하기 위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치닥은 사전에 테스트로 채굴된 토큰의 처리 방침을 미리 밝히지 않았고, '누가 무슨 목적으로 채굴한 것이냐'는 정우현씨의 지적을 받고서야 해당 토큰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벤트용으로 채굴한 토큰의 양이 과도하단 정씨의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답변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24일 에이치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다각도로 현대비에스앤씨의 관계자와 첫 번째 해명을 내놓은 곽 부장을 접촉했지만, 그들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에이치닥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가동(메인넷 런칭)하면서도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곽 부장은 땡글에 올린 글을 통해 "전문가 그룹에 소스 정합성을 의뢰하여 소스 공개에 신중을 기하자고 했다"고 해명했으나, 정씨는 여기에 대해 "소스의 정합성 검증, 보안 오딧(검사) 등이 끝나고 나서, 그 다음에 메인넷이 런칭되어야 정상"이라고 반박했다.

에이치닥은 24일 저녁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튿날인 25일에 소스코드 공개와 함께 사전채굴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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