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하다 망했어요' 썰공모전 우수작 발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수연
한수연 2018년 12월24일 17:28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코인데스크코리아>는 2018 코인 투자 실패 수기 공모전 '코인하다 망했어요'를 진행했습니다.

수기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글들 중 대상작 1개와 우수작 2개를 뽑았습니다.

수상자로 뽑힌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 art_s***@naver.com

  • 우수상 : xlloron***@gmail.com, 995***@gmail.com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신 분들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인 '레저 나노S'를 드리며, 수상자에게 이메일로 개별 연락드리겠습니다.





■ 대상 수상자 :  art_s***@naver.com


때는 2018년 1월, 겨울이자 내 생일이 있는 달이었다. 코인 광풍이 불었고, 이미 늦었다는 사람과 아직 늦지 않았다는 사람이 공존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투자할 돈도 없고 그렇다고 어디서 돈을 빌려올 인맥도 없고 애초에 코인 같은 것에 투자할 깡도 없는, 코인판에서 보자면 '지나가던 1인' 수준의 사람이었다. 빗썸 앱은 깔았지만 인증이니 뭐니 해야 하는 가입은 하지 않고, 그냥 가끔 들어가 보면서 흠 저번 주에 가입해서 리플인가 뭔가를 샀으면 지금쯤 3만원은 벌었겠네... 하지만 난 사지 않았지... 정도의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가 돌연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코인거래 플랫폼의 가입이 제한되었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갑자기, 맹렬하게 나도 뭐라도 하고 싶어졌다.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이다. 정부의 규제가 '이제 진짜 진짜 진짜 마지막기회~!!~!' 라는 광고판처럼 보였다.

출처=GIPHY.com
 

결국 나는 물어물어 '고팍스'라는 왠지 고대 커뮤니티 이름이 떠오르는, 하지만 아직 가입이 막히지 않은 홈페이지에 그 귀찮은 인증과 어쩌구 저쩌구를 거쳐 처음 가상지갑인가 뭔가에 10만원 정도를 충전했다. 그리고 당일 1200원을 호가했으며 그래프는 하늘로 솟고 있는, 그 이름도 찬란한 별이 떠오르는 '스텔라'라는 종목에 전액 호쾌하게 투자하였다. 이런 금액도 투자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다음은 예상하는 바와 같다. 나는 드라마 퀸도 아닌데 뭔가 정말, 이건 연출인가 싶을 정도로, 1200원은 스텔라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고점이었다. 800원 즈음 되었을 때, 약간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요것이 저점이니 이쯤 되어 10만원 즈음 더 투자하면... 어?? 2000원 쯤 되었을 때 나는 대박이 난다?? 싶기도 하였고, 좀 더 시간이 지나 400원대가 되었을 때는 '800원 때 더 안질러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고, 그보다 더 아래로 내려갈 때는 '코인도 상장폐지라던가 그런 시스템이 있나..?' 싶었다.

출처=GIPHY.com
 

뭐 겨우 10만원의 투자금액 스토리를 더 보고 싶지는 않을 테니 이쯤 하기로 하자. 나는 10만원의 인생경험을 했다 치고, 아주 가끔 생각날 때 사이트를 한 번씩 들어가다가, 왠지 또 한 번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고점이자 '아 400원 할 때 20만원쯤 살걸' 싶은 아무 의미 없는 생각을 하게 하는 600원대에 갖고 있던 스텔라를 전부 팔아 치우고, 다시는 고팍스에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나는 4만원 정도를 코인판 어드메로 날려버린 셈이다. 헛짓거리하지 말라는 너무나 값싼 인생 교훈의 비용이자, 그렇다고 대학 4학년 예비백수에게 그렇게 껌값은 아닌 뭐 그런...... "없었던 일로 하자!" 그렇게 외치기에 딱 좋은 손절이다.

어디 가서 나도 코인 해봤어~라며 이런 수기를 쓸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비용이라고 치면 또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하여튼 오늘도 코인판에 상주하시는 많은 분들을 존경하며, 내가 죽기 전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코인의 기저에 깔린 블록체인 기술과... 그에 따른 떡상을 통해 그분들의 노고(?)가 보상(?)받을 그날을 기대하며.... 이 글을 끝맺는다. 그래서 오늘 스텔라는 얼마인가요? 별로 궁금하진 않지만...

 

■ 우수상 수상자 1 : 995***@gmail.com


때는 2017년 저는 이제 20살, 막 1학기를 재밌게 보내고 연애 실패의 쓴맛을 느끼고 있을 무렵, 네이버 기사를 보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한 기사가 있더군요. 발행 주체가 없는데 합의를 통해 가격이 형성되고 거래가 된다하니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계속 찾다 보니 투자수단으로의 가치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투자라는 건 적금밖에 몰랐던 저에게는 신세계였습니다. 처음으로 산 코인은 지금은 똥이 되어버린 퀀텀이었습니다.

구매 당시 개당 1만원에 정확히 1만개를 샀습니다. 1만2000원에 정리를 했는데 조금씩 조금씩 계속 오르더군요. 20년간 피시방 안 가고 군것질 안 하며 모아둔 1000만원을 깨서 지금은 운명해버린 코인네스트에 집어넣어 퀀텀을 풀매수했습니다.

