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마시면 토큰 주는 정수기? 차이나모바일 `블록체인 대중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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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ie Zhao
Wolfie Zhao 2019년 1월15일 13:57
중국의 대표적인 이동통신 업체인 중국이동통신(中国移动通信, China Mobile)이 매일 사용하는 제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블록체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Bank


 

중국이동통신의 사물인터넷(IoT) 개발팀은 최근 컴퓨터칩과 사물인터넷 모듈이 내장된 정수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정수기는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제조업체와 공급업체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중국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분야의 상품개발이사 샤오이는 이번에 선보이는 정수기가 일반적인 사물인터넷 기기와 운영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대가로 소비자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별도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정수기를 사용하는 시간과 빈도에 따라 PWMC라는 토큰을 획득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거나 다른 제품을 구입하는 데 PWMC 토큰을 쓸 수 있다.

이러한 보상 시스템은 기존의 사물인터넷 기기에 다소 부족했던 사용자 보상 체계를 한층 개선하는 동시에 암호화폐 거래에 전혀 경험이 없는 일반적인 소비자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하는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이라고 샤오이는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과 전혀 상관없는 평범한 소비자에게 이 기술을 소개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층이 주 대상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주류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전문적인 기술이라도 정수기 같은 아주 평범한 기기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이번에 개발된 정수기가 곧바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JD.com에서 한 달 동안 진행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오는 21일까지 총 20만 위안, 우리 돈 약 3억 2천만 원을 모은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구입 시점에는 우선 정수기만 지급되고, 이후 사용 기간이나 사용 빈도에 따라 토큰이 제공된다)

정수기를 판매하는 일은 체인인피니티(Chain Infinity)라는 광저우 소재 회사가 맡았다. 체인인피니티는 중국이동통신의 사물인터넷 사업팀과 중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징텀(Jingtum), 모악(MOAC)이 공동으로 설립한 업체다.

이번 정수기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시작되었다. 사용자에게 토큰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것 외에도 중국이동통신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소비자의 기기 사용 데이터를 조작할 수 없게 관리하려 한다.

이들 정수기는 컴퓨터 칩과 사물인터넷 모듈을 동시에 탑재하고 있어 무선인터넷이 없어도 네트워크에 연결되며, 개별 노드로 작동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사용 정보는 분산 네트워크에서 전송되고 기록된다.

샤오이는 이러한 데이터가 SWTC에 기록된다고 설명한다. SWTC는 비잔틴 장애 허용(byzantine fault tolerance)이라는 합의 알고리듬 기반의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블록체인 스타트업 징텀이 개발했다.

 

과제


이번 정수기 출시에 앞서 중국이동통신은 이른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11월11일 광군제 행사에서 체인인피니티를 통해 블록체인 텔레비전을 대폭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한 바 있다.

텔레비전도 정수기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칩과 사물인터넷 모듈을 탑재하고 있어 개별 노드를 SWTC 네트워크에 연결해 사용자 행동에 관한 정보를 기록하고 보상을 지급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블록체인 텔레비전을 설치하면 사용자는 체인인피니티와 제휴를 맺은 채굴 농장에서 비트코인 클라우드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 계약은 종류에 따라 2년에서 3년까지 유지되며, 텔레비전을 구매해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보상으로 채굴한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샤오이는 체인인피니티 등록 계좌에서 생성된 암호화폐 지갑 속 비트코인은 다른 전자제품을 구입하거나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로 교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토큰을 다른 토큰이나 현물로 교환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오직 신용화폐로 바꾸는 것만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이동통신은 심(SIM)카드나 선불 요금제를 비롯한 기타 이동통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존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도 획득한 토큰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

지난 2017년 9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모든 종류의 ICO와 더불어 암호화폐를 신용화페나 현물로 교환하는 일체의 거래 행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장외거래 및 암호화폐 간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이동통신은 중국 3대 국영 통신회사 가운데 하나로 지난 2006년 별도로 사물인터넷 사업체를 설립해 다양한 소비자 모듈과 기업형 솔루션을 선보여 왔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나 카메라 같은 일반적인 가정용품과 모바일 기술을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정수기와 텔레비전 개발로 중국이동통신은 본격적인 블록체인 실험에 나선 셈이다. 중국이동통신은 또 작년 4월 블록체인 스타트업 모악과 제휴를 체결해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것은 사물인터넷 모듈과 블록체인 컴퓨터칩 연계에 필요한 표준화한 기업형 솔루션 출시의 첫 단계로 풀이된다.

나아가 중국이동통신의 최종 목표는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기술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비슷한 사물인터넷 제품을 출시하려는 기업에 해당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것이라고 샤오이는 말했다.
“일상적인 가정용품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는 일은 분명 혁신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이용 습관에 따라 사물인터넷이 곧바로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정수기보다도) 일상에서 정기적으로 늘 사용하는 대형 가정용품에 좀 더 적합한 기술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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