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의 이해_#6: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의 장단점
[디콘의 암호경제학 개론]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의 장점과 한계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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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콘
디콘 2018년 11월27일 07:10

암호경제학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 시스템을 설계, 구현하는데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연구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죠. 암호경제시스템 전문 연구기업 디콘(DECON)과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암호경제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글 '스테이블코인의 이해_#5: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에서 베이시스와 코왈라로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의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의 장단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의 장점


 

1. 담보가 필요 없고 강제청산 리스크가 없다.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담보가 필요 없습니다. 법정화폐나 이더(ETH) 등 암호자산에 묶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담보물의 가치 하락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강제청산 될 위험이 없습니다.

2.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없다.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은 담보를 맡겨야 할 기관이 없고 스마트 계약에 의해 실행됩니다. 따라서 제3자를 의존해야 하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카운터파티 리스크(Counterparty Risk·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가 없습니다.

3.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 대비 사용이 간단하다.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원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액수보다 더 큰 액수의 암호자산을 예치해야 합니다. 또 강제청산 리스크 때문에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추가 위험을 부담해야 합니다.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에는 이런 위험 부담이 없습니다.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의 단점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스테이블과 비교해 갖는 단점은 그 가격이 하락했을 때 통화량을 축소하는 메커니즘에 약점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베이스코인과 코왈라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짚으며 설명하겠습니다.

베이스코인의 한계

베이스코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베이스코인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는 가정이 성립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요가 줄어 통화량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베이스코인은 이런 문제에 특히 취약합니다. 본드를 판매할 때 제공하는 할인율은 대출 이자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악순환 시나리오
데드 스파이럴 시나리오.


 

베이스코인 프로토콜은 통화량을 축소할 때 채권에 해당하는 베이스본드(Base Bond)를 발행해 사용자에게 할인된 가격에 판매합니다. 구매 개수가 충족되지 않으면 베이스본드의 할인율은 점점 더 높아지게 됩니다.

기존 총통화량이 1만베이시스(Basis)라고 가정해봅시다. 총통화량의 50%인 5000베이시스를 줄이기 위해 처음에는 1베이스본드를 0.99베이시스에 판매합니다. 그러다가 구매자가 부족하면 할인율을 높여 1베이스본드를 0.7베이시스에 판매합니다. 이렇게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5000베이시스를 환수하기 위해 판매해야 하는 총 베이스본드의 개수'는 증가하게 됩니다.

문제는 베이시스의 수요가 지속해서 낮아짐에 따라 베이시스의 가격이 계속 하락할 때 발생합니다. 베이스본드 구매 수요가 적을수록 할인율은 높아지고 이는 향후 베이스코인 네트워크가 감당해야 할 채무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채무는 수요가 더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 갚을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악순환 시나리오
데드 스파이럴 시나리오.


 

위 이미지와 같이 첫 구매자(초록색)는 0.01베이시스를 할인받아 0.99베이시스에 채권을 구매합니다. 이후 채권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빨간색 구매자와 같이 채권에 0.5베이시스 할인을 적용해 0.5베이시스에 판매합니다. 이는 곧 베이스본드 구매자에게 향후 1베이시스 가격에 2베이시스를 주겠다는, 2베이스본드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채무가 늘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구매자에게 지금은 1베이시스만큼 축소하지만, 나중에 2베이시스를 발행할 만큼 베이베이시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베이스코인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 발생하는 것이 '데드 스파이럴(Death-Spiral)' 문제입니다.

 

데드 스파이럴 시나리오.
데드 스파이럴 시나리오.


 

베이스본드는 '퍼스트 인, 퍼스트 아웃(First in, First out)' 규칙에 의해 더 늦게 구매할수록 더 나중에 청산되며, 5년이라는 유효기간 동안 청산받지 못하면 무효화 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약속받은 베이스본드 청산을 기다리는 줄이 길어질수록 잠재 구매자들은 프로토콜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구매한 베이스본드를 청산받지 못하고 유효기간을 넘겨 무효화 될 수 있는 위험을 보다 감수해야 하죠. 이런 의심과 위험은 베이스본드의 구매 수요를 감소시킵니다.

