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독재자의 실패한 암호화폐에 뜻밖의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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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Markovitz
Leon Markovitz 2018년 9월13일 07:00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툥령. 사진=한겨레 자료사진


 

작년에 베네수엘라가 스테이블 코인 페트로(Petro)를 개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암호화폐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독재 정권이 권력을 중앙화하는 데 블록체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실로 두려운 일이었고, 그래서 스스로 베네수엘라를 위한 근미래의 솔루션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페트로는 지난 3월에 출범했고, 프로젝트 책임자가 국가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50억 달러를 모으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등 현재까지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생방송으로 지나치게 가치가 격상된 기존 화폐 단위에서 ‘0’ 다섯 자리를 떼어낸다는 발표와 함께 새 볼리바르 가치에 페트로의 가치를 연동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는 자칭 '신의 한 수'(Hail Mary)가 될 이 개혁안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은행이 참석하는 회의를 요청했다.

베네수엘라의 독재 정권은 중앙 권력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내고, 중앙은행이 발행한 법정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암호화폐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오히려 좋은 일을 하고 있다. 권력을 정부에서 분리시켜 블록체인에 이양하기 위한 진정한 혁명의 기반이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독재 정권은 지금 밟고 있는 경로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지난 5년간 급격하게 퇴보했고, 연간 1백만 퍼센트의 초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사람들은 소아마비 등의 질병으로 길에서 죽어갔다. 사회주의 혁명의 본보기라고 자랑하던 나라에서 소아마비가 다시 창궐한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고 역내에서 임금이 가장 낮은 국가이기도 하다. 이는 지난 20년간 화폐를 종잇조각처럼 찍어낸 실패한 사회주의 실험의 결과이며, 국민의 외침을 외면하고 방관한 지배 계급의 무책임과 무능 때문이기도 하다.

볼리바르 화폐가 휴지보다도 싸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인들은 지폐를 휴지로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는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 완전한 사기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러나 차베스의 부패한 심복이었던 마두로는 다시 한번 전 국민을 상대로 암호화폐 페트로를 이용한 사기극을 벌이려고 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물결에 동참하려는 것 같지만, 블록체인은 공산주의 정권의 사기극에는 맞지 않는 도구다.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통제와는 정반대의 탈중앙화 혁명이다. 페트로는 중앙화 권력의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고안되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다. 누군가가 얼굴에 총을 겨누지 않는다면 정신이 온전한 이상 페트로를 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프로젝트는 이미 실패했다.

그러나 이 급진적인 실험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한 번 생각해보자.

만약 마두로 정권이 내일 무너진다면 이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탈중앙화 대안


몇 세대에 걸쳐, 베네수엘라는 오일 머니에 흥청망청 취해 있었다. 사람들은 게을러졌고 특혜 환율로 달러를 값싸게 사서 소비재의 90%를 수입했다. 현재의 참혹한 상태는 여러 세대에 걸쳐 석유로 쉽게 돈을 벌며 나태하게 생활한 결과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현재 상황이 지속되리라는 법은 없다. 베네수엘라가 공산주의의 속박을 벗어던지고 세계의 도움을 받는 날을 상상해보라. 적어도 800억 달러를 지원받아 경제를 다시 살리고 궁핍한 이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며 완전히 다른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생산 여력이 완전히 고갈되었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차관을 받아도 소용이 없겠지만, 블록체인 국가로 이미지를 쇄신한다면 혼돈과 절망 속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어둡고 긴 터널의 끝에 보이는 빛과도 같은 기회인 것이다. 그러면 암호화폐를 국가 화폐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바로 탈중앙화에 있다.

페트로와는 달리 이상적인 스테이블 코인은 담보가 필요 없으며 중앙은행은 더더욱 없어도 된다. 현재 금과 석유 보유고는 수요가 떨어지면 화폐를 다시 사들이는 데 쓰는 전략적인 보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량은 경제의 건전성(예: 명목 GDP 목표)에 반응하는 “알고리듬 기반 중앙은행”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들 것이다. 주주들과 시민들은 탄탄한 경제의 예금과 채권에 투자하고 이자를 받아 지속 가능한 수익을 올릴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무원들의 지갑이 공공의 감시하에 놓인다는 것이다.

정권이 권력을 포기한다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급진적으로 탈중앙화된 정보 네트워크를 채택할 기회가 있다. 베네수엘라는 국가와 금융을 분리한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페트로 같은 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려는 시도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을 것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고 나면 베네수엘라는 시민들을 통합하고 자율권을 주며 투자를 유치하고 투명한 거버넌스와 통화정책을 확립하기 위한 권력의 탈중앙화를 원할 것이다. 석유와 황금의 국가에서 디지털 황금과 에너지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페트로는 완전히 실패한 아이디어지만, 덕분에 베네수엘라인들은 블록체인의 힘을 깨달았다. 현지에서도 엔지니어와 채굴자로 이루어진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수백만 명이 베네수엘라를 지켜보고 있다.

곧 공산주의의 사슬은 끊어질 것이다. 그때를 위해 암호화폐 세계는 탈중앙화된 국가 스테이블 코인을 보호할 준비를 해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준비가 되었다. 우리는 준비가 되었는가?

 




글쓴이 레온 마르코비츠(Leon Markovitz)는 여러 기업을 창업한 창업가이자 마케팅 전문가다.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마르코비츠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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