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난이도 폭탄'을 둘러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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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 Rose O'Leary
Rachel Rose O'Leary 2018년 9월3일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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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관계자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말 열린 회의는 아무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원래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코드 변경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 뒤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다.

격주로 열리는 개발자 회의에는 네트워크 채굴자 대부분과 일부 유명 투자자들이 참석했고, 이더리움의 기본적인 수익구조 변화, 업그레이드 속도와 채굴 방법, 그리고 향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뤄야 할 문제의 우선순위 설정 등 여러 의제에서 합의를 끌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2시간에 걸친 토론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회의가 끝나고 말았다. 프로토콜의 더욱 빠른 업데이트를 장려하기 위해 소위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이라고 불리는 코드를 지연하거나 제거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 데만 해도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2019년 초로 설정된 최종 기한도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전문화된 채굴 하드웨어, 혹은 ASIC 채굴기를 아예 플랫폼 차원에서 배제할 것인지, 보상은 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는지, 이런 모든 변경을 한꺼번에 실행할 것인지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채굴자, 개발자, 그리고 투자자가 모두 영향을 받고,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일부는 이익을 보거나 손실을 볼 수 있다 보니 힘들더라도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 될 것이다. 개발자 회의를 이끄는 허드슨 제임슨은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할지 난감하다.

 

논란이 된 코인 발행량

분명한 의사결정 구조가 없다는 점만 문제는 아니다. 이미 매번 블록이 새로 생성될 때마다 이더(ETH)를 얼마나 생성하고 어떻게 분배하는 게 좋을지를 둘러싸고 상당히 오랫동안 논쟁이 벌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채굴시설 아틀란틱 크립토의 운영자 브라이언 벤투로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매튜 화이트는 코인 발행량을 줄이자고 주장하면서, 개발자들에게 이더의 총생산량을 제한하는 데 동참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는 채굴 하드웨어가 전혀 필요 없는 지분증명 합의 방식으로 예정된 전환이 이루어질 때까지 생산량을 제한하지 않기로 한 이전의 로드맵과 거리가 있다.

발행량을 줄이는 것이 코인으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개발자를 포함해 이더 사용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화이트는 “발행량을 제한하면 코인 가격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라며, “가격 상승은 개발자 보수와 프로젝트, 새로운 프로젝트 투자 유치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채굴에 쓰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전체 처리능력(processing power)을 뜻하는 해시레이트(hashrate)의 20% 이상을 지원하는 이더리움 채굴 풀 스파크풀(Sparkpool)의 최고경영자 신 쉬는 발행량 혹은 블록 보상을 줄이는 데 따르는 위험을 경고했다.

 

ASIC 채굴기에 대한 반감

채굴 방식이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대체될 예정이지만, 이더리움의 이해관계자들은 채굴과 관련된 또 다른 논쟁에 휘말렸다. 바로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의존하는 채굴자를 위협하는 특수 주문형 반도체, 이른바 ASIC 채굴기의 사용 금지 문제다. ASIC 채굴기는 채굴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최신 하드웨어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채굴자를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고안된 채굴 전용 칩이다.

발행량을 줄이면 채굴자가 받는 보상이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ASIC 채굴기를 네트워크에서 금지하면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의존하는 채굴자에게는 “합리적인 타협”이 될 수 있다고 이더리움 개발자 대니 라이언은 제안했다.

이더리움은 네트워크의 속도를 높이고 거래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비잔티움과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이라는 두 단계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인데, 제임슨은 콘스탄티노플이 활성화되고 8개월 뒤에 있을 후속 하드포크를 통해서 관련 코드를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10월에 예정된 하드포크에 이를 곧바로 포함하기에는 테스트할 것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채굴자들은 ASIC 채굴기를 플랫폼에서 금지하는 데 대체로 합의했지만, 몇몇 개발자는 이 코드 변경이 의도된 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래픽 처리장치에 의존하는 채굴자들이 자신들의 장비를 이더리움 코드에 맞게 최적화했기 때문에 과도한 코드 변경이 그들에게는 실제로는 독이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었다.

회의 막바지에 제임슨은 참석자들에게 소셜미디어에서 토론을 이어갈 것을 당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일주일 동안 코드 변경 내용을 담은 이더리움 개선 제안서(EIP)와 오늘 회의에서 나온 다양한 관점에 관해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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