구매 수요를 다시 올리기 위해선 더 많은 할인을 제공해야 하고, 더 많은 베이스본드를 판매해야 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단계를 거칠수록 더욱 심각해집니다. '수요 감소 → 할인 증가 → 채무 증가'의 악순환이 이어지는데 이를 흔히 데드 스파이럴이라고 합니다.

악순환이 계속되면 베이스코인 보유자들은 베이스코인의 가치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것입니다. 이는 종국에 화폐 시스템 붕괴로 이어집니다.

물론 베이스코인 재단은 데드 스파이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유효 기간'과 '최저가'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베이스코인 프로토콜은 베이스본드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더 이상 베이스본드를 판매하지 않게 돼 있습니다. 또 기존에 발행된 베이스본드들은 일정 시간(현재 5년)이 지나면 무효가 됩니다. 즉, 베이스본드 청산을 기다리는 줄은 일정 가격에 도달하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언젠가는 다시 짧아지게 됩니다. 줄이 짧아지면 다시 사용자들이 베이스본드를 구매할 것이고, 통화량이 축소된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 장치들이 데드 스파이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베이스본드의 가격이 최저가에 도달하면 베이시스 가격이 낮더라도 발행량을 더 이상 축소할 수 없습니다. 즉, 가격 안정성을 달성하지 못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가격을 항상 1달러로 유지하지 못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을지, 아니 애초에 수요가 생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유효기간 초과로 인해 사라지는 베이스본드가 많아지는 것은 결코 네트워크에 좋은 결과라고 볼 수 없습니다. 베이스본드가 사라진다는 것은 베이스본드 구매자 입장에서는 돈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며, 사용자들이 이를 인지해 오히려 베이스본드 구매 수요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효기간이 있으니 베이스본드 구매 수요가 유지된다는 논리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데드 스파이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메커니즘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왈라의 한계

코왈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통화량 감소 방법을 '거래량'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오라클에 대한 보상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주기 때문에 오라클 및 채굴자들이 담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1) 거래량에 의존하는 문제

코왈라는 1kUSD 가격이 1달러보다 낮을 경우 스테빌리티 수수료(Stability Fee), 즉 거래 수수료를 올려 통화량을 감소시킵니다. 단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거래량이 전제돼야 합니다. 문제는 거래량도 화폐 수요와 메커니즘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충분한 거래량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메커니즘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2) 오라클 참여자들 간 담합 문제

1kUSD 가격이 1달러보다 높을 때 오라클 참여자들 간 담합에 의해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코왈라에는 오라클 참여자가 있어 kUSD의 정확한 시장 가격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블록생서 보상 중 약 4%를 가져갑니다. 나머지 약 96%는 거래를 수집, 검증해 블록을 생성한 프로포저(Properser)가 가져갑니다.

그런데 블록 생성 보상을 오라클 참여자 및 프로포저가 시장에 풀지 않는다면, kUSD 통화량이 늘어나지 않아 시장 가격은 하락하지 않습니다. 만약 오라클과 프로포저가 담합을 해 보상받은 kUSD를 시장에 풀지 않는다고 가정해봅시다. 프로토콜은 이에 반응해 통화량을 늘리기 위해 블록 보상, 즉 오라클과 프로포저가 가져가는 보상을 최대치로 올립니다. 또 시장에서 1kUSD는 계속 1달러보다 높게 거래되기 때문에 실제 오라클과 프로포저들이 가져갈 수 있는 법정화폐 기반 보상은 더 커지게 됩니다.

 

베이스코인과 코왈라 비교 표.
베이스코인과 코왈라 비교분석 표.


 

덧붙이는 말


블록체인 산업의 성격상 많은 부분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산업의 성격상 많은 부분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필자가 반영하지 못한 업데이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도 지난 4월 같은 내용으로 한 리서치 내용과 비교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코왈라의 경우 4월 이후 백서가 완전히 개정돼 기존에 있던 개념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많은 것이 변하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필자가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이메일 주소 : contact@deconlab.io)

다음 글에서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종류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지난글 보기>

#1_  드디어 스테이블코인이 이해되기 시작했다(1)

#2_  드디어 스테이블코인이 이해되기 시작했다(2)

#3_스테이블코인의 이해_#3: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

#4_스테이블코인의 이해_#4: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

#5_스테이블코인의 이해_#5: 무담보 스테이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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