1000만원이 1500만원이 되는데 3일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신감에 찬 저는 부모님을 설득해 부모님 돈까지 추가로 넣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존버를 외치다 퀀텀이 6000원으로 꼬라박았을 때 이건 도저히 아닌 것 같아 털었습니다. 근데 그게 무릎도 아니고 발가락각질에서 털렸다는 사실에 밥이 입으로 넘어가질 않더군요.

 

출처=GIPHY.com
 

무조건 원금회복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그제서야) 시작하게 되었고, ICO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10월부터 꾸준히 분산으로 여러 군데 집어넣었고, 12월에는 APPC라는 코인의 ICO를 200만원어치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대상승장+바이낸스 첫 상장 시너지로 10배에서 출발해 30배까지 뛰었습니다.

저는 25배 익절을 하고 5천만원을 바로 출금했습니다. 그동안 제 넋두리 들어주느라 고생한 친구에게 비싼 술도 사주면서 한 달 동안 500만원은 쓴 것 같네요. 그리고 얼마 후에 (박)상기의 난을 시작으로 이더리움이 100만원 선이 간당간당해지기 시작하는 걸 보고 이때다 싶어 남은 돈을 넣기 시작합니다.

이과수 폭포처럼 떨어지는 가격을 보며 손절을 반복하고 결국 원금손실이 나고 맙니다. 다시 원금회복을 위해 ICO를 찾던 도중, 텔레그램에서 형 동생 하던 분에게 Gochain(GO) ICO 공구를 하게 됩니다. 이것마저 망하면 정말 접자는 생각으로 500만원을 시원하게 부었습니다. 메이저 거래소도 아닌데 단기간에 6배를 찍더군요. (공구로 들어가서 보너스가 있었고 이더리움 단가가 낮아서 평단이 많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또 정리를 못 하고 본전에서 좀 손해 보고 정리를 합니다. 남은 돈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던 도중에 마진거래를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2배로 시작해 10배 마진까지 쓰면서 위험한 외줄타기를 계속했고, 돈도 잃고 건강도 잃게 되더군요.

 

출처=GIPHY.com
 

학업이야 당연히 개판 5분전이었구요. 마진으로 제 투자금은 완전히 공중분해 되고 부모님 투자금만 어떻게 건지게 되었습니다. 너무 제 자신이 한심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글을 적으면서 보니 정말 코인판의 최근 희로애락을 다 겪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휴학계를 내고 주중에는 하루 8시간씩 아르바이트를,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군대와 전역 후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대 초반, 코인을 알게 되어서 행복했고 또 야속하고 또 다행이었습니다. 통장에 찍힌 돈을 보면서 행복했고, 그 돈이 내가 잠시 쥐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에서 야속했고, 나란 인간은 투자라는 것을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걸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없지만, 20대분들 코인에 많이 투자하신 걸로 알고 있고, 많이들 힘드신 상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여러분들 힘내서 다시 일어서 봅시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과 젊음이 있잖아요? 화이팅입니다!

 

■ 우수상 수상자 2 : xlloron***@gmail.com


사실 이걸 코인 투자 망한 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그냥 멍청한 내가 멍청한 짓 한 썰이다.

나는 한참 비트코인 투자가 핫할때 (핫한지도 몰랐다... 그냥 트위터 보면 떡상, 떡락, 가즈아 같은 게 써 있는걸 보고 찾아보니 이게 다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에 대한 것이었다는걸 알게 됐고, 내 또래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것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어쨋든 한참 사람들이 광기에 휩싸여 비트코인 비트코인 거릴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24살 여자였고... 비트코인이 뭔지도 이해를 하지 못할때였다. 그리고 당시에는 통장에 돈도 좀 었는데 이유는 대학을 졸업하고 졸업 축하비로 친척들이 몇십만원씩 쥐여준 게 꽤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때 정말 코 묻은 돈 손에 쥐고 있는 정신적 거렁뱅이의 상태였다.

어느 날, 친구랑 잡소리를 하는데 친구가 "너 한국에 있으니까 비트코인 해봤냐?"라고 물었다.

한국에 있는 자기 친구들이 쉽게 이걸로 600만원 벌고, 1000만원 벌고 한다고 너도 주식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날 꾀며, 이건 무조건 벌 수밖에 없는 투자라고 했다. 구미가 꽤 당겼지만 하는 방법을 모르니 거절했다.

그랬더니 돈을 보내주면 자기가 쓰는 어플에 넣어주겠다고, 주식이 오르면 너한테 남는 돈을 주고, 만약에 떨어져서 손해를 보더라도 니가 나한테 돈 준은 돌려준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내 돈 100만원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길게도 안 간.. 이틀 뒤 그는 나는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며, 네 돈은 휴지 조각이 된 거고, 자기도 금전적 손해가 생겼으니 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죽고 싶다고만 반복해 말하는 친구에게, "천천히 갚아"라고 말한 뒤 친구로부터 50만원 정도 돌려받고는 연락이 끊겼다.

출처=GIPHY.com
 

나중에 연락이 한번 왔었는데, 자기는 걱정 말라는 메시지가 카톡으로 와 있었고, 내가 욕을 엄청 해서 답을 했는데 여전히 읽고 있지 않은 걸 보니 차단된 것 같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