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는 '실생활에서 쓰이는 암호화폐'가 될 수 있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수연
한수연 2018년 9월19일 10:51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 발표자로 선 신현성 테라 대표. (이미지=업비트)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 발표자로 선 신현성 테라 대표. (이미지=업비트)

"지금까지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나왔고 큰 돈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토큰은 없다. 실생활에 쓰이는 토큰, 우리가 만들겠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 솔루션 '테라(Terra)'를 이끌고 있는 신현성 대표가 밝힌 야무진 포부다. 티몬 창업자로 잘 알려진 신 대표는 지난해 7월 티몬 대표에서 의장직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올해 4월, 애플 출신 개발자인 권도형 공동창업자와 테라를 세웠다.

테라는 지난달 360억원 규모의 투자 소식을 알리며 업계 안팎에서 주목받았다. 또 티몬을 비롯해 배달의민족, 티키(TIKI) 등 아시아 15개 이커머스 플랫폼사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테라가 나왔을 때 확실한 사용처가 있다는 메시지다.

테라는 신 대표의 포부대로 성공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테라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가격 안정성' 꾀하는 테라


테라는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스테이블코인'이다. 신현성 대표는 지난 14일 제주도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에서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쓰이기 위해서는 가격 변동성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 안정성이 테라의 핵심이라는 것.

스테이블코인인 테라가 가격 안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 가치가 일정하게 담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또 다른 암호화폐 '루나'가 존재한다. 두 종류의 자체 암호화폐가 맞물린 투 토큰 모델이다.

신현성 대표 발표 자료 발췌
(이미지=신현성 대표 발표 자료 발췌)


 

루나의 가치는 테라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로 형성된다. 이커머스 플랫폼사는 고객이 테라로 결제할 때마다 결제액의 0.5%를 수수료로 내게 되는데, 이 수수료가 모여 루나의 가치를 만든다. 예를 들어, 10조원이 테라로 결제됐다면 500억원이 루나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식이다. 신 대표는 "현재 이커머스 회사들은 결제대행업체에 2~3%에 달하는 거래 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0.5%는 기존 수수료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투 토큰 모델을 바탕으로 테라의 통화량이 조절된다. 법정화폐와 다른 점은 중앙은행이 아닌 알고리듬이 통화량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알고리듬이 디지털 중앙은행 역할을 한다. 테라의 수요가 늘면 (알고리듬으로) 통화량을 늘려 가격을 내리고 테라 수요가 감소하면 (루나로) 테라를 사들여 태움으로써 테라 통화량을 줄여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테라를 '분산화된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표현했다. 테더나 트러스트토큰 등 중앙화 이슈를 안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서 한 단계 발전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테라는 연내 첫 서비스인 테라X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가 출시되고 루나의 가치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법정화폐를 담보로 테라의 가격 안정성을 꾀한다. 시드 투자금이 여기에 쓰인다.

테라 결제 서비스 구현 예시 (이미지=테라)
테라 결제 서비스 구현 예시. (이미지=테라)


테라, 정말 스테이블할까?


테라 가격은 테라 생태계가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려야만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결국 사용자가 열쇠를 쥔다.

그렇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기존 결제 서비스를 제쳐두고 낯선 테라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신현성 대표는 이 물음에 "테라를 사용하면 10~20%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는 0.5%라는 낮은 결제 수수료를, 일반 사용자에게는 최대 20%의 높은 할인율을 제공해 여러 결제 서비스들 사이에서 선택받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을 가능케 하는 자금은 테라 통화량에서 나온다. 토큰 경제로 아예 새로운 파이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까닭에 테라 프로젝트는 어느 한구석 막히지 않고 선순환 구조를 이룰 때에만 성공적으로 가치를 형성할 수 있다.

신현성 대표는 테라와 제휴를 맺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거래액을 합치면 연 28조원에 달한다며 테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성공한 결제 서비스는 알리페이와 페이팔이다. 이들은 각각 타오바오와 이베이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테라도 같은 접근법을 취한다. 파트너사들의 연 거래량은 총 28조원, 전체 사용자는 4천만 명에 이른다. 만들어놓고 사용자가 찾아오길 바라는 철학이 아닌,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는 사이트에 암호화폐를 가져가자는 접근법이다."

신 대표는 또 "(현재 블록체인 기술로는) 당장 충분한 TPS가 나오지 않아 '마이크로 레이든'으로 로컬 데이터베이스(DB)에 거래를 모았다가 한 번에 블록체인에 올리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완벽한 탈중앙화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현실에 맞는 균형 있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가 될 수 있을지는 서비스 출시 이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의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시아에 발 빠르게 깃발을 꽂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경돈 테라 총괄은 "올해 안에 테라 서비스를 출시한다. 아마존이 우리만큼 민첩하게 나설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아마존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낸다면 위협적이겠지만, 테라의 파트너십 역시 만만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