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가 심사중인 비트코인 선물 ETF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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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 Kim
Christine Kim 2018년 8월22일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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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오는 23일(목) 두 건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s, exchange-traded funds)에 대한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투자 상품의 승인 여부를 심사하는지 살펴보면 기존에 논의되던 상장지수펀드와는 한 가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CNBC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가운데 열 번째로 규모가 큰 프로셰어(ProShares)가 신청한 두 건의 상장지수펀드는 지난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거래를 승인한 비트코인 선물(先物) 상품을 기반으로 한 자산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밴에크(VanEck)와 솔리드X(Solid X)가 신청한 또 다른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심사결과 발표를 다음 달 말로 미뤘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기한을 내년 2월까지로 추가 연장할 수 있다) 밴에크와 솔리드X가 신청한 상장지수펀드는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아니라 실제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physically-backed) 상장지수펀드다.

실제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와 선물 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것은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따지는 논쟁 이전에 프로셰어의 제안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중요하며, 결국 어떤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가 당국의 승인을 받을 확률이 높은지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비트코인 ETF란 무엇인가?


먼저 상장지수펀드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상장지수펀드란 주식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거래 목적의 펀드로, 주식이나 원자재,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기반으로 구성할 수 있다. 거래 방식은 주식과 비슷하지만, 투자에 따르는 위험은 주식과 다르다. 기본적으로 시장의 특정 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펀드와 비슷하기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를 매력적으로 여긴다.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게 되더라도 펀드의 기반 자산을 실제로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도 펀드가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에 대한 소유권은 투자자에게 없다는 뜻) 그 대신 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의 지분을 갖는다. 이는 펀드의 구성과 투자금의 용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캐선드 증권(Cascend Securities)의 투자 전략 책임자 에릭 로스의 설명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면 투자금 가운데 그 펀드를 세워 운용하는 회사가 가져가는 몫이 있는데, 그 돈이 곧 펀드의 기금이 되는 셈이다. 투자회사는 투자금으로 상장지수펀드의 기반 자산을 사들이고, 나머지는 펀드의 몫으로 남겨둔다."

실제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라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직접 코인을 보유하지는 않더라도 (펀드가 비트코인을 보유하니)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면 자연히 비트코인으로 거래할 때 입력해야 하는 나만의 비밀번호인 프라이빗 키를 분실하는 문제처럼 개인이 직접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을 때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비트코인 선물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다. 펀드의 기금으로 실제 비트코인이 아니라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다. 선물 계약이란 미래의 어느 시점에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거래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각자 다를 수 있으며, 시세의 추이를 맞게 예측한 투자자는 선물 계약을 발동하면 수익을 낸다.

요즘처럼 비트코인 시장 자체가 내림세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비트코인 선물 상품 기반 상장지수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이유도 기반 자산이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따른 매수, 매도 주문과 물량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금으로 실제 비트코인이 아니라 비트코인 선물 상품에 투자할 경우 펀드 운용사로서는 비트코인을 도난이나 해킹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암호화폐' 대 '선물 계약'


그렇다면 투자 회사들이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는 쪽을 선호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증권거래위원회가 앞으로 두 달 안에 심사해야 하는 비트코인 관련 펀드 10여 개 가운데 실제 비트코인을 기반 자산으로 하는 펀드는 단 하나밖에 없다. 나머지는 전부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기반 자산으로 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이달 초 코인셰어(CoinShares)의 다니엘 마스터스 회장은 코인데스크에 선물 기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주요 기관이 암호화폐 수탁 업무(암호화폐 자산을 책임지고 보관해주는 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실제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를 기반 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증권거래위원회나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을 확률을 생각하면 선물 상품 기반 상장지수펀드가 훨씬 낫다.

블룸버그 연구소(Bloomberg Intelligence)의 상장지수펀드 전문가 에릭 발추나스의 견해는 다르다. 무엇보다 투자자 입장에서나 펀드 운용 측면에서나 기금으로 비트코인을 직접 사들이는 쪽이 훨씬 편리하고 확실하다는 것이다.

"만약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펀드와 실제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 투자자들은 당연히 실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쪽을 압도적으로 더 좋아할 것이다. 95%는 실제 비트코인 기반 펀드를 택할 것이다. 선물 계약 기반 펀드는 꼭 그래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 당장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실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선물 계약을 실제로 일일이 관리하고 운용하는 엄청난 수고를 덜 수 있다. 이 부분은 실제로 간과해선 안 되는 비용이기도 하다."

여기서 발추나스가 언급한 비용이란 상장지수펀드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회사의 실제 영업이익, 이윤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상장지수펀드에 투자된 돈으로 (실제 비트코인 대신)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회사는 각 선물 계약의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들을 일일이 관리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를 떠안게 된다. 만기일의 가격을 예상해 이에 맞춰 계약을 발동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등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 모든 절차에 따르는 비용을 "관리 비용(cost of car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추나스는 블룸버그 연구소에서 선물 계약을 계속 들고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 이를 위험 요소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자체를 두고도 본연의 가치가 없는 거품이라고 공격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런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는 그야말로 일을 훨씬 복잡하게 만들고 투자 자산에 위험 요소를 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언젠가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는다면 그때는 전체 시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점이다.

비트코인과 이더 등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채권(ETN, exchange-traded notes)을 발행하는 코인셰어의 다니엘 마스터스 회장은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면 블록체인 기술 전반에 훨씬 많은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회사의 고객들은 개인 투자자, 가족의 자산, 헤지펀드 등으로 보험이나 연금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리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장지수채권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상품이므로, 공인된 시장을 통해 투자하는 전통적인 투자자들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암호화폐가 금융 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의 주류로 편입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암호화폐 지지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발추나스도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는 전체 시장을 뒤흔들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암호화폐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면 1년 안에 50억 달러 정도는 거뜬히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2~3년 안에는 100~15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다. 이는 전체 상장지수펀드 가운데서도 상위 10% 안에 드는 규모다.

하지만 마스터스는 미국 제도의 특성상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를 볼 날이 그렇게 빨리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래 미국의 규제라는 것이 상당히 복잡하다. 미국에서는 대개 새로운 무언가를 출시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준비한 뒤 내놓곤 한다.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도 그런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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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SEC 입에 쏠린 눈…비트코인 ETF, 답 2018-11-26 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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