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건 회장 등장에도 빗썸 지배구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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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박근모 2018년 12월27일 16:47
김병건 BK글로벌컨소시엄 대표. 사진=박근모 기자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 겸 BXA 대표가 서울 강남구 포레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빗썸 인수를 발표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병건 회장은 지난 10월 BK글로벌컨소시엄이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4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비티씨홀딩컴퍼니는 빗썸(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 75.66%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이 인수로 빗썸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이전까지 빗썸은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 비덴트, 옴니텔 등 여러 회사들의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누가 빗썸의 실제 주인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빗썸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려면 BK글로벌컨소시엄이 인수한 지분이 원래 누구 소유였는지, BK컨소시엄의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빗썸 인수 발표 당시 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 회장은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지분 50%+1주를 누구로부터 인수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병건 회장은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주가 10~12분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분들이 보유한 지분 물량을 인수한 것이다. 예전에 빗썸에서 직책을 맡고 계셨던 분, 현재도 빗썸에 계신 분, 빗썸을 만드신 분 등이 나머지 50%가 안 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함께 공동 경영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BK글로벌컨소시엄의 구성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기밀유지협약(NDA)을 이유로 답을 피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업체들이 많이 참여했다. 글로벌한 사업을 함께하고 확장할 수 있는 업체 위주로 선정했다"며 "일본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함께 진행할 A업체, 보안솔루션을 개발할 미국의 B 보안업체,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N사, 금융디지털 플랫폼 출시를 위한 영국의 X사"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BK글로벌컨소시엄에 한국기업이나 한국인, 혹은 기존 빗썸 주주가 있냐는 질문에는 "컨소시엄에 국내 기업은 없다. 대신 보드진(이사회)에 한국 사람 3명이 있긴 하다. 기존 빗썸주주가 컨소시엄 주주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제가 보는 빗썸은 투명한 회사이자, 세계 최고의 회사"라며 "세상에 (빗썸이) 투명하다는 게 알려지면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블록체인 업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약 400억원의 계약금만 내고 나머지 인수대금은 이른바 빗썸코인으로 불리는 BXA 토큰을 팔아 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 폭락으로 김 회장의 계획이 난항에 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김 회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BK글로벌컨소시엄은 참여 기업들로부터 4억달러(약 4482억원)를 모아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를 조금 넘는 주식을 인수했고, BXA토큰 판매로 모은 자금은 인수자금으로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인수대금 4000억원 중 남은 금액은 2월 중 납입할 계획이다. BXA로 모은 자금은 메인넷 개발 등 시스템 인프라 개발과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회장은 BXA 토큰 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BXA토큰의 공식 판매권은 오렌지블록이 유일하다. 오렌지블록이 아닌 경로로 토큰 판매를 한다는 곳은 모두 스캠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킹슬리(Kingsley)라는 업체 이름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킹슬리는 BK글로벌컨소시엄과 토큰 판매 계약을 추진하다 가계약 단계에서 계약 내용이 유출돼 계약이 취소됐다. 그는 "오렌지블록은 해외에서 적격 투자자인 기관투자자를 통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프라이빗 세일이 거의 마감됐다"며 국내 코인 공구방에서 판매하는 BXA 토큰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 회장은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암호화폐 규제 방침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치 프리미엄까지 있던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로 인해 투자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당시 금융당국의 규제는 '신의 한 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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