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비트코인 ETF가 왜 필요한지는 다들 알고 계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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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zeel Akhtar
Tanzeel Akhtar 2018년 9월7일 16:30
사진=gettyimages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아홉 건의 규정 변경 요청을 모두 거절하면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s)는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위원의 요청으로 위원회가 결정을 재고하고 있다지만 한 번 내린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고 나면 시가총액 기준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도 급등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비트코인을 사둔 투자자들은 원래 생각한 대로 더 멀리 내다보고 느긋하게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지난달 초 심사 결과를 발표하려다 발표 시점을 이달 말로 미룬 투자관리 회사 밴에크(VanEck)와 핀테크 기업 솔리드X(SolidX)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심사한 결과도 규정상 미룰 수 있는 내년 초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 시점에서 과연 상장지수펀드가 어떻게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지 그 원리를 한 번 꼼꼼히 짚어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이런우드(Ironwood)의 마이클 스트러턴이 지난 6월에 미디엄 블로그에 올린 글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향한 막연한 기대에 부풀어있던 많은 이들의 환상을 부추겼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면 미국에서만 약 2,400만 명이 비트코인에 더 투자하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 투자 열기가 다시 불어 미국 밖에서도 1,400만 명 정도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840억, 3360억 달러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난 여섯 달 동안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3,260억 달러에서 1,100억 달러를 왔다갔다 했다. 그러니 총 4,200억 달러 정도 시가총액이 늘어나면 비트코인 가격도 26,000달러에서 44,000달러까지 기대할 수 있다."

분명 대단해 보이는 숫자임이 틀림없다. 상장지수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내줄 거라는 기대감이 다분히 섞인 전망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증권거래위원회가 내린 결정으로 이 모든 숫자놀음은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암호화폐 가격은 정부의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증권거래위원회가 상장지수펀드 출범에 필요한 규정 변경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는 소식에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내림세를 면치 못한 건 당연한 일이다.

적잖은 자산이 걸린 사안인 만큼 증권거래위원회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규제 기관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하며 특히 비트코인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나 가격 조작 등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해 왔다. 실제로 모든 측면에서 빈틈없이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살펴보고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만드는 일은 지난하더라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암호화폐의 진정한 지지자들이라면 증권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덮어놓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미국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려는 업체는 필요한 유동성을 갖추고 위험을 분산하는 데 필요한 요건을 갖췄는지 등을 규제 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아야 한다.

좀 더 시야를 넓혀서 미국의 상장지수펀드 자체의 연원과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래전에 상장지수펀드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고 상품으로 선을 보였다. 이어 유럽과 아시아 시장도 미국을 따라 상장지수펀드가 생겨났다. 처음 몇 년 동안은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성장했지만, 마침내 증권 당국이 규제의 필요성을 느꼈고, 상장지수펀드도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왜 필요한가?


결국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코인셰어(CoinShares)의 최고 전략이사 멜텀 더미러스가 지난달 CNBC에 출연해 한 말이 핵심을 찌른다.
아직도 비트코인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정확히 이해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어요. 우리가 지금 비트코인에 관련해 확실히 내세울 수 있는 숫자나 지표가 비트코인 가격 말고 또 있나요? 그런데 가격이란, 특히 이렇게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의 가격이란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의 특징을 설명하기엔 적절하지 않죠. 비트코인을 활용해서 무얼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실제로 비트코인을 쓰면 뭐가 어떻게 좋아지는지에 관한 설명을 명쾌하게 못 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지금 암호화폐 업계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규제 당국이 원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며 혁신에 동참을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에 우호적인 의견을 거듭 밝힌 증권거래위원회의 퍼스 위원도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현상이다.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퍼스 위원은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직 여기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시간이 흘러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둘러싼 전략이나 특징이 좀 더 명확해질수록 규제 당국도 그에 맞춰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의 등장을 고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고 도입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 뻔하고 그럼 지난해 12월에 정점을 찍었던 것처럼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건 규제 기관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해줄 이유로는 턱없이 모자라다.

지금 투자자들이 해야 하는 일은 한 걸음 물러서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도입이 가져올 위험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따져보는 일이다. 이미 증권거래위원회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에 관해 어떤 점을 우려하고 있는지 수차례 명확히 밝혔다.

인내심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증권거래위원회가 투자자에게 해를 끼치려고 있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만큼은 잊지 말아야 한다.




Tanzeel Akhtar는 영국의 독립 저널리스트로 월스트리트저널, CNBC, FT알파빌, Investing.com, 포브스, 유로머니와 시티와이어 등에 글을 기고해 왔